높은 연봉, 좋은 복지제도, 일과 삶의 균형, 수평적인 조직문화. 많은 직장인이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희망하는 이유다. 외국계 기업은 대체로 한국 기업에 비해 다양한 측면에서 유연한 편이다. 직급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의사결정도 수평적이다. 연차가 낮아도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고, 나이보다 경험과 성과를 중요시한다. 실제로 CEO 및 CFO 등의 대표급(C-레벨)의 나이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글로벌 지사와 협업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인재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모든 외국계 기업이 지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근무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재무건전성 등이 좋지 않아 존립 자체가 위태롭거나, 기업문화가 이미 한국화된 경우도 많다. 이처럼 외국계 기업은 경영진의 마인드와 스타일, 구성원의 경험과 배경에 따라 특징이 천차만별인 만큼, 막연한 환상만 가지고 이직한다면 실제와 이상 간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직해도 좋은 외국계 기업인지 판단하기 위해 지원자가 꼭 확인해야 하는 정보는 기업의 재무건전성이다. 외국계 기업은 성과가 부진할 경우 빠른 시간 내에 철수를 결정하기 때문에 지원하는 회사의 매출과 성과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B2C 리테일 분야의 경우, 브랜드가 곧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회사의 재정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고용형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외국계 기업은 계약직으로 입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입사 후 정규직 전환 여부 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명확한 비전과 경영전략, 장·단기적인 플랜을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리더십도 좋은 외국계 기업인지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필자가 담당하는 IT 분야는 미래의 비전이 특히 중요한데, 해당 기업이 산업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백서(White Paper)를 통해 서비스 가능성, 제품 기술력 등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젊은 스타트업일 경우에는 주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누구와 진행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 밖에 퇴사율 또한 좋은 회사인지 판단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회사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퇴사율(Turnover Rate)이 높고 결원(Vacancy)이 자주 발생한다면, 내부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결원에 의한 채용인지, 충원을 하는 자리인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원자 입장에서 이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외국계 기업은 한국 기업 대비 재직자 수가 적고 홈페이지조차 본사 홍보 차원의 일반적인 내용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국내 지사의 비전과 문화, 커리어에 대한 정보, 회사의 성과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알기 어렵다. 기업 내부 관계자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다면 지원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도 많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소문 혹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의존하기도 하나, 이보다는 HR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공신력 있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다. 면접 기회 등을 통해 재직자들을 만나보고, 회사의 분위기를 경험하며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추천한다. 외국계 회사를 지원할 때는 포지션이나 회사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본인에게 중요한 요소에 대한 질문을 구체화하여 면접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다수 지원자들은 무례하게 비칠까 봐 면접 시 질문하는 것을 망설이지만, 오히려 지원자가 알고 싶은 정보를 직접 질문했을 때 면접관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지원자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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