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서치 회사 NPD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식점에서 음식을 배달해 집에서 먹는 비율이 지난 해 전년에 비해 6% 증가했다.  출처= Food Delivery Managemen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레오나 안토니오는 여간해서는 되찾기 어려운 것을 지키기 위해 음식 배달을 애용한다. 바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31세의 싱글맘인 레오나는 마트에 가서 식표품을 사다가 요리하는 대신, 1주일에 세 번은 음식 배달을 이용한다. 그녀는 전에는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여섯 살 난 아이를 돌보면서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는 동안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배달 음식을 사 먹는 비용을 스스로 정당화했다.

지난 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소비자의 음식 배달 이용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한 독자 중 한 명인 레오나는 자신에게 음식 배달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마트에 나가 장보는 것보다 밤에 (직접 요리를 하지 않고도)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갖는 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식품 배달은 그들에게 최선의 대안이다.  

리서치 회사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미국인의 외식 비율은 감소한 가운데, 집에서 하는 식사의 비율은 82%로 2% 증가했다. 미국인의 외식 비율은 1998년에 년 286회로 정점에 달했다가 지난해에는 245회로 14% 이상 감소했다.

미국 농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은 불경기 중에 집에서 더 많은 식사를 했는데, 이는 음식 배달이 분명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NPD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식점에서 음식을 배달해 집에서 먹는 비율이 작년에 6% 증가했다.

많은 응답자들은, 불경기 중에 외식을 하거나 마트에 가는 것이 여의치 않자 자녀들이 배달 음식을 먹자고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중 한 명인 뉴욕에 사는 스캇 로즈만은 “차가 없어서, 식품배달 전문회사인 그럽허브의 심리스(Seamless)나 캐비어(Caviar) 같은 회사에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마치 멋진 저녁 데이트 같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삶의 각 단계마다 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기도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다양한 영화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도 미국인들이 집에 머무는 추세를 부채질했다고 말한다.

▲ 식품 배달 서비스가 소비자, 식품 회사, 그리고 산업 애널리스트들조차 이제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식습관을 바꾸고 있다.  출처= TechCrunch

맨해튼에서 기술 회사를 창업한 23세의 자커리 샤키트는, 점심을 먹기 위해 밖에 나가거나 저녁에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시간을 아끼기 일주일에 4번 정도 심리스를 통해 음식을 주문한다. 그는 매달 음식 배달에 1000 달러 정도의 비용을 쓰는데, 여자 친구와 TV를 보며 캐주얼 식당 스위트그린(Sweetgreen)의 샐러드나 포케보울(Poke Bowl) 덮밥을 집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어서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배달은 또, 소비자, 식품 회사, 그리고 산업 애널리스트들조차 이제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식습관을 바꾸고 있다. 배달 서비스가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그 변화는 식품 회사들과 일반 가정에게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농무부 조사에 따르면, 식당의 배달 음식이 최악의 경우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의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식당의 배달 음식의 칼로리가 집에서 만든 음식에 비해 포화지방과 나트륨이 높은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직접 음식을 나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많은 주문을 함으로써 비용을 낭비하는 경향도 있다(반대 의견도 있다).

그러나 댈러스의 한 소셜 미디어 회사의 직원인 27살 여성 알렉산드라 시즈모어는 "집에서 먹다 남은 베이글이나 도리토스(Doritis) 나초로 식사를 때우는 것보다는 건강에 더 좋다"고 말한다.

샌 안토니오에 사는 네 자녀의 아버지인 40세의 존 페일은, 동네 식료품 체인에서 보통 식재료를 배달시켜도 팁과 수수료로 20달러를 지불해야 하지만, 음식배달 서비스 기업 도어대시(DoorDash)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36달러면 충분하다며, "적어도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다”고 말했다.

▲ 배달이 가능한 음식의 종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출처= DigtalTrends

업계 애널리스트들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음식 배달 때문에 사람들이 남기는 음식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배달이 가능한 음식의 종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47세의 변호사 브래드 드렐은 이 지역의 음식배달회사 웨이트로 홀딩스(Waitr Holdings Inc.)를 통해 거의 매주 음식을 주문하는데, "예전에는 이 지역에서 배달되는 게 샌드위치와 피자 뿐이었지만, 요즘에는 메기 요리(Catfish Atchafalaya)도 배달된다”고 말했다.

농무부 조사와는 달리, 음식 배달로 인해 실제로 식료품 쇼핑 비용이 줄어들었다고 말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그들이 온라인에서 쇼핑할 때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스틱 캔디바나 충동 구매 상품을 카트에 담을 가능성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음식 배달에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캘리포니아 아로요 그란데(Arroyo Grande)에 사는 59세의 은퇴자인 캐시 라이트는, “나는 내가 먹을 음식의 식재료를 직접 사는 것을 좋아한다”며 “배달 음식은 음식이 다 식은 채 도착하는 경우가 많고, 배달 지역도 제한되어 있어서 음식 배달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리처드슨(Richardson)에 사는 41세의 네트워크 엔지니어 존 크레틀로는 크로거(Kroger), 인스타카트(Instacart), 아마존의 홀푸드(Whole Foods)로부터 매달 몇 번씩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는데, 그 때마다 식료품의 부패를 막기 위한 특수 재질의 포장재로 겹겹이 싼 포장을 보고 미안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한다.

또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통해 받은 식재료가 이미 썩었거나 주문 오류를 경험한 소비자들도 많았다.

그러나 배달 애호가들은 매장이나 식당에 오가는 시간에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한다.

샌 안토니오의 존 페일은 "매주 토요일마다 식료품점에 가거나 주말마다 한 번씩 외식을 하곤 했지만, 이젠 배달이 최고”라며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