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 블록체인 선봉장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 생태계가 선명해지고 있다. 오는 6월 메인넷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로드맵 전개 속도가 빨라지는 한편, 파트너의 볼륨도 커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3차 파트너사로 글로벌 플레이어를 일부 포함시킨 것과, 당장의 탈 중앙화보다 블록체인을 통한 서비스 구현에 속도를 내는 장면도 연출된다.

▲ 한재선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진화하는 클레이튼

그라운드X는 19일 판교 카카오 오피스에서 클레이튼 파트너스 데이를 열어 자사의 생태계를 강조했다.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대중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UI(User Interface)를 제공하고, 개발자가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최적화된 환경(DX)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와 유용성을 증명하기 위해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블록체인 서비스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 성공적인 실사용 사례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클레이튼은 지금까지 지속적인 확장을 거듭해왔다. 메인넷 거래(Transaction) 성사 시간을 1초 안팎으로 줄였고 초당 거래내역수(TPS)를 2000까지 올렸다는 평가다. 현재 툴킷과 튜토리얼도 모두 공개됐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블록체인 서비스 무엇을 쓰고 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없다고 대답한다. 블록체인 업계가 아직은 초기라는 뜻”이라면서 “일반인도 블록체인의 가치를 알아갈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클레이튼의 차별성은 사용자 유입 채널 확보,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 기업 친화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블록체인 업계의 진입장벽이 높고, 기업들이 접근하기에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사용자 유입 채널을 확보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고, 기업들에게도 블록체인 플랫폼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 친화에 대해서는 “모든 서비스가 블록체인으로 적용될 수 없다”면서 “연결고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톡 플랫폼 5000만 사용자, 클레이튼 파트너사들의 사용자 4억명을 기반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카카오와 클레이튼, 파트너사들이 기획과 플랫폼 서비스 제공,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하며 큰 그림을 그린다. 한 대표는 “많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피터 틸이 이끄는 사모펀드 크레센도, 슬로벤처 등도 함께하고 있다”면서 “ISP도 계속 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현장에서 퍼블릭 테스트넷 바오밥(Baobab) 버전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제한된 파트너 대상의 테스트넷 아스펜(Aspen) 버전을 선보인 후 지난 5개월여동안 테스트넷을 운영하며 파트너들에게 받은 피드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블록체인 속도를 향상시켰고 계정과 개인키 관리 자유도를 높였다”면서 “트래픽이 많은 서비스를 위한 블록체인 확장 솔루션도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히 기업의 블록체인 활용에 집중했다. 한 대표는 “일부 기업에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쓰지 말고 차라리 내부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도 된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틀린 말은 아니지만, 프라이빗과 퍼블릭의 장점을 잃지않는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으로 강점을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성과 보안에서도 자신감을 보였으며 개발툴 측면에서도 블록체인 대중화에 강점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했다.

생태계와 커뮤니티의 강점도 어필됐다. 한 대표는 “클레이튼은 카카오나 그라운드X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플랫폼”이라면서 “토큰 이코노미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활성화에 나선 기여자(PoC)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클레이튼의 비전을 집중시키는 이유다. 여기에 KIR은 일종의 정책자금으로 활동하며 생태계 발전을 촉진시키고 기반 플랫폼인 ‘데이터 드라이븐’이 중심을 잡는 그림이다.

▲ 한재선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그라운드X

3차 파트너 합류 키워드 '글로벌'

클레이튼 파트너는 글로벌 회사, 투자사, 디앱을 운영할 파트너들이다. 글로벌 회사는 클레이튼과 함께 노드를 운영하며 거버넌스에 참여할 예정이며 투자사들은 자본투자를 넘어 외연 확장에 집중한다. 디앱을 운영하는 파트너들은 메인넷 런칭과 함께 사실상 그라운드X와 한 배를 타는 이들을 말한다. 이들이 ISP다.

ISP 합류는 1차 9개사, 2차 8개사, 3차 9개사다. 한 대표는 “3차 파트너사는 글로벌로 가자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1차를 통해 게임에서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위메이드트리와 만나 인기 게임 콘텐츠를 블록체인과 연결하며 콘텐츠에서는 픽션 네트워크를 비롯해 코스모체인, 에어블록 프로토콜, 휴먼스케이프 등과 손을 잡았다. 이후 2차와 3차 파트너사들이 속속 합류하며 영역별 배치가 가능해졌다.

3차 파트너사 합류는 글로벌 지향점이 엿보인다. 국내 1위 태블릿 기반 멤버십 서비스 도도포인트의 운영사인 스포카 공동 창업자가 설립한 '캐리 프로토콜'이 눈길을 끈다. 캐리 프로토콜이 제일 먼저 적용될 도도포인트는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적립이 완료되는 초간편 고객 경험을 선보이며 한국과 일본에 1만개 매장과 1800만 사용자를 확보한 경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게임사 코코네가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진행 중인 소셜 데이팅 서비스인 팔레트도 클레이튼을 통해 서비스된다. 코코네는 약 1500만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축적한 노하우를 살려 기존의 불투명한 데이팅 시장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투명성을 높이고자 한다. 네덜란드의 티켓팅 서비스 업체 겟 프로토콜도 참여한다. 겟 프로토콜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티켓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티켓 시장에서 발생하는 암표나 가격 폭등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아르헨티나의 게임 서비스 업체 더 샌드박스도 눈길을 끈다. 더 샌드박스는 이용자의 자유도가 높은 샌드박스 장르 게임의 디지털 자산에 희소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NFT(Non Fungible Tokens)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캐나다, 미국, 중국 등의 40개 이상 도시에서 'U-bicycle'이라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유체인(UChain)도 클레이튼 기반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유체인은 U-bicycle에 블록체인 솔루션을 적용해 신규 e-스쿠터 서비스 호크(HAWK)를 기획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데이터베이스 통합 관리 및 개발 소프트웨어 'SQLGate'의 개발사인 체커(CHEQUER)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감사 솔루션 쿼리파이 프로토콜, 국내 최대 통합디지털마케팅 기업인 퓨쳐스트림네트웍스(FSN)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식스네트워크가 전개하는 블록체인 서비스 식스알, 블록체인 기반의 하드웨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일랜드의 페스티, 개인 건강·의료 정보를 담는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인 헥스(HEX) 등이 포함된다. 한 대표는 “100개가 넘는 플레이어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합류는 클레이튼의 아시아, 글로벌 전략의 중심이다. 한 대표는 “클레이튼은 글로벌, 특히 아시아 시장을 겨냥했다”면서 “앞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합류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이튼의 토큰 이코노미, 특히 토큰 발행에 대해서는 상장 계획이 없으나 추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한 안전한 유통 플랫폼을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대표는  클레이튼 운영을 두고 “긴 호흡을 가지고 탈 중앙화의 비전까지 아우르는 한편,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