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로 잘 알려진 두나무가 지난해 연구소로 출범시킨 람다256을 법인으로 출범시켰습니다. 소장에서 회사의 수장이 된 박재현 대표는 19일 열린 간담회에서 람다256의 비전을 알리는 한편 루니버스 2.0의 매력을 어필하며 “떨리고 긴장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박 대표는 회견의 상당시간을 루니버스 2.0의 비전에 할애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계가 설치형 소프트웨어 시장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변한것처럼, 블록체인도 설치형 블록체인에서 서비스형 블록체인으로 변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블록체인을 잘 몰라도 루니버스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체감하고, 그 중심에서 기반 인프라로 작동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루니버스 2.0의 기본 모델은 인터넷으로 비유하면 카페24와 비슷합니다. 카페24가 오프라인 기업의 인터넷 전략을 가능하게 만드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루니버스 2.0은 이를 블록체인에서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란다256의 야망입니다. 람다256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블록체인 플랫폼 저변 확대가 예상보다 지지부진하다는 점에 착안, 그 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단순 블록체인 솔루션 제공을 넘어 일종의 기간 인프라를 표방하는 용기를 보여줬습니다.

박 대표가 기자회견 중 가장 많이 거론한 단어 중 하나가 ‘클라우드’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클라우드는 현존하는 모든 서비스 데이터를 ‘구름’에 올려 기술의 즉각적이고 강력한 시너지를 담보합니다. 당연히 모든 기술 ICT 인프라의 전제조건이자 ‘공기’가 됩니다. 람다256도 동일합니다. 람다256은 마치 클라우드처럼 블록체인에 입문하려는 기업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기간 인프라로 작동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입니다.

문제는 솔루션을 주로 제공하는 람다256의 한계입니다. 사실 루니버스는 아마존의 AWS보다 특정 기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카페24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차지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을 수 밖에 없습니다.

람다256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할까요? 토큰 이코노미를 빼들었습니다. 100억개가 발행되는 루크가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루니버스에 참여하는 많은 파트너들은 고객과 만나고 자체 생태계를 루니버스 내부에서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발행되는 루크 일부가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육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구조로 이어집니다. 결국 람다256은 자체 솔루션인 루니버스를 통해 AWS와 비슷한 기간 인프라를 지향하면서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탈 중앙화를 모색, 여기에 토큰 이코노미까지 넣어 광범위한 블록체인 생태계의 처음과 끝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람다256

람다256의 시도가 성공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만 루니버스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블록체인 상용화, 나아가 암호화폐 상용화가 크게 앞당겨 질 수 있습니다. 그 발전 방향이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이뤄져 눈길을 끕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에 탑재되는 암호화폐 지갑이 일종의 오프라인이라면, 람다256 루니버스는 온라인에 집중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기 때문입니다.

람다256의 비전과 삼성전자의 가능성 모색이 블록체인 시장 진입을 낮춘 상태에서 암호화폐 상용화 바람으로 불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카카오톡의 암호화폐 지갑 솔루션 채택 등이 현실로 구현되면 재미있는 세상이 열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보는 마치 초기 간편결제 시장의 비전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간편결제 시장은 만개하지 않았으나, 이미 그 플랫폼 스펙트럼은 빠르게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상용화 바람이 간편결제 초기와 비슷하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발전하는 패턴까지 동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면 이후에는 어떤 일이든 벌어지지 않을까요? 신용카드 결제도 일부 지원되지 않는 전통시장에서 훗날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아직 암호화폐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한 상태에서 기술의 발전이 일단 업계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여기서 일종수준의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의 변동성을 잡아내고 간편결제에 비견될 정도의 솔루션이 고도화되면 암호화폐 시장 자체가 전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열렸습니다. 탈 중앙화 기간 인프라와 토큰 이코노미로 블록체인의 기본이 되는 생태계를 키우려는 람다256의 성공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