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두나무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56이 별도 법인으로 분사, 컨소시엄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루니버스 2.0을 정식으로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블록체인 업계의 카페24를 지향하면서 아마존 AWS가 보여주는 기간 인프라 생태계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민간의 영역에 집중하지만 ‘공공 블록체인 시장의 개화’도 염두에 둔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은 한국에 설립되었으며 토큰 이코노미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루크 토큰도 100억개 발행된다.

▲ 박재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블록체인 업계 AWS가 되겠다”

람다 256은 2018년 5월 연구소 형태로 설립되어 9월 루니버스 1.0을 최초 공개, 35새 파트너사를 중심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11월에는 70개 이상의 파트너사들이 모인 2차 베타 서비스에 돌입했고 12월에는 키인사이드와 첫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올해 1월에는 이포넷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공동 개발 연구협력을 선언했으며 3월에는 정부 지원 블록체인 사업 시범사업체에 선정됐다.

루니버스는 말 그대로 블록체인 업계의 카페24가 수행하는 업무를 지향한다. 블록체인에 큰 노하우가 없어도 쉽게 체인을 통해 디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재현 람다 256 대표는 루니버스 1.0과 2.0의 차이를 명확하게 강조했다. 박 대표는 “과거 소프트웨어 시장은 라이선스를 구매하고 이를 활용하는 설치형이 대세였지만 조금씩 확장성이 높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전환됐다”면서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설치형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설치형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발전한 후 서비스형 블록체인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람다256 루니버스 2.0의 비전이다.

박 대표는 루니버스 1.0을 가동하며 4개의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체인환경과 사용성, 보안, 비용이다. 박 대표는 “체인환경에서는 저성능과 확장성의 문제가 있고 서비스가 불안전한데다 부족하 개발 및 운영 도구가 부족하다. 사용성 문제는 이용자들의 진입장벽이 낮다”면서 “보안 문제는 보안 위험이 내포된 컨트랙트와 업그레이드의 어려움이 있으며 높은 비용 문제도 논란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가 루니버스 1.0 가동을 통해 람다256이 발견한 블록체인 저변확대를 막는 장애물이다.

루니버스 2.0의 비전은 이러한 장애물을 이겨내기 위해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루니버스는 체인환경 개선에서는 성능 강화, 높은 안정성, 편리한 개발환경을 보장하고 사용성 고도화에서는 편리한 유저 계정관리, 실시간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자동 사인 대행, 유저정보 백업 및 관리 지원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보안에서는 스마트 컨트랙 안정성, 데이터 프라이버시 준수, 비용 절감에서는 부담없는 가스비, 사용량에 따른 효율적인 자동증설을 실현했다.

루니버스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구축한 사례들은 4월부터 7개사를 시작으로 만나볼 수 있다. 초기 런칭 서비스는 E4넷의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체리와 가상 자산을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모스랜드, 케이스타라이브, 블록체인 기반 난치 환자 커뮤니티 휴먼스케이프, 암호화폐 보상형 Q&A 서비스 아하와 글로벌 언어 공유 플랫폼 직톡, 스토리체인 등이다.

박 대표는 “루니버스는 카카오 클레이튼 등 퍼블릭 체인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더 원만하게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2020년에는 BaaS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3년 뒤인 2022년에는 블록체인계의 아마존이 되는 날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계 조성 큰 그림 나왔다

람다256은 루니버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파트너들의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야놀자가 참여한 트레블 얼라이언스 등과 협업해 이들의 블록체인 시장 합류를 독려하고 유인해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개된 생태계 전략의 큰 축은 마켓 솔루션과 루크 토큰이다.

루니버스는 블록체인 서비스 및 기술의 확산을 위해 하반기 내 ‘디앱 스토어’와 ‘솔루션 마켓 플레이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자신의 시스템에 원하는 블록체인 기술 및 서비스를 붙일 수 있다. 마치 앱스토어에서 원하는 앱을 고르거나, 쇼핑몰 오픈 플랫폼에서 샵 구축시 필요한 기능을 선택하듯 간편하고 손쉽다는 평가다. 자연스럽게 파트너사의 수익 창출과 디앱 생태계 활성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루니버스 토큰인 루크도 발행된다. 총 100억개가 발행되며 루니버스의 메인 체인 가스비 및 BaaS 서비스 사용료로, 향후 디앱 스토어와 솔루션 마켓 플레이스에서 플랫폼 결제 수단, 더 나아가 업계 발전을 위한 투자 지원금으로서의 중요한 임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발행되는 루크 중 약 30억 루크를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루니버스 지원 프로그램으로 사용할 예정이며, 투자 회수금은 다시 재투자 재원으로 사용된다. 루니버스의 투자는 2대 방향(기술, 생활밀착형서비스), 5대 기술분야(Raiden, 공유원장, Oraclize, IPFS, Privacy), 6대 생활밀착형산업(소셜 네트워크,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여행, 물류, 금융)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람다256이 보여줄 루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박 대표는 “루크를 통한 암호화폐 상장이나 자금조달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추후 정상적인 방식으로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크를 통한 별도의 유통전략은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스캠 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말도 부연했다.

람다256의 루니버스는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 시장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블록체인 시장의 장악력을 키우기 위해 새로운 플레이어의 시장 진입을 낮춰주는 한편, 아마존 AWS가 지향하는 하부 생태계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자사의 전략을 클라우드의 방식과 오버랩시키는 이유다.

더 큰 꿈을 꾸고 있음을 숨기지도 않았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S10을 통해 암호화폐 지갑을 상용화했으나, 이는 분실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갤럭시S10 등을 통한 암호화폐 상용화에 기대를 걸면서 람다256이 이러한 우려에 보완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언젠가 열릴 공공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박 대표는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클라우드가 민간에 이어 공공에 개방되는 것처럼, 공공 블록체인 플랫폼도 분명 시장이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 그 부분에 대한 대비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