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이 탑재된 가운데,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도 비슷한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상용화 가능성 타진이라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경쟁이 하드웨어워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간편결제 시장 확장의 패턴을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조만간 카카오톡에 암호화폐 지갑 기능 탑재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인 그라운드 엑스가 개발하고 있는 클레이튼을 카카오톡에 담는 방식이다.

▲ 카카오의 암호화폐 지갑설이 눈길을 끈다. 출처=카카오

클레이튼 생태계는 현재 다양한 디앱과 연결되고 있다. 게임에서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위메이드트리와 만나 인기 게임 콘텐츠를 블록체인과 연결하며 콘텐츠에서는 픽션 네트워크를 비롯해 코스모체인, 에어블록 프로토콜, 휴먼스케이프 등과 손을 잡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티몬의 신현성 의장이 주도하는 테라와 손을 잡았고,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도 진입했다. 지난해 12월 11일 2차 디앱 파트너도 확정됐다.

네이버가 디앱 생태계를 일본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가운데, 카카오는 국내에서 당장 만날 수 있는 디앱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카카오톡에 클레이튼이 담기는 순간 상당한 시너지를 예상할 수 있다. 클레이튼 상용 서비스는 6월이 유력한 가운데 카카오톡에 암호화폐 지갑이 지원될 경우 토큰 이코노미의 강력한 시너지가 가능하다.

▲ 클레이튼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다. 출처=카카오

탑재 방식은 옵트인 방식이 유력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마치 송금이나 결제를 하는 것처럼 암호화폐를 주고 받으며 이를 클레이튼의 디앱 생태계로 범위를 넓히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카카오톡의 암호화폐 지갑이 소프트웨어 측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삼성전자 갤럭시S10의 암호화폐 지갑은 하드웨어 실험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특허청에 이어 영국 특허청에 블록체인 관련 상표등록을 단행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당시 갤럭시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 바 있다.

결과물은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한 갤럭시S10으로 나왔다. 삼성전자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갤럭시S10의 암호화폐 지원은 업계의 큰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암호화폐, 블록체인 전략이 갤럭시S10으로 구현되는 상황에서 암호화폐 간편 결제 서비스의 저변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이더리움 거래만 가능하다.

삼성전자 갤럭시S10은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서비스들의 개인 키(Private Keys)를 삼성 녹스와 함께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지원한다. 당장 암호화폐 실사용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코인덕이 웃는다. 코인덕 암호화폐 결제는 갤럭시 S10에서 ‘삼성 블록체인 월렛(Samsung Blockchain Wallet)’ 앱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디앱 탭에서 코인덕을 실행해 가맹점에 놓인 QR코드를 스캔하면 결제금액을 입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인덕은 지난 2018년 1월 출시된 세계 첫 이더리움 기반 결제 서비스며 서비스 1년만에 덕평휴게소 등 전국 1000여 개의 가맹점을 모으며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측면에서 기기를 중심으로 삼성페이의 저변을 확장했고,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카카오페이 기능성을 키운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암호화폐 상용화 정국에서 삼성전자는 동일하게 하드웨어 기반의 접근을, 카카오는 소프트웨어 접근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셈이다.

암호화폐 시장 자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핵심 플랫폼 플레이어들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조심스럽지만'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는 간편결제 시장 초기의 우려와 닮았다는 평가다. 간편결제는 일각의 우려를 넘은 가운데, 핵심 플레이어들의 온오프라인 실험에 따른 암호화폐 지갑 상용화 시도의 성공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