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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의 월街 내부자들] ⑥ 죄와 벌제6화 블랙 에지, 스티븐 코언의 세기의 내부자거래 스캔들
   

마토마의 재판은 2014년 1월 7일에 시작됐다. 눈보라가 심해서 맨해튼 다운타운에 위치한 연방 법원 주위에 많은 눈더미가 쌓여 있었다. 매일 아침, 마토마와 로즈메리는 일군의 변호사들을 대동하고 법원에 도착했다. 마토마의 부모들도 재판을 보기 위해 플로리다에서 올라왔다. 그들은 법정의 방청석 제일 앞줄에 앉았다. 로즈메리의 부모들 역시 그들 옆에 앉았다.

그날 아침, 법정에서 <뉴욕타임스>를 손에 들고 있는 마토마의 변호사인 로베르토 브라세라스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뉴욕타임스>가 “전 SAC 트레이더, 하버드 로스쿨에서 퇴학당하다”라는 타이틀로 마토마의 하버드 사건을 크게 보도한 것이다.

검찰은 판사에게 마토마가 하버드 로스쿨에서 퇴학당한 사실과 하버드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표면적으로 볼 때, 하버드 사건은 이 재판의 핵심 이슈와는 관계가 없었다. 마토마의 변호사들은 극렬하게 반대했지만 가데프 판사는 하버드 사건의 증거 제출을 허용했다.

하버드 사건의 공개는 마토마에게 모욕이었다. 그 사건은 마토마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에게도 부끄러운 사건이었다. 법정 제일 앞줄에 앉아 있던 마토마의 가족들은 고개를 떨구었다. 가족의 비밀이 만천하에 공개되고 있는 것이었다. 마토마와 그의 가족들에게 내부자거래 혐의보다 하버드 사건이 더 고통스러운 것처럼 보였다.

정부 측 수석 검사인 알로 데블린-브라운(Arlo Devlin-Brown)은 개정 진술을 시작하면서 배심원을 향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사건은 생명공학이나 트레이딩, 또는 금융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단지 ‘사기(Cheating)’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마토마가 코언과 다른 동료들에게 보낸 수십 개의 이메일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사건의 핵심은 길먼의 증언이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된 지 2주 후에 증언대에 섰다. 길먼은 미시간 대학을 사임했고, 대학은 그의 이름을 딴 건물, 강좌, 대학의 웹사이트 등 그와 관련된 모든 흔적을 지워 버렸다. 그에 대한 연방지원금도 사라졌고, 그의 전 동료들도 그와 가까이하는 것을 꺼렸다. 그는 캠퍼스 출입까지 금지됐다. 그는 철저하게 버림받았다.

“나는 대학에 많은 것을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나의 경력을 불명예스럽게 끝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길먼은 우아하게 옷을 차려 입고 있었고 단정하게 셔츠와 넥타이를 했다. 그러나 그는 81세였고 연약하게 보였다. 증언을 했던 5일 동안 증인석에 섰던 그는 난파된 사람 같았고, 마치 버려진 사람 같았다.

길먼의 동료들은 길먼이 바피의 발표 자료를 헤지펀드의 트레이더인 마토마에게 건네주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의 제자이며, 당시 메사추세츠 제너럴 병원의 과장인 앤 영은 “10만달러 때문에 자신의 경력을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은 미친 짓이죠”라고 말했다.

마토마의 변호사인 스트라스버그는 마토마를 높이고 길먼은 깎아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마토마는 “전형적인 미국의 성공 스토리”라고 말했다. 반면, 길먼은 정부에 의해 조종된, 혼란스러운 노인이라고 말했다. 길먼의 증언은 검사의 압박에 의해 조종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길먼을 깎아내릴 수 있는 정보를 얻어 내기 위해 사설 조사관을 고용해 앤아버로 보내기까지 했다.

길먼의 전 동료들은 길먼의 행동을 이해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멘토였고, 그는 그 역할을 매우 즐거워했다. 누군가 그것을 교활하게 이용하려고 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길먼이 마토마에게 당한 것으로 생각했다.

사실, 이러한 설명이 왜 길먼이 마토마에게 바피에 대한 비밀 정보를 제공했는지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의 증언이 끝나는 날, 길먼은 무엇 때문에 마토마를 다른 투자자들과는 다르게 대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잠시 후, 길먼은 “그는 불행하게도, 그의 호기심과 명석함을 볼 때, 나의 첫째 아들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슬프게도, 나의 첫째 아들은 아주 명석했고, 그리고 자살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큰아들의 자살 이후 외로운 인생을 살았고, 그는 마토마에게 그의 큰아들의 모습을 보았다. 증인에 대한 심문 과정에서 밝혀진 나이 많은 닥터의 슬픈 사연은 배심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배심은 평의에 들어간 지 3일째가 되는 날인 9월 8일 오후 1시 51분에 결론을 내렸다. 배심은 마토마의 3가지 죄목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로즈메리는 배심원의 대표가 유죄를 발표했을 때 눈물을 쏟았다. 마토마의 아버지 역시 세 번의 유죄가 선언될 때 마치 3발의 총알이 그의 가슴을 관통하는 고통을 느꼈다. 마토마의 인생과 그의 가족은 그렇게 무너졌다. 가데프 판사는 마토마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로즈메리는 울기 시작했다. 판사가 법정을 떠난 후 한참 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마토마의 가족들은 판사를 비난했다. 아버지 바비는 법정 밖에서 정작 돈을 번 사람은 멀쩡하고 자기 아들만이 감옥에 가게 되었다고 하면서 “정의가 무엇이냐?”고 판사를 비난했다. 그러나 마토마에 대한 장기간의 징역형은 그가 자초한 일이었다.

그는 상당한 징역형의 위험 앞에서도 코언을 잡기 원하는 정부에 협력하지 않았다. 만약 그가 협력했더라면 코언은 감옥에 갔을 것이다. 그런데 마토마는 정말 엉뚱한 이유로, 하버드 성적 조작 사건으로 실추된 자신의 명예에 다시 한 번 내부자거래라는 불명예를 더할 수 없어서 자신이 무죄라는 주장을 굽힐 수 없었다. 이처럼 어이없는 상황은 코언에게는 커다란 행운이었다. 마토마의 이해할 수 없는 사고 구조 덕분에 그는 법정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된 것이다.

그렇다면 연방 정부는 코언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것인가?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코언은 SAC의 내부자거래와 감독 실패 책임과 관련해 SEC에 6억1300만달러를 지불했다. 이 금액은 라자라트남이 지불한 금액의 4배에 달한다. 이에 추가해서 SAC는 형사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연방 검찰과 16억달러(코언의 변호사들은 이미 SEC에 납부한 금액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검찰은 이를 수락했다. 따라서 코언이 연방 정부에 납부한 총 금액은 16억달러다)를 추가로 지불할 것에 합의했다.

물론, 이 돈은 코언의 재산에 비하면 별 것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해금의 지급과 부하 트레이더들의 내부자거래 유죄 판결로 그의 도덕성과 명예는 치명상을 입었다. 그동안 그를 따라 다니던 내부정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고, 일정 부분 법적으로도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연방 정부가 최종 목표인 코언을 감옥에 집어넣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그의 팔 하나는 잘라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월가의 메이저 투자은행들인 모건스탠리, JP 모건 체이스, 그리고 골드만삭스는 SAC가 너무나 중요한 고객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거래하겠다고 말했다. 코언이 가진 100억달러라는 숫자가 내뿜는 강력한 수수료 앞에 월가의 최고 투자은행들은 이미 추파를 던졌다. 코언과 그의 트레이딩 군단은 여전히 월가 메이저 투자은행들을 호령할 것이고, 그들은 코언에게 ‘블랙 에지’를 갖다 바칠 것이고, 또한 기업공개(IPO) 주식 중 최고의 주식을 여전히 갖다 바칠 것이다.

코언과 SAC는 지능적이고, 대담하며, 막강한 정보력, 거대한 자금력으로 ‘블랙 에지’를 즐기면서 다른 시장 참가자들의 피를 먹고 사는, 21세기의 엘도라도인 월가의 진정한 최상위 포식자일지도 모른다. 단, 연방 정부에 잡히지만 마라! 

김정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3.19  07: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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