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해마다 커지는 새벽배송 시장에 최근 홈쇼핑 업계도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맞벌이 가정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새벽배송이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은 기존의 일반 제품을 넘어 다양한 신선 제품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00억원대에 불과했던 새벽배송 시장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3년 사이 관련 시장은 40배 이상 커지면서 지난해 4000억원대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이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외식보다 집에서 밥을 먹는 소비자가 늘어났고, 식품을 소량 구입해 소비하는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 CJ ENM 오쇼핑의 당일배송 판매방송 장면. 출처=CJ ENM 오쇼핑

CJ ENM 오쇼핑은 지난 12일 신선식품 새벽배송과 업계 최초로 빠른 반품을 돕는 ‘긴급 회수’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긴급 회수’ 서비스는 패션과 레포츠 의류 중심으로 전담 배송조직의 인력 충원과 IT(정보기술) 서비스 개선을 통해 회수 요청이 들어온 물량의 최대 40%를 접수 당일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당일 회수 서비스는 CJ ENM 오쇼핑이 택배계열사인 CJ대한통운과 협업할 예정이다.

당일회수에 이어 고객이 원하는 날짜, 시간, 장소에서 상품을 회수할 수 있는 ‘홈픽 서비스’도 연내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7월부터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오후 5시까지 주문한 우유,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과 즉석조리식품을 다음날 새벽 배송하는 방식이다.

CJ ENM 오쇼핑 관계자는 “자체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을 이용하고 있어, 경쟁업체들과 배송경쟁에서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 GS홈쇼핑은 GS프레시와 함께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하고있다. 출처=GS홈쇼핑

GS홈쇼핑도 올해 1월부터 GS리테일의 온라인몰인 GS프레시와 함께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GS샵 어플리케이션(앱)이나 온라인 사이트에서 GS프레시 코너로 들어가면 신선식품을 당일에 받을 수 있다. 3만여 개 상품이 그 대상으로 오후 5시까지 주문하면 오후 10시 이내에 상품이 당일 배송된다.

GS프레시는 2017년 7월부터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택배 계열사가 없어 대형 택배사 중 하나인 롯데택배와 협업 중이다. GS홈쇼핑은 GS프레시 물류센터와 인근 슈퍼마켓 점포를 활용해 신선도 향상과 배송시간 단축 등의 차별화를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서울 서초구 롯데 프레시센터에서 직원이 상품을 싣고있다. 출처=롯데쇼핑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2월부터 롯데택배와 함께 올 상반기 서울 송파구, 강동구, 강남구 3개구를 대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TV 방송 상품을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시는 당일 오후에 배송하고 있다. 기존 롯데 유통의 인프라를 장점으로 활용한 결과 올해 월 이용 건수가 1만 건을 넘어섰고, 올 하반기부터는 전국 광역시로 당일 배송과 전담 배송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 현대홈쇼핑은 현대H몰 ‘싱싱 냉동마트’ 판매 상품을 새벽배송하고 있다. 출처=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8월 현대H몰 식품코너인 ‘싱싱 냉동마트’ 판매 상품을 새벽배송하고 있다. 배송 대상은 즉석조리식품과 가정간편식, 유제품 등 500여 개로 서울과 경기도, 인천(일부 지역 제외) 등에서 새벽배송이 운영된다.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받아볼 수 있지만 주문 마감시간을 더 늦출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처럼 홈쇼핑 업계가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것은 TV 소비층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젊은 층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은 유튜브와 넷플릭스와 같은 채널에 접근이 쉽고 간편해 TV와는 소통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기존 이커머스 업체 중심으로 이뤄졌던 배송시장 경쟁에 참여해 2030대 젊은 층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배송사업이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했던 과거와 달리 판매채널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다양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생겼다”면서 “특히 새로운 소비층 확보를 위해 서비스 폭을 앞으로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새벽 배송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일일 배송 서비스는 유통업계의 가장 큰 화두”라면서 “1인 가구와 맞벌이 증가세에 힘입어 성장한 새벽 배송 시장은 건강을 챙기는 가신(身)비 트렌드와 함께 건강한 식품을 찾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올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