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신형 쏘나타가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1일 판매를 시작한지 닷새 만에 사전계약 대수가 1만대를 넘어선 것이다. 사전계약 계시 이후 하루에 약 2000대씩 주문이 들어온 셈이다. 글로벌 SUV 열풍으로 지난 5년간(2014~2018년) 국산 중형세단의 산업수요가 무려 19.8%나 감소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달성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젊어진 쏘나타 소비자

현대자동차는 지난 11일부터 전국 영업점을 통해 신형 쏘나타 사전계약을 접수한 결과 15일까지 1만203대가 계약됐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기존 쏘나타 한달 평균 판매대수 5487대보다 두 배나 많은 실적을 5일만에 세웠다.

사전계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의미있는 기록들이 많다. 신형 쏘나타는 기존 모델인 7세대 쏘나타(프로젝트명 LF) 대비 개인고객 비중과 20대 젊은 세대 비중이 월등히 높아졌다.

5일간 접수된 신형 쏘나타 사전계약 중 개인고객 비중은 무려 48.9%로 5년 전 같은 기간 동안 접수된 7세대 쏘나타(LF)의 개인고객 비중 38%보다 무려 10.9%나 높아졌다. 개인고객 중에서 20대 비중은 14%로 집계돼 7세대 쏘나타(LF) 5.3% 대비 8.7%가 높아졌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을 대폭 강화한 신기술과 함께 고급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개성 강한 젊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본다”라면서 “상품성을 갖추고도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첨단 사양 기본화하고도 가격 2346만원 시작

신형 쏘나타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과 3세대 플랫폼을 적용했다. 이에 차량의 근간을 완전히 바꾸고, 첨단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과 첨단 편의사양을 대거 기본 적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인상분은 겨우 130만원 수준이다.

신형 쏘나타 엔트리 트림 ‘스마트’의 판매가격은 2346만원이다. 그런데도 기존 쏘나타의 선택품목인 ‘첨단 주행안전 기술’과 고급차에서 볼 수 있었던 ‘편의사양’을 모두 기본적용했다.

신형 쏘나타 가격은 이전 모델 ‘쏘나타 뉴 라이즈’ 엔트리 트림 ‘스타일’(2219만원)보다 127만원 높다. 첨단 주행안전 기술과 첨단 편의사양을 기본화한 점, 차세대 파워트레인과 3세대 플랫폼 적용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형 쏘나타는 엔트리 트림부터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와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유지 보조(LFA), ▲하이빔 보조(HBA), ▲운전자 주의 경고(DAW), ▲전방 차량 출발 알림 등 지능형 주행안전 기술이 대거 기본 장착돼 있다. 기존 쏘나타에서는 선택품목인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Ⅰ’(131만원)을 구매해야 누릴 수 있는 사양들이다.

쏘나타 뉴 라이즈의 옵션 사양인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Ⅰ’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이상 신형 쏘나타 기본 적용),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슈퍼비전 클러스터,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주로 고급차에 적용됐던 ‘전자식 변속버튼(SBW)’과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EPB)’ 등의 첨단 편의사양과 함께 ‘ISG시스템’과 ‘파워 차일드 락’까지 기본화했다.

신형 쏘나타 전체 가격은 ▲스마트 2346만원~2,396만원 ▲프리미엄 2592만원~2642만원 ▲프리미엄 패밀리 2798만원~2848만원 ▲프리미엄 밀레니얼 2994만원~3044만원 ▲인스퍼레이션 3289만원~3339만원 범위 내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신형 쏘나타를 택시 모델로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현대자동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전계약에서 ‘현대 디지털 키’와 ‘개인화 프로필’, ‘빌트인 캠’ 등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대폭 강화한 신형 쏘나타의 신기술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신형 쏘나타는 운전자를 포함해 최대 4명에게 스마트폰으로 차량 출입과 시동을 걸 수 있는 ‘현대 디지털 키’를 제공한다. 차량공유가 필요한 상황에서 차량 소유주가 아닌 가족이나 지인 등 다른 사람들도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자동차 사용자의 범위를 확장하고 일반 자가용에도 공유개념을 도입한 국내 최초 기술이다.

‘현대 디지털 키’로 공유개념을 강화했다면 ‘개인화 프로필’ 기능은 반대로 사용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만의 자동차로 차량을 설정하고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개인화 프로필’은 여럿이 함께 차량을 사용하더라도 본인의 스마트폰 디지털 키로 문을 열면 해당 스마트폰 사용자가 설정한 차량설정으로 자동으로 변경되는 기능이다.

자동 변경되는 설정은 시트포지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아웃사이드 미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내비게이션 최근 목적지, 홈화면 위젯, 휴대폰 설정), 클러스터(연비 단위 설정 등), 공조 등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는 디지털 키로 다른 사람과 자동차 공유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면서 동시에 공유를 하면서도 개인화 프로필 기능을 통해 자신만의 자동차 설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형 쏘나타에 최초로 탑재된 스마트폰 연동 첨단 신기술은 이뿐만 아니다. 주행영상기록장치인 ‘빌트인 캠(Built-in Cam)’에도 스마트폰 연동 기능을 넣었다. ‘빌트인 캠’은 차량 전·후방 영상을 녹화하는 주행 영상기록장치(DVRS, Drive Video Record System)로 카메라가 룸미러 뒤쪽에 빌트인 타입으로 설치돼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 촬영한 영상은 차량 내 AVN(Audio·Video·Navigation)화면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전송이 가능하다. 특히 빌트인 캠은 스마트폰 카메라 만큼 주·야간 영상품질이 우수해 여행 영상을 지인과 공유하는 등의 활용 방안도 있다.

차세대 디자인 철학...해외 호평 이어져

신형 쏘나타는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서 콘셉트카 ‘르 필 루즈(Le Fil Rouge)’를 통해 공개한 현대차 차세대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가 세단 최초로 적용됐다.

또 현대자동차 최초로 디자인 혁신 요소로 라이트 아키텍처(Light Architecture)를 구현한 모델이다. 레이저 미세 가공으로 낮에는 크롬 재질로 보이지만 점등 시에는 램프로 변환되는 히든라이팅 형식의 ‘주간주행등(DRL, Daytime Running Light)’을 적용했다.

실내에도 라이트 아키텍처(Light Architecture)를 적용했다. 대시보드와 도어를 은은하게 비춰주는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운전석을 중심으로 날개가 펼쳐지는 형상을 만들어냈다.

실내는 스텔스기의 슬림한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날렵한 형상의 센터페시아 에어벤트 ▲미래 지향적 전자식 변속버튼(SBW) ▲일체형 디자인의 핸들 및 가니쉬 ▲조작 편의성을 고려한 스티어링 휠 ▲역동성을 강조한 클러스터 등을 적용했다.

해외에서는 신형 쏘나타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해외미국 유력 자동차매체 ‘모터트렌드’는 최근 “현대 쏘나타가 눈에 띄게 고급스러워 보인다. 안팎으로 성숙한 디자인이다 (2020 Hyundai Sonata Looks Significantly More Upscale. More mature design inside and out)”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모터트렌드는 “현대차는 기존 모델보다 더 매력적이고 진보적인 디자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서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 목표를 달성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른 유력 자동차 매체인 카엔드라이버 역시 신형 쏘나타에 대한 기사에서 “디자인으로 다시 한번 거대한 도약을 이뤘다(The 2020 Hyundai Sonata Takes Another Huge Design Leap Forward)”면서 “특히 지붕이 뒤쪽으로 매끈하게 내리뻗은 패스트백 스타일이 가장 눈에 띈다”고 평했다. 또 다른 유명 자동차매체인 잘롭닉은 “신형 쏘나타가 정말 멋지게 보인다. 낮고 넓어진 데다 길어지기까지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날렵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