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앓는 이’가 빠지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일시적으로 증가·감소했다. 일시 효과를 배제하면 대체로 직전년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이는 중에, 올해 실적은 ‘수주절벽’ 시기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무려 7047억원 차이난다. 영업이익은 1조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9.8%나 오른 반면, 당기순이익은 320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0.4%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7년 영업이익-당기순이익 차이는 872억원에 불과하다.

차이 발생의 원인은 일시적 효과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영업이익 상승의 주요 원인은 지난해 말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Sonangol)과 드릴십 인수 건 합의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이다.

소난골은 지난 2013년 1조3297억원(발주 당시 환율 적용) 규모의 드릴십 2기를 발주했지만 유가 폭락 및 본국(앙골라) IMF 등에 따른 선주 신용 하락 영향 등으로 인도가 거부돼왔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인수 지연된 드릴십 2기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인식해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269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이 소난골과 드릴십 인수에 대해 전격 합의했고 이에 대손충당금 대부분이 환입되며 이익이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기설정 대손충당금 평가 환입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라며 “대략 300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소난골사 드릴십. 사진=대우조선해양

영업이익 상승은 드릴십 효과... 일시적 효과 제거하면 ‘실적 선방’ 수준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드릴십 환입액 3000억원을 제거하면 7248억원으로 전년도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즉, 일시적 효과를 제거하면 매출 감소에도 ‘실적 선방’에 성공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지난해 매출은 9조64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 줄어들었다.

업황 개선 효과가 가장 크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수주량은 68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약 79% 많다. 특히 선가가 높은 LNG운반선이 지난해 수주한 40척 중 절반이 조금 넘는 21개나 된다.

해양플랜트의 체인지오더(C/O)에 따른 추가 이익 발생도 있다. 체인지오더는 협의 하에 이뤄지는 추가공사를 의미한다. 즉, 기존 수주에 대한 건조 진행 중에 계약 외에 대한 추가 요청이 발생했고, 이에 대한 공사비를 추가로 받은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상선 부문에서는 주력선종에 집중해왔고 그 중에서도 LNG선 발주가 전체 수주의 절반을 상회했다”라며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체인지오더가 확보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기순이익 감소 원인은? ‘완전자본잠식’ 망갈리아 조선소 매각

당기순이익이 감소 역시 일시적 효과에 의한 것이다. 몇 년 동안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었던 종속기업 대우-망갈리아 중공업 (이하 망갈리아 조선소) 지분 전량을 네덜란드의 다멘(DAMEN) 사에게 2110만 달러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망갈리아 조선소가 종속기업에서 제외되면서 그간 누적된 지분 외의 이익결손금 등 손실 항목이 반영된 ‘비지배지분’ 항목이 손실로 일시 계상됐다. 매각거래가 이뤄진 지난해 3분기 관계기업및공동기업투자손익은 마이너스(-) 4736억원을 기록했다.

IFRS 연결재무제표에서 지배기업 외의 지분은 ‘비지배지분’으로 별도처리 해야한다. 기업과 주주를 별도로 보는 실체이론 등의 영향이다. 즉, ‘비지배기업’ 항목으로 처리된 것은 대우조선해양이 갖고 있지 않던 망갈리아 조선소 지분 49%에 해당하는 손실이 누적된 것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 지분에 대한 지배기업 손실은 이미 전액 손실처리 해왔다. 그 외에도 지난 2016년 조선 설계 및 자재공급 전문업체 디섹(Dsec) 매각으로 이전된 망갈리아 조선소 채권 1437억원도 손실처리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연결자회사 DMHI 매각에 따른 처분손실로 연결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올해 실적 하락 전망... 수주절벽 시기가 원인

결국 일시적 효과를 제외하면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실적 관건은 직전년도와 대체로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향후 실적이 결국은 업황 개선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 실적보다 1조5010억원이 감소한 8조1434억원으로 잡았다.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일명 ‘수주절벽’ 시기로 불리던 지난 2016년~2017년의 수주실적이 반영되는 탓이다. 조선업의 경우 건조기간이 길어 수주와 실적 사이에 통상 2년 정도 차이가 있다. 지난 2017년 수주실적은 30억달러였고, 2016년의 경우 15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선가가 낮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호재도 있다. 소난골 드릴십 인도에 따라 선수금을 제외한 전체 계약가의 약 80%의 매출이 올해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에게 드릴쉽 2기 중 1기의 소유권을 넘기며 인도대금 4600억원을 확보했다. 나머지 1기도 몇 달 이내에 확보될 전망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매출액 8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감소한 2479억원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LNG 운반선 시황 호조가 수주 성장을 견인할 것이며 선박 수주액은 78억달러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실적 개선은 내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수주실적을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액의 약 93%인 68억1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수주 회복은 당분간 이뤄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목표는 83억7000만불이다. 회복이 지속된다면 내후년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

선가 개선도 긍정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종류 통틀어 선박의 전반적 가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지수는 현재 130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말에는 123이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수주절벽 시기의 수주량 감소로 올해 실적은 감소할 전망이다”라며 “다만 지난해부터 대체로 수주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내년이나 내후년부터 실적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