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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전패' 다이슨...LG 파상공세에 발만 동동?법정 공방 치열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영국의 가전기업이지만 최근 브렉시트 논란의 여파로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기기로 결정한 세계적인 가전기업 다이슨이 LG전자와 치열한 무선 청소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광고 마케팅의 진실성을 두고 법적 공방을 불사하며 사실상 총력전에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 다이슨 제품의 기능에 문제가 많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의 패권까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발악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다이슨 무선 청소기가 시연되고 있다. 출처=다이슨

법적 공방 치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61부는 15일 다이슨이 LG전자를 대상으로 낸 광고금지 등 청구 소송 1차 변론을 진행했다. 2018년 7월 다이슨이 LG전자의 광고에 문제가 있다며 건 소송의 탐색전이 시작됐다.

경쟁사들이 상대의 광고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일은 자주 벌어진다. 삼성전자는 2012년 8월 자사의 냉장고 용량을 광고하며 LG전자의 냉장고를 가져와 비교시연하는 장면을 유튜브에 올려 법적 공방에 휘말렸으며, 2018년 삼성전자 태국법인은 LG전자의 주력 TV인 OLED TV의 번인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소송전을 벌였다. 다만 다이슨의 이번 광고금지 청수 소송은 절박함의 정도에 있어 기존의 사례와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 나온다.

다이슨은 LG전자의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 A9의 광고가 사실상 과대광고라는 지적이다. 코드제로 A9의 광고에 흡입력 140w, 모터속도는 11만5000rpm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대목이 논란이다. 다이슨은 코드제로 A9의 실제 흡입력은 115w, 모터속도는 11만rpm이라 주장하고 있다.

다이슨은 LG전자가 코드제로 A9이 먼지통을 완전히 비우고 모터까지 분리한 상태에서 흡입력과 속도를 측정했고, 이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기능과 비교하면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코드제로 A9의 광고에 등장하는 카피인 '오랫동안 강력한'이라는 표현은 틀렸으며, 과대광고라는 비판이다.

LG전자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코드제로 A9의 기능성을 검증했으며, 이 사실을 광고에 적시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이슨이 문제삼는 광고는 이미 과거의 광고인데다 현재 LG전자 무선 청소기 광고는 컨셉 별 광고 마케팅으로 선회했다고 부연했다. '오랫동안 강력한'이라는 표현도 관념적이고, 이 부분을 굳이 문제삼는 것은 결국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슨은 변론 기일이 종료된 후 별도의 입장문까지 발표하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다이슨은 "다이슨은 시험결과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독립적인 제3자의 전문시험기관에 의뢰하여 LG전자 A9 무선 청소기의 흡입력 및 모터의 속도에 대한 시험을 진행하였다. 독립적인 제3자의 전문시험기관의 시험결과가 LG전자 A9 무선청소기의 흡입력 및 모터의 속도에 대한 표시광고와 상이한 부분이 있어 부득이 하게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다이슨과 LG 전자가 각각 의뢰하여 진행한 각 시험들의 시험기준의 명칭이 다르기는 하나, 이 시험들에 적용한 기준들은 모두 국제적인 시험기준으로 흡입력을 측정하는 기본 원리 및 방법은 동일하다. 즉, 시험 기준은 어느 시험기관에서 해당 제품을 시험하든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표준화된 시험방법들을 제시하는 것이기 떄문에 각 시험기관들의 시험결과가 다르다면, 그 결과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다이슨은 보도된 바와 같이, LG전자 A9 무선청소기의 흡입력에 대한 명확하고 객관적인 사실확인을 위하여 법원에 제3의 전문기관에 의한 감정을 신청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또 "LG전자 A9무선청소기 제품에 사용된 모터가  제품에 탑재된 상태가 아니고, 일부 ‘무부하단품조건’이라고 아주 작게 표시된 상태로 제품과 분리되어 측정된 모터의 속도는 소비자에게 무선 청소기에 대한 성능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이슨은 마지막으로 "(이번 소송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을 위하여는 실제 사용환경에서의 성능 측정 및 표시광고가 필요하다는 일관된 철학으로 본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면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노이즈 마케팅’ 목적으로 본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음을 다시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노이즈 마케팅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 LG전자 코드제로 A9. 출처=LG전자

악연의 역사
LG전자와 다이슨의 법적 공방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15년 LG전자는 호주연방법원에 다이슨 허위광고 금지소송을 낸 바 있다. 다이슨이 경쟁업체인 보쉬와 지멘스를 상대로 양사의 진공청소기가 테스트에 명기된 전력보다 2배 이상 소비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LG전자라는 새로운 적수를 맞이하는 순간이다.

당시 다이슨은 자사의 무선 청소기 V6 제품 광고에 “가장 강력한 무선 청소기(the most powerful cordless vacuums)”, “다른 무선 청소기 흡입력의 두 배(twice the suction power of any cordless vacuums)” 문구를 사용하며 자신들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호주에서 막강한 시장 경쟁력을 보유한 다이슨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에 호주에 코드제로 싸이킹을 출시한 LG전자가 나섰다. LG전자는 자사의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이 더 강력한 흡입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이슨의 광고는 허위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드제로 싸이킹 흡입력은 최대 200w로, 다이슨 V6제품의 두 배로 알려졌다.

LG전자에 따르면 코드제로 싸이킹은 핵심기술인 스마트 인버터 모터, LG화학의 배터리 기술을 모두 결합했다. ‘스마트 인버터 모터’는 LG전자가 무선 청소기를 위해 독자 개발한 BLDC (Brushless Direct Current) 모터로, 기존 모터의 브러시 장치를 전자회로로 대체해 일반 모터 대비 3배 이상 긴 수명을 비롯해 고효율, 고성능 등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다이슨이 백기를 들었다. 2015년 10월 다이슨은 LG전자의 주장을 수용해 2015년 12월까지 호주 전 매장에서 관련 문구를 지우고 말았다.

2016년에도 충돌이 발생했다. 역시 선공은 LG전자. LG전자는 다이슨을 업무방해·공정거래법 위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에 형사고소했다. 다이슨이 2016년 초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며 자사와 LG전자의 무선 청소기를 비교시연한 가운데, 당시 다이슨은 일부러 LG전자의 저가 모델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구설수에 휘말렸다.

논란이 심해지자 다이슨은 유감을 표방하며 백기투항했고 LG전자에 재발방지까지 약속하는 굴욕을 겪었다. LG전자는 형사고소를 취하했다. 2017년에는 다이슨이 공격에 나섰다. LG전자가 과대광고에 나섰다며 광고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은 2018년 4월 이를 기각했다. 역시 다이슨의 패배다.

호주에서 한 번, 국내에서 두 번 벌어진 소송전에서 LG전자가 공격에 나선 것은 한 번, 다이슨은 두 번이다. 그리고 결과는 3대0으로 끝나며 LG전자의 압승으로 귀결됐다. 이후 다이슨이 2017년 LG전자를 대상으로 네 번째 싸움에 나서며 현재도 법적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 LG전자와 다이슨의 최초공방 당시 논란이 된 코드제로 싸이킹. 출처=LG전자

노심초사 다이슨?
업계에서는 다이슨이 LG전자를 대상으로 네 번째 싸움에 나서는 이유로 '초조함'을 꼽고 있다. 최근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후발주자 LG전자의 맹추격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슨은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의 개척자이자 선구자다. 다만 시장 장악 과정에서 논란도 많았다. 시장 초반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져가며 프리미엄 기기에 걸맞게 가격도 프리미엄 수준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내 시장 차별이다. 다이슨은 동일한 기기라도 국내 시장에는 유독 고가로 판매하며 스스로 악평을 쌓아갔다.

그렇게 다이슨의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의 승승장구는 이어진 가운데, 백색가전 업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키우는 LG전자가 변수로 부상했다. 2016년 다이슨은 시장 점유율 80%를 유지하며 순항했으나 LG전자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40%의 점유율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일부 대형 할인마트에서는 다이슨과 국산 제품의 판매 비중이 역전됐다는 말도 나온다.

다이슨 입장에서는 초비상이다.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 규모는 2016년 50만대에 불과했으나 올해 140만대로 예상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예고한 가운데 '가만히 앉아 돈을 벌던 시간'이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세먼지 논란이 부상하며 무선 청소기 시장이 각광을 받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뼈 아픈 일이다. LG전자와의 법적 소송에서 3대0 전패를 당하는 등 수세에 몰리고 있으나 이번에 재차 반격에 나선 이유도 이러한 '속쓰린 사정'에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이슨의 초조함이 커지고 있으나 싸움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경쟁자인 LG전자는 최근 더욱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LG 코드제로 A9이 탁월한 기능으로 국내 시장에서 제대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LG 코드제로 A9은 5단계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을 통해 청소 중에 배출될 수 있는 초미세먼지를 99.9%까지 제거해준다. 실제로 비행기의 제트엔진보다 16배 더 빠르게 회전하는 ‘스마트 인버터 모터 P9’을 탑재해 상중심 무선청소기 중 세계 최고 수준인 140와트(W)의 강력한 흡입력을 구비했다. 여기에 독자 개발한 ‘2중 터보 싸이클론(Axial Turbo Cyclone)’ 기술은 2단계 회오리 바람으로 내부의 먼지를 빠르게 걷어낸다.

LG전자에 따르면 A9은 2017년 기준 자사 제품 기준 최단 기간 국내 판매량 1위에 올라섰다. 실제로 2017년 7월 들어 3주 동안 국내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LG전자가 2015년 선보였던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핸디스틱이 1만 대 판매에 3개월이 걸린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판매속도다.

여기에 국내 1위 대기업 삼성전자도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월28일 삼성 제트를 전격 공개했다. LG전자와 다이슨이 사실상 시장을 양분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 과반을 넘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눈길을 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파워스틱, 프리미엄 라인업 파워건에 이어 제트를 통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기존 파워건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제트를 통해 한 방을 노리는 모양새다.

제트는 최대 200w 흡입력을 구현한다. 모터, 배터리, 싸이클론 등의 핵심 부품을 새롭게 디자인했으며 삼성 독자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인버터 모터’는 항공기 날개 모양을 차용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기존 대비 2배 이상 빠른 고속 스위칭 제어, 열전도가 높은 알루미늄 프레임과 냉각 유로 설계도 적용됐다.

배터리 기술력에 시선이 집중된다. 신규로 적용된 배터리는 완전 충전 시 최대 60분(기존 대비 1.5배, 핸디형 일반 모드 기준)동안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착탈식 교체가 가능해 편리하다. 한국형 주거공간과 바닥 청소에 최적화된 다양한 전용 브러시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제트의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출시 전 기획 단계부터 700여명에 달하는 소비자 대상 심층 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인체 공학적 설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기능을 내세운 초반 돌풍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정유진 상무는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졌다”며 "'삼성 제트'가 생활 미세먼지를 확실하게 차단해 소비자들에게 더 건강하고 차별화된 청소 경험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자사 시장점유율을 올해 50% 올려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정유진 상무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다이슨의 기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는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다이슨의 스틱형 무선 청소기에 신뢰성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잦은 고장과 배터리 문제 등이 발목을 잡았다. 컨슈머리포트는 다이슨 브랜드의 예측 신뢰성을 두고 10점 만점 중 2점을 줬다. 유선 청소기와 하중심 무선청소기에 대해서는 평가가 여전히 좋지만 일부 라인업, 특히 최근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무선 청소기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지점은 아쉽다는 말이 나온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소비자 연맹이 발간하는 월간지며 광고가 없으며 기부와 회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신빙성에 있어 커다란 강점을 가진 매체다.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다이슨 입장에서는 더욱 뼈 아픈 대목이다. 다이슨은 즉각 문제제기에 나섰으나 고객들의 마음은 이미 차갑게 식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5년만 지나면 고장나는 이유를 알겠다"는 비야냥도 나온다.

다이슨 입장에서는 내외부의 리스크를 단박에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결국 LG전자와의 법적 공방도 불사하며 판을 흔드는 한편 특유의 기술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기회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KCA)은 지난 2018년 1월 6개 업체의 무선청소기 9종(고가형 4종, 중저가형 5종)을 대상으로 주요 품질과 안전성을 시험·평가한 결과 고가형 부문에서 LG전자 코드제로 A9(S96SFSH) 제품이 전체 별 18개 중 17개를 받아 1등을 차지했고 다이슨의 V8 플러피 프로(SV10)는 별 16개로 2위를, 테팔의 에어포스 360(TY9086KO) 제품은 별 14개로 3위를 차지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KCA)의 자료. 출처=갈무리

다이슨의 기술력이 상당하다는 증거다. V10 사이클론이 2018년 3월 출시됐기 때문에 당시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다이슨의 기술 경쟁력은 문제가 없다는 주장과 연결된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3.1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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