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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윤의 AI 천일야화] 로봇 간호사, 호감과 공포 사이매력적인 도우미인가 끔찍한 기계인가, 로봇 디자인 문화에 따라 달라
   
▲ 태국 방콕의 몽꿋와따나 종합병원에서 간호사복을 입은 로봇이 등장했다.   출처= New Chin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그들은 유령이 출몰하는 1920년대 기숙학교에서 빠져나온 것처럼 보이는 밝은 노란색 옷차림을 하고 소리 없이 천천히 바닥을 가로지른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 가발을 쓰고, 두 눈에서는 어둠 속에 숨어 있는 악령의 프레데터처럼 빨간 빛을 내뿜는다.

당신은 지금 괴물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방금 방콕의 몽꿋와따나 종합병원에 들어왔을 뿐이다. 이곳에는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로봇 간호사 팀이 병원 안을 활보하고 있다.

그들의 업무는 그동안 바쁜 간호사들을 해 왔던, 병원 내 8개 병동 사이를 다니며 서류를 전해주는 일이라고 이 병원의 레인통 난나 병원장은 말했다.

그는 "로봇 간호사들이 병원 근무의 효율성를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결코 직원을 감축하기 위해 로봇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태국어와 영어를 모두 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된 로봇 3대에는 각각 난(Nan), 니(Nee), 님(Nim)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난나 병원장은 이 로봇들은 병원 통로 바닥에 깔려 있는 마그네틱 스트립을 따라 움직이는데, 매일 몇 마일을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사람이 저지르는 실수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장비를 이동하거나 환자의 약물 투여를 준비하는 일까지 맡겨 업무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영상= 카탈리아 헬스(Catalia Health)의 코리 키드가 만든 로봇 마부(Mabu)는 큰 눈에 미소를 짓는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어 태국의 로봇과는 확연히 다르다.  출처= Catalia Health

이런 휴머노이드 로봇이 아시아의 병든 노인을 돌보는 데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와 비슷한 기계가 미국 병원 복도를 배회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로봇 디자인은 종종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데, 태국 같은 나라에서는 이런 로봇에 대해 신기해 하며 호의적이지만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로봇이 오히려 병든 환자들을 더 두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로봇 전문 회사 카탈리아 헬스(Catalia Health)의 설립자 겸 CEO인 코리 키드는 말한다. 그의 회사가 설계한 개인 건강 관리 로봇 ‘마부’(Mabu)는 큰 눈에 미소를 가득 짓고 있는 귀여운 모습의 로봇이다. 방콕의 로봇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몽꿋와따나 병원 로봇의 이글거리는 붉은 눈에 대해 그는 "소름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병원의 로봇이 중국에서 디자인된 점을 주목하면서, "로봇 미학은 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간호사들이 미국 병원에 있다면, 그들은 하루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태국 병원에서는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요."

온라인 설문조사도 로봇이 국가별로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차이를 보여준다. 한 국제 연구팀에 따르면, 유럽과 일본 사람들은 모두 로봇이 어렵고 반복적인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똑같이 동의하고 있지만, 허용 가능한 작업의 성격과 그와 관련된 친밀감의 정도는 크게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 로봇에 대한 감정이 호의적인 일본은 사람을 그대로 닮은 로봇을 만든다. 일본 과학자가 만든 로봇 에리카.   출처= Live Science

이 연구팀은 지난 2014년 '로봇에 대한 인식과 태도의 문화적 차이'라는 논문에서, 일본 사람들은 '로봇'이라는 단어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자율성과 감정적 능력을 더 연상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마사지를 해 주는 로봇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일본 사람들은 유럽인들보다 로봇이 그들의 몸을 직접 만지게 하는데 거부감이 훨씬 적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일본인들은 로봇 아기가 자신들의 아이들을 돌보게 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어떤 종류든 로봇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성인 인터넷 사용자 중 61%가 로봇이 ‘다소’ 또는 ‘매우’ 불편하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20%만이 가사일을 돌볼 수 있는 로봇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기술혁신센터 대럴 웨스트 소장은 "미국인들이 사람을 돌보는 로봇에 대해 편하게 느끼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MIT에서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에 대한 심리학을 수십 년 동안 연구해온 로봇 전문가인 코리 키드는, 로봇에 관한 그런 상이한 태도는 미래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연구자들은 로봇이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세상을 상상한다고 말한다.  일본인들의 그런 관점이 일본 과학자들로 하여금 가능한 한 인간과 가깝게 닮은 생물 같은 로봇을 만들게 했다.

그 결과 인간 같은 피부에 갈색 머리를 하고 인간과 똑 같은 얼굴 표정을 짓는 에리카(Erica) 같은 로봇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에리카는 고객 응대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고, 아마존의 알렉사처럼 질문에 답할 수도 있지만, 웬지 불안감이 느껴지는 표정으로 먼 곳을 응시하는 성향이 있다.

   
▲ 에리카를 만든 과학자가 만든 또 다른 로봇 지미노이드는 그리 호감적이지 않다.   출처= Pinterest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에리카는 일본의 유명한 로봇학자 이시구로 히로시 박사가 자신의 딸을 모델로 만든 그의 첫 휴머노이드 로봇인데, 이시구로 박사는 블룸버그가 ‘(너무나 사람과 똑같아서)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섬뜩한 로봇’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에리카를 엄청난 발전으로 간주한다.

오사카대학교 지능형로봇연구소의 교수인 이시구로 박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얼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리 키드는 “그것은 논쟁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인간을 닮은 로봇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간처럼 보이거나 행동하는 인간 닮은 로봇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도록 하겠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사성 때문에 오히려 친해지기가 어렵고 친화력 대신 반발성이 생기고, 사람들은 로봇에게서 섬뜩함과 혐오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관찰자들에게 있어, 그런 행동 개념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이시구로 박사가 만든 또 다른 로봇 ‘지미노이드’(Geminoid)다. 사람을 닮은 로봇이지만 에리카와 같은 호감을 주지 않는다.

로봇공학자들에게는 호감과 공포 사이의 구분이 어디 있는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코리 키드의 말대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 앞에 그들이 소름끼치지 않게 기계를 내놓을 수 있을까?"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3.17  18: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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