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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심리학자가 CEO들에게 주는 조언“서둘러 직감으로 판단하지 말고, 세분화해 분석하라”
   
▲ 노벨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네만은, 기업 임원들에게 직감적 결정 보다는 세분화해서 각항목별로 분석한 후 결정하는 것이 보다 입체적인 의사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출처= NZ Herald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노벨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네만은, 1996년에 작고한 그의 오랜 협력자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함께, 인간이 이성적인 의사결정자라는 개념을 뒤집음으로써 세상이 경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학문간 경계를 초월한 그들의 연구는, 의사들이 의학적 판단을 하는 방식, 정치학자들이 외교 정책을 통해 생각하는 방식, 투자자들이 월가의 위험을 평가하는 방식도 바꾸어 놓았다. 결국 그들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바꿨다고 말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제, 두 명의 다른 공동저자가 함께 쓴 새로운 기사에서, 카네만은 기업의 고위 간부들이 의사 결정에 접근하는 방식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주, MIT 슬론 경영대학원 학술지(MIT Sloan Management Review)에 발표한 논문에서, 케네만과 댄 로발로 교수, 올리비에 시보니 교수는 스타트업에서 기업 인수, 신제품 출시, 투자 등과 같은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어떻게 내려야 하는 지 그 과정을 간략히 설명한다.

그들이 제안하는, ‘조정을 통한 평가 프로토콜’(Mediating Assessments Protocol, MAP)이라는 멋진 이름의 접근 방식의 목표는 간단하다. 선택에 필요한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직감에 따른 의사결정을 미루는 것이다.

카네만과 시보니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MAP의 필수 목적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직관에 의한 판단을 늦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입체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선택된 6~7가지 속성에 따라 결정 요인을 분석하고, 각각의 속성을 따로 토론하고, 상대적 백분위수 점수를 부여한 후, 그 점수에 따라 최종으로 전체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네만은, 임원들은 기업 인수 같은 큰 결정을 할 때, 주제별로, 또는 여러 장(章)으로 되어 있는 설명서를 만드는 일은 대개 잘 하고 있지만, 결정 대안을 하위 구성 요소로 나누어 각각을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방식의 첫 걸음이며, MAP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는 MAP을 구직자가 큰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것에 비유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 모든 옵션이 입사 지원자와 다를 바 없습니다. 구직자가 좋은 선택과 거절해야 할 선택을 구분하는 본질적 차원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는 것처럼, 기업 임원들도 그 차원을 한 번에 하나씩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큰 전략적 결정을 내릴 때, 이런 방식은 보다 엄격한 접근법이 될 뿐만 아니라, 집단 사고(공동책임 무책임이라는 사고)를 억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실에 입각해 의사결정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집단 사고를 최대한 억제할 수 있지요. 집단 사고는 빨리 결론을 내려고 하지만 MAP을 사용해 너무 일찍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맥킨지(McKinsey & Co.)의 기업 전략 훈련을 이끌었고, 지금은 파리경영대학(HEC Paris) 협력 교수인 시보니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하부 단위에서의 의사 결정에는 세부적 절차를 갖추고 있지만, 이른 바 고위층에서 내리는 결정은 직감적 본능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의 양과 세부사항은, 그 의사 결정의 중요성에 반비례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기업에는 종이 클립을 구매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절차는 다 가지고 있지만, 특별한 대형 구매에 대해 알기 쉬운 절차를 규정해 놓은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대형 구매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에 그런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을 설계할 기회가 없었으니까요.”

   
▲ 카네만의 ‘조정을 통한 평가 프로토콜’(MAP)이라는 접근 방식의 목표는, 선택에 필요한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직감에 따른 의사결정을 미루는 것이다.   출처= McKinsey

또 다른 이유는 전략적인 결정에서는 결정 과정을 규율로 만드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전략적 결정은 대개 조직의 고위층에서 만들어지고, 고위층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고위층 사람들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지요."

시보니 교수는, 많은 고위 간부들이 이런 조언을 들으면 놀랄 것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간부들은 전체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문제를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 분석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문제를 작은 부분으로 나눈 다음, 이런 ‘조정 평가’를 통해 직관적이면서도 전체적으로 판단한 결정을 직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네만과 시보니 교수는,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 그렇게 자주 생기지 않는다는 것과 성과를 비교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전략적 결정의 효과를 계량화할 수 있는 증거를 얻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입증되지 않은 경험을 시도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며, 구직자들의 경우, MAP과 유사한 구조적 결정 과정을 사용해 좋은 결과를 낸 증거는 아주 많다.

카네만은 60년 전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스라엘 군에 복무할 때, 카네만은 지원자들을 면접하면서 누가 훌륭한 전투 병사가 될 수 있는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면접관들은 누가 훌륭한 전투병사가 될 지 직관적으로 판단했다. 오늘날 많은 관리자들이 직원을 고용할 때 그저 인상을 보고 직관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처럼. 카네만은 신병 지원자들에게 의무감, 시간 엄수, 열정, 그리고 1950년대에 통했던 ‘남자로서의 자부심’ 등 6개의 항목으로 점수를 주는 방식을 취했다. 이와 같이 6개 항목의 평균 점수에 따라 지원병들을 평가한 것이 구조화되지 않은 직관적 면접보다 전투 병사로서의 성공을 예측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기업 임원들이 이렇게 훈련된 방식에 따라 의사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뇌는 스스로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시보니 교수는 두 가지 요령을 제시한다. 한 가지는, 예를 들어 입사 지원자를 평가할 때, 면접팀을 둘로 나누어 인사담당자에게는 재능을 평가하게 하고, 또 다른 심사팀은 업무 자질을 평가하게 하는 식으로 평가를 분리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백분위의 상대 점수를 매겨 평가 요인들을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모순되는 증거를 억제하는 경향인 ‘과도한 일관성’(excessive coherence, 상호 모순되는 증거를 접할 때 어느 하나를 억제하는 경향)을 추구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

"인수 합병이나 직원을 뽑는 결정을 할 때, 대체로 좋으니 그렇게 하자고 결정하는 것이, 여러 개 항목 중 5개 항목에서 좋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 쉽지요. 그러나 평가 항목 중 한 개가 좋다고 해서 대체로 좋다고 판단하면 나머지 항목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입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3.16  19: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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