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정제마진이 작년 11월 4주 ‘마의 4달러’대를 깨고 약 100일만에 4달러대를 회복했다.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정제마진 구간이 4~5달러대임을 감안하면 한 숨을 돌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는 정제마진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원유 생산 설비. 출처=플리커

“반갑다 4달러”

15일 정유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3월 1주 배럴당 4.2달러로 작년 11월 4주 3.8달러로 기록한 이래 처음으로 4달러를 돌파했다. 4달러대까지 회복기간은 약 100일로 1분기 정도다. 작년 말 떨어진 정제마진과 작년 00까지 급등했던 국제유가로 인해 국내 정유 4사는 4분기 정유부문서 큰 영업손실을 냈다.

4달러대로 정제마진이 회복된 것에 대해 정유업계는 안도감을 표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한때 1달러때까지 떨어진 정제마진을 보면서 우려가 컸는데 이제 4달러대로 회복이 돼 정유업계의 수익이 올해 2분기부터는 본격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정제마진 개선을 긍정 평가하고 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정제마진은 작년 11월 이후 급락 국면에서 벗어나 과거 평균 구간을 회복하고 있다”면서 “휘발유의 유가대비 스프레드(가격차이)는 여전히 저점 수준이지만 향후 점진적 반등이 예상되고, 경유 강세가 마진 회복을 견인했다”고 평했다.

▲ 국제유가동향. 출처=한국석유공사

정제마진 회복세 전망

정제마진의 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휘발유 수요 성수기인 드라이빙 시즌(5~6월)이 다가오고 미국 정유사들의 시설 가동률이 떨어졌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두바이유에 비해 가격 하락이 심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정제마진 악화를 불러왔던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이제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오고 세계적으로 증가했던 휘발유 재고가 줄어들고 있어 정제마진은 꾸준하게 상승할 것”이라면서 “작년 12월 4주 기준으로 97.2%까지 올라갔던 미국 정유사들의 시설 가동률이 3월초 기준으로 87.5%까지 떨어져 정제마진 하락 요인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39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휘발유 재고도 46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유사들이 석유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원유인 WTI도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WTI는 14일 기준 배럴당 58.61달러로 전날보다 0.35달러 상승했다. 그러나 두바이유와의 가격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다시 늘릴 경우 정제마진의 소폭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정제마진 회복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5월사이에 아시아와 미국 정유사의 정기보수 집중으로 인한 공급 축소와 가솔린(휘발유)·디젤 성수기 도래로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의 경기 부양책과 미중 무역분쟁 완화 가능성도 긍정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휘발유 수요가 2분기 계절적 수요 성수기로 인해 강세로 갈 것”이라면서 “미중 무역분쟁 완화가 2분기에 현실화된다면 뚜렷한 강세가 예상되고 올해 하반기에는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등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