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행당동(杏堂洞)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살구나무 행, 집 당, 마을 동의 한자로 된 행당동은 실제로 살구나무와 은행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던 것에서 유래했다.

전방위적으로는 아니고 행당초등학교 동쪽 산 일대에 아기씨당이라는 곳 근처에 살구, 은행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아기씨당은 2005년 서울시 민속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되었다.

살구나무는 악귀를 쫓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옛날 굿터에는 귀신 들린 자를 쫓기 위해 이 살구나무를 이용했다. 중국 신선전에는 사람을 살리는 나무 중 하나로도 소개되었는데 병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어 기침을 치료하는 약재로도 쓰인다.

그렇듯 이 살구나무라는 특별한 상징의 이름을 넣어 작명된 곳이 행당동이다.

살구나무가 많이 있던 곳이 아기씨당이니 그곳 이야기를 좀 더 하겠다. 아가씨당은 왕십리 역 부근에 있었으나 세 차례의 이전을 거쳐 행당동에 세워졌다.

이곳은 조선 영조 때 지어진 것으로 추측되는데 어려움에 처한 북쪽 공주가 위험을 피해 숨어 들었다가 죽어서 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이후 매년 음력 10월 3일에 행당동 아기씨당 무속 굿이 펼쳐진다. 이 무속 굿의 이름은 ‘아기씨당 대동제’다.

현재 성동구는 개발계획이 수립되어 추진 중이다. 때문에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매우 높다. 특히 현재 성동구는 16.28%의 지가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행당동은 지역구상 행당역, 왕십리역, 한양대역 그리고 왕십리 분당선의 지하철 역을 가지고 있다. 반면 지하철역을 기점으로 한 상업지구 발달은 부족한 편이다. 어떻게 보면 주거밀집 지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행당동의 인근 산을 살펴보면 서쪽으로 무학봉이 있는 근린공원이 있고 서남방향으로 약 119미터의 큰매봉이 있는 대현산공원이 있고 남쪽으로는 중랑천이 있다.

도시풍수적으로 보면 중랑천을 만날 게 아니라 한강을 보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행당동의 발전과 모습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현재 그 자리는 금호동과 옥수동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아쉽게도 도시풍수적으로 이 동네의 부를 부르는 기운이 금호동이나 옥수동보다 낮다.

그러나 이곳은 강남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진입구역이며 서울 명문대 중 하나인 한양대학교가 있다. 중랑천이 한강보다는 약하다 해도 재물을 부르는 물을 앞에 두고 있으니 중랑천이 수질이 좋아지고 발전할수록 행당동의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좋은 풍수란 땅이 건강하고 물이 건강하면 자연히 좋은 명당이 되는 것이고 좋은 명당은 알아서 부자들이 많이 살게 되는 곳이 되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행당동은 주거밀집 지역이면서 대학교가 있고 강 너머 바로 강남을 앞에 두고 있어 주택임대사업 부지로 적합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다만 강남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단점이 있는데 길을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성동교를 너머 성수대교를 건넌다 하더라도 돌아가야 하는 것은 물론 동호대교를 넘어간다 하더라도 금호동을 지나 돌아가야 한다.

중랑교가 앞에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보기 어려운 지리적 이유가 될 수 있다.

행당동은 중랑천을 마주보고 있어도 주택가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때문에 행당동의 재물은 물을 통해서 오기 어렵다. 길을 통해 오거나 잔잔하고 조용한 주거지역으로써의 가치가 올라가야 한다.

행당동에 자그마한 골목골목의 콘텐츠가 많이 생기길 희망한다.

아니면 이름처럼 살구나무가 많아지는 것은 어떨까? 이를 활용한 지역 콘텐츠의 개발도 좋다고 본다. 무속의 행사로 대중에게 볼거리를 주긴 힘들다. 행당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감 가능한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다. 종로의 익선동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낙후된 뒷골목이었다가 강북에서 가장 핫한 지역이 된 것처럼 행당동도 그런 조건을 갖춘 곳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