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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할인경쟁’?, 누군가 반드시 비용 감당한다등가교환의 법칙은 살아있다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유통(流通)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에는 수많은 기준이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본질적인 두 가지 요소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물건을 갖춰 놓는 다양한 ‘상품의 구성’ 그리고 가능하면 낮은 ‘상품 가격’의 제안이다.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국내 유통업계는 가격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체들이 물건을 싸게 판매하기 위해 경쟁까지 한다니 소비자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경쟁이 모든 경제 주체를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에서는 무엇인가를 얻고자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등가교환(等價交換)의 법칙’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에도 등가교환의 법칙이 적용된다. 즉, 가격 할인으로 상품이 저렴해지는 만큼의 비용 증가 혹은 수익의 감소를 유통 과정에 참여한 주체들 중 누군가는 ‘반드시’ 감당해야 한다. 

유통업체가 가격할인을 감당하는 경우는 수익성 감소나 비용의 부담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둔 것이다. 물론 ‘박리다매(薄利多賣)’로 인해 수익이 증가할 정도로 상품이 많이 판매된다면 유통업체의 수익성은 변동이 없을 수도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아주 특수한 경우다. 유통업체가 자신들의 유통 마진을 줄이는 방법은 수익성보다는 브랜드를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더 강하다. 그러나 문제는 유통업체들이 자신들의 수익 감소나 비용 부담을 다른 주체에게 전가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다. 

즉 유통업체가 상품을 공급하는 공급자 혹은 상품 제조업체들에게 공급 단가를 낮추도록 계약 지위상의 우위를 이용해 압력을 넣거나 유통 비용의 부담을 강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유통업체가 감당하는 수익 감소나 비용 부담은 공급업체에게 전가된다. 물론 협의를 통해 이 수익 감소나 비용 부담 증가분 비중을 서로 분담할 수도 있으나, 공급업체들에게 유통업체는 계약 관계상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동등한 자격으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신세계그룹은 '초저가' 정책으로 2019년 유통업계 가격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출처= 신세계그룹

중소벤처기업기업부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유통 3사를 대상으로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의 조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각 유통사 PB상품 납품거래에서 ‘부당 단가인하 행위’가 있었는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상기 유통 3사는 2016년부터 2년 동안 납품업체의 책임과 관계없이 총 864차례 납품대금을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유통업체의 이러한 압력 행사로 납품업체들이 감당한 비용은 약 9억6000만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각 유통업체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커머스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할인 쿠폰의 발행으로 줄어드는 수익분을 상품 판매자에게 돌리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판매자들에게 받는 입점 수수료를 올리거나 상품 검색의 상위노출 비용을 올리는 방법으로 수익을 보전한다. (혹은 모 업체처럼 대규모의 투자를 여러 차례 유치하거나) 물론 이것도 엄연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마케팅 수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를 비난하기는 어렵지만 경우에 따라 각 판매자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넘겨지는’ 비용이 있기에 소위 말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갑질과 모양만 다를 뿐 맥락은 같다.

물론 일련의 문제점들은 이미 과거에 수차례 지적됐고 각 업체들도 시정을 했기 때문에 현재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가격 할인 경쟁을 전부 싸잡아 나쁘게만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요즘처럼 유통업체들의 할인 경쟁이 난립할 때일수록 대기업들의 편법이나 갑질이 자행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피해자는 상품의 공급자인 중소상공인이나 지역의 농민·어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통업체와 공급자들의 공정한 재화의 거래 그리고 유통업체의 건전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정부 차원의 감시가 필요하다. 동시에 유통이나 공급의 주체들이 서로의 이익 증진을 위해 동등한 여건에서 협의하는 과정을 만들고자 하는 업계의 자정도 필요하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9.03.15  07: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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