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리츠)가 상장을 철회했다. 1조원 훌쩍 넘는 대규모, 해외투자 설득 실패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유통업 부진도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국내 리츠 시장이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에 따르면 홈플러스 리츠는 상장을 철회했다. 수요예측 마감일인 지난 13일까지 집계한 결과 예상치를 크게 밑돈 탓이다.

기존 예상 총공모가액은 1조5000억~1조7000억원이었다. 2조원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반면, 낙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1조원을 넘는 대규모라는 점에서 수요가 받쳐줄지 의문이었다.

홈플러스 리츠도 이를 간파하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주관사단도 국내 IB보다는 외국계IB를 중심으로 꾸렸다. 국내는 물론 해외투자자의 반응도 썩 좋지 않았다.

지난해 상장한 신한알파리츠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홈플러스리츠 IPO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신한알파리츠의 공모가액은 1100억원 수준으로 현저히 낮았다. 수요에 대한 부담이 덜했던 것이다.

신한알파리츠의 기초자산은 판교알파돔 6-4블록(감정평가 기준 자산가치 5360억원)과 용산 더 프라임타워(지분율 32.9%, 지분가치 265억원)다.

해당 자산의 당시 임대율 90%를 넘었다. 상업용 빌딩 시장은 주택시장과 달리 바닥면적증가 속도가 가팔라 공실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었다. 그러나 판교지역은 공실률이 1%대로 타지역(10%대) 대비 현저히 낮았다.

신한알파리츠 흥행 배경으로는 신한금융그룹의 역량도 꼽힌다. 신한금융투자가 주관을 담당하고 신한은행 등의 판매창구를 이용해 영업에 적극 나설 수 있었다.

홈플러스리츠는 기초자산 측면에서도 다소 부담이었다. 오프라인 중심 유통업 전반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신한알파리츠에 앞서 상장한 이리츠코크렙은 규모 측면 기관투자자를 만족시키며 수요예측에서는 흥행했다. 다만, 과거 상장 리츠들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유통업 기반이라는 점도 투자심리를 일부 위축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