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는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Star Wars Episode6; Return of the Jedi)에서부터 미래에서 온 자들을 죽이는 영화 <루퍼>(Looper)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십년 동안 공상과학(SF) 영화에 단골로 등장했던 교통수단이다.

이제 캘리포니아의 한 회사가 비행기 설계를 기반으로 개조된 5개의 제트 엔진을 장착한 ‘진짜’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Flying Motorcycle)의 주문을 받겠다고 공언했다.

이미 아이언맨처럼 날 수 있는 개인용 제트팩(Jet Pack, 분사추진기)을 만들어 판매한 바 있는 제트팩 애비에이션(JetPack Aviation)의 데이비드 메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150마일(240㎞)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으며, 1500피트(450m) 상공에서 45마일(70㎞)의 거리를 날 수 있는 ‘스피더’(Speeder)라는 이름의 나는(Flying) 오토바이를 내년부터 38만달러(4억3000만원)에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속도와 높이가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회사는 이미 3분의 1 크기의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내년에 20대의 풀사이즈 스피더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는(Flying) 오토바이를 탈 사람들은 그만한 배짱과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겠지만 안전벨트는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지난 2015년에 자신이 개발한 제트팩을 타고 자유의 여신상 주변을 비행해 유명해진 메이먼 CEO는 “나는(Flying) 오토바이는 우리 모두가 꿈꿔왔던 것이지만, 이런 생각은 늘 공상과학소설처럼 취급돼 왔다. 이제 집 앞 마당 잔디밭이나 진입로에서 수직으로 이륙해 도시 반대편의 비슷한 위치에 착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Flying) 자동차, 오토바이, 개인용 비행기 등은 이제 더 이상 상상의 대상이 아니다. 스피더는 나는(Flying) 자동차 개발 경쟁 레이스에서 가장 최근에 선보이는 기기이지만, 우버(Uber), 에어버스(Airbus), 볼로콥터(Volocopter) 같은 회사들도 나는(Flying) 오토바이를 개발하고 있다.

나는(Flying)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들은 머지않아 도시의 통근자들이 교통체증이 심한 거리를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도시 건너편까지 몇 분 만에 데려다 주는 에어 택시를 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 제트팩 애비에이션(JetPack Aviation)의 플라잉 모터사이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의 응급 구조에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출처= JetPack Aviation

지난 2017년 두바이 경찰은 네 개의 회전하는 프로펠러 사이로 경찰관이 스콜피온(Scorpion)이라는 나는(Flying) 오토바이에 타는 장면을 공개했다.

리프트 에어크래프트(LIFT Aircraft)라는 스타트업도 자체 개발한 수직 이착륙기 헥사(Hexa)를 공개하고, 대중 운항 승인이 날 때까지 텍사스 오스틴 외곽의 호수 상공을 도는 관광 상품(1회당 15분 비행에 249달러)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항공청(FAA)는 기존 항공기와는 달리, 초경량 항공기를 운전하는 데에는 조종사 면허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FAA는 초경량 항공기는 주간에 오픈 공간에서만 운영해야 하며,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 용도로만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는(Flying) 비행체(1인용 비행기건, 자동차건 오토바이건)를 개발하는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제트팩의 메이먼도 규제 기관의 규정이 이 비행체들을 교통수단으로 인정하고 운항을 허가할 때까지는 스피더를 개인 소유와 레크리에이션용으로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더는 완전 자동으로 조종되거나, 비디오 게임 애호가들에게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로틀과 조이스틱을 사용해 반자동으로 조종할 수 있다. 어느 시점에 가면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개조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배터리 셀도 터빈 엔진이 만들어내는 속도와 힘을 낼 수 없어 등유를 사용하고 있다고 메이만은 설명했다.

“아직 전기 항공기가 도시 주변을 비행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있지만, 이 비행체의 운행 사례와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조만간 허용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메이먼은 앞으로 스피더가 민간과 군에서 모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트팩 애비에이션은 특수부대 군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트팩을 개발하기 위해 몇 년 동안 연구해왔다. 그러나 적재량 요건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엔지니어들은 제트팩 대신 개인용 비행체를 설계하기 시작했고 그 연구 결과가 스피더라는 것이다.

군사 환경에서, 특히 헬리콥터가 접근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지역으로 무거운 짐을 운반하거나 전장으로 군인들을 이동시키는 데에 스피더가 안성맞춤이라고 메이먼은 설명했다. 스피더는 보트 뒤나 브래들리 전투장갑차 지붕 위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또 민간 부문에서도, 달리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에 응급 구조대를 보내는 데 스피더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메이먼은 스피더가 드론도 감당할 수 없는 임무를 수행할 날이 올 것이라고 예견한다.

“전기를 사용하는 드론은 몸체 밖에 전기 모터를 장착해 기체의 안정성을 유지하지만, 사람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대형 드론은 너무 커서 복잡한 도시에서 운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스피더의 엔진은 기체 바닥에 밀집돼 있다.

“사고 피해자가 있는데 구급차는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피더는 피해자의 2피트(60㎝) 옆으로 착륙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위험을 줄 수 있는 프로펠러 같은 것도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