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개척한 영국의 다이슨의 힘이 빠지고 있다. 지난 2016년 90%에 달하던 시장점유율이 국내 기업 제품들의 시장참여로 최근엔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국내 상중심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국산 제품과 외산 제품이 절반 수준 각축전을 벌이다가 올해 들어서는 국산 무선 청소기 비중이 60%로 늘어났다. 상중심 무선청소기란 모터가 손잡이 근처 부분에 달려있는 무선청소기를 말하며, 스틱형 청소기라고도 부른다.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LG전자와 다이슨이 강세를 보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이슨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지만 LG전자가 ‘코드제로 A9’을 내놓으며 많은 소비자들을 빼앗아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다이슨, LG전자, 삼성전자가 각각 50%, 40%, 1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좀더 세심하게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청소기에 물걸레를 탑재한 것이 그 예다. 미세먼지가 극심한 요즘 실내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물걸레 청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LG 전자의 코드제로 A9과 삼성전자의 삼성 제트 등은 물걸레 기능을 제공한다. 코드제로 A9은 지난해 11월, 삼성 제트는 지난달 출시했다. 

▲ LG 코드제로A9 1회용물걸레부직포. LG전자는 지난달 13일 일회용 청소포 등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용 액세서리를 출시했다. 출처=LG전자
▲ 삼성전자 제트. 출처=삼성전자

국산 제품의 선전은 최근 다이슨의 평판 손실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다이슨은 미국 최대 소비자 평가 월간지 컨슈머리포트(CR)가 발표하는 추천 제품 목록에서 내구성 측면에서 혹평을 받으며 제외된 바 있다. 다만, 당시 다이슨 측은 컨슈머리포트의 조사 방법이 투명하지 못하고 결과의 신뢰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외산 제품이라 소비자들의 AS의 만족도가 국내 기업 제품보다 떨어진다는 지적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청소기의 흡입력이 약해지거나 부품이 고장나는 경우 이용자는 AS 센터를 찾아야하는데, 국내 기업의 AS 센터에 비해 매장을 찾기가 어렵고 찾더라도 해외에서 부품을 가져와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 종종 제기된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2016년 50만대, 2017년 70만대, 2018년 100만대 등으로 급성장해왔으며, 2019년엔 14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점점 커지는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가전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