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IT > IT큐레이션
[IT큐레이션] 이렇게 한국 자율주행차 기회는 멀어져 간다트렌드 성숙했지만...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3.13  13:27:34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자가용 신규등록은 111만6851건을 기록, 전년 대비 2.6%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117만5428대 신규등록으로 정점을 찍은 후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0대 신규등록은 전년 대비 4.4% 줄었고 40대도 4.9% 감소해 감소 폭이 유달리 컸다.

'자가용 신규 구매가 줄어들고 있고 특히 3040 세대가 구매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지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040 세대의 자가용 신규 구매 하락과 자율주행차가 무슨 관련이 있나?'라는 질문이 나오겠지만, 이 두 개의 키워드를 관통하는 다양한 맥락은 분명 살펴볼 가치가 있다.

   
▲ VCNC 타다가 보인다. 사진=임형택 기자

승차공유 시대는 자율주행차를 부른다
1967년 <동아일보>는 '운전면허제 전면 개편'이라는 기사를 통해 치안당국이 마이카 시대에 대비해 운전면허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 6개의 운전면허증을 일반면허와 직업면허로 단순화시키는 한편 고속도로 장애물 제거에 나서는 등 도로교통 인프라 전반을 손질한다는 내용이다. 마이카 시대의 태동에 따라 도로교통법제화를 시도한다는 뜻이다. <경향신문>도 1969년 '마이카의 물결타고 부쩍 늘어난 자동차 생산'이라는 기사를 통해 1968년 국내 자가용 숫자가 전년 대비 33%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마이카 시대는 말 그대로 '모두가 자가용을 가지고 있는 시대'라는 뜻이다. 심지어 집이 없어도 자가용만은 반드시 사는 시대며, 우리는 이를 허영심과 실용성에 중심을 두고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지금도 유효하다. 특히 사람이 걷는 인도보다 차량이 다니는 도로 중심의 도시 설계가 고착화된 상태에서 당분간 큰 줄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당장 정부 청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건물들은 정문의 중심에 도로가 있고, 인도는 양 옆으로 간신히 붙어있는 추세다. 차량 중심의 인프라며, 이는 마이카 시대의 산물이다.

그러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업계의 보고서에 따르면 3040 세대를 중심으로 신차 구매 패턴이 변하며 마이카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원인이 제기되지만 업계에서는 승차공유 활성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승차공유는 말 그대로 차량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렌트 비즈니스의 등장으로 정의됐으나, 최근 해외에서는 우버, 국내에서는 쏘카와 그린카 등 모바일 승차공유 비즈니스 플랫폼이 등장하며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이 각 업체의 정체성이다. 이들은 승차공유 플랫폼이지만 일단 공유경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렌트카로 통칭되는 렌트 비즈니스는 특히 공유경제와는 무관하다. 플랫폼 사업자가 오프라인에서 차량을 대여하며 수수료를 받는 모델은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소비를 의미하지만 문제는 공급할 수 있는 자원을 플랫폼 사업자가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자유롭게 조절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오프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사실상 무한정으로 공급할 수 있는 차량을 고객에게 대여하는 것은 자원의 합리적 소비가 아니고 단지 비즈니스의 한 형태로만 봐야 한다.

쏘카와 그린카는 렌트카 업체와 동일하게 공유경제와 관련이 거의 없다. 플랫폼 사업자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온 것이 다를 뿐, 기존 렌트카 업체 서비스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쏘카 자회사인 VCNC의 타다도 마찬가지다. 기존 렌트카 비즈니스에서 기사를 고용해 친절함을 전제했을 뿐이다. 특히 타다의 경우 기사가 고용되는 형태기 때문에 명확한 온디맨드 플랫폼으로 정의된다.

정리하자면 렌트카와 쏘카 그린카 등은 공유경제가 아닌, 승차공유의 경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들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은 사실이다. 공유경제가 아닌 승차공유 플랫폼들은 차량의 효율적인 운행을 가능하게 만들고 환경문제에도 도움이 된다. 많은 고객이 하나의 차량을 이용하는 순간 기대이상의 순기능이 등장하고, 이러한 트렌드가 3040 세대의 자가용 신규 구매 속도를 늦추는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서울 종로에서 강남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하면, 마이카 시대에는 자기 차량을 몰아 이동하면 끝이다. 문제는 A와 같은 사람이 수십, 수백명일 때 벌어진다. 모두가 종로에서 강남으로 출발지와 목적지가 같은데 차량은 수십, 수백대다. 자동차 생산업체에게는 신나는 일이겠지만 도로교통체증과 매연현상은 불가피하다. 미세먼지 저감은 물건너 간다.

승차공유 플랫폼들이 위력을 발휘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당장 수백명이 동일한 목적지로 이동하며 발생하는 사회적 낭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특히 공유경제와도 약간의 접점이 있는 우버는 더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쏘카와 그린카 등이 B2C라면 우버는 C2C 모델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다음 단계다. 공유경제가 아닌 승차공유 플랫폼들이 조금씩 온디맨드 플랫폼의 방안을 찾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VCNC의 타다처럼 기사를 고용해 플랫폼에서 고객과 만나게 하는 소프트웨어 사용자 경험이 전제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승차공유 플랫폼들이 '호출'에 집중하고, 자가용이라는 개인적 용도의 차량을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해 그 이상의 사용자 경험을 담보한다면 다양한 가능성이 발생한다. 플랫폼 사업자가 여전히 역량을 발휘하기 때문에 온디맨드의 속성은 버릴 수 없지만 그 순간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보다 중요해지는 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우버가 가장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우버는 시작부터 일반 차량을 공유하는 플랫폼이기에 다른 플레이어보다 공유경제에 아주 조금 가까운데다, 지도 경쟁력부터 도시 인프라까지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용자 경험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공유경제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승차공유에 소프트웨어 기능을 더 연결, 이를 호출의 단계로 끌어오면 자연스럽게 부각되는 것이 자율주행차다. 쏘카와 그린카는 물론 우버 플랫폼에서 기사가 사라지고 말 그대로 차량만 제공되는 시대. 우리는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차를 마이카 시대 패러다임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만약 승차공유와 자율주행차가 만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사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비극은 사라지겠지만, 모빌리티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개인이 자율주행차를 호출해 이동하고, 또 다른 개인이 차를 받아 다음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여기에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도입되고 대중교통과의 연결성이 강화된다면? 개인이 자율주행차를 호출해 종로에서 강남으로 이동하고, 높은 언덕길은 전기 자전거나 스쿠터로 달린 후 이미 계획된 KTX에 탑승하는 그림이다. 여기에 또 다른 개인이 배회영업이 아닌 상태에서 강남에 머물러있는 자율주행차를 탑승하는 방식. 모빌리티의 궁극적 목표다.

   
▲ LG유플러스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우리는 패배하고 있다...그러나
개인의 차량 구입 감소 추세는 승차공유의 영향도 크다. 여기까지가 현재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호출 기술을 통해 출발지와 도착지를 다양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이동하며, 이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가 자기에게 맞는 알고리즘 설계에 맞춰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까지 누리는 것이 미래다. 카카오 모빌리티와 쏘카가 전기 자전거 업체에 투자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SK가 많은 지분을 가진 쏘카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비슷한 실험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이다. 승차공유 시장이 커지고 있고, 이 현상이 호출과 자율주행차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모빌리티 전략으로 이어져 개인화된 이동 서비스가 안착되려면 어떤 동력이 필요할까?

기술과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일단 기술 로드맵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각 제조사들은 ICT 업계와 만나 승차공유 시장까지 넘보고 있으며 알파벳 웨이모는 자율주행택시까지 상용화하고 있다. 테슬라와 우버도 비슷하다. 여기에 5G 전략이 힘을 더한다. 각 통신사들도 5G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만 빌려주는 행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며,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단행하더라도 자기 생태계를 가지고 싶어 한다. 당장의 폭발적인 기술 혁명은 아니더라도, 기술 로드맵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사회적 합의다. 지금까지 말한 모든 전략이 제대로 가동되려면 기술 로드맵과 더불어 기존 교통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 혹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단계에서 길이 막혔다. 모빌리티의 초입이자 관문인 카풀부터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마당에 자율주행차는 커녕 호출, 나아가 전체 모빌리티의 결합을 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한양대학교 ACE Lab 선우명호 교수가 LG유플러스의 5G 자율주행차 상용도로 주행 간담회에서 국내 자율주행차 역량에 대한 질문에 "카풀마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의 ICT 전략은 자동차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ICT 플랫폼으로 각광받는 것은 자동차며, 자동차는 자율주행차로 진화하고 있다.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자율주행차에 방영되는 영화를 즐기고, 자율주행차는 스마트시티와 연결되어 도로를 파악한다. 단순하게 스마트폰 역할을 자동차가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될 전망이다.

이러한 부가가치의 아름다운 미래는 좁게 보면 카풀에 달렸다. 카풀부터 상용화되고 안착이 되어야 호출과 차량공유 등과 관련된 모든 로드맵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차공유의 진정한 의미를 담은데다, 카풀마저 상용화되지 않으면 다른 로드맵은 당연히 이뤄지지 않을 '미몽'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되고 있다.

   
▲ 어디고가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출처=위츠모빌리티

13일 어디고를 서비스하는 위츠모빌리티가 시범 서비스에 돌입하며 택시 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정한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합의안에 담긴 운행 시간 제한이 아직 법제화된 상태가 아니고,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현행 여객운수법에 아직 카풀 운행 시간에 대한 명확한 명기가 없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도 해내지 못한 국민 정서 반대를 택시업계가 해낸 마당에, 위츠모빌리티의 결정은 용기있는 결단이다.

아직 카풀 법제화는 되지 않았고 기회는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풀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도 되지만, 다른 카풀 플레이어들은 그렇지 않다. 이 부분에 집중해야 카풀에서 시작된 자율주행차의 비전까지 단숨에 진격할 수 있다.

최진홍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SPONSORED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여백
여백
동영상
PREV NEXT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84 10F (운니동, 가든타워) 대표전화 : 02-6321-3000 팩스 02-6321-3001 기사문의 : 02-6321-3042 광고문의 02-6321-3012
등록번호 : 서울,아03560 등록일자 : 2015년 2월 2일 발행인 겸 편집국장 : 임관호 편집인 : 주태산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진혁
Copyright © 2019 이코노믹리뷰.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홈페이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