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음식 주문 배달 플랫품 우버이츠가 공유주방 사업에 손을 뻗었다. 승차 공유 서비스뿐만 아니라 앱을 거점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우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우버이츠가 배달음식업계를 수직화해 건전한 경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클라우드키친스(Cloudkitchens)라는 공유주방 사업을 운영하는 우버 창업주 트래비스 칼라닉 전 CEO와의 정면대결도 기대돼 우버의 공유주방 실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우버이츠가 공유주방 실험에 나섰다. 출처=갈무리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간) 우버가 우버이츠(Uber Eats)앱을 통해 배달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에 ​​주방을 임대하는 시범 프로그램을 파리에서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우버측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사안은 아니다.

블룸버그와 익명의 관계자는 "우버가 2018년부터 프랑스 파리에 (주방)공간을 임대하고 부엌 장비를 구입해왔다"고 밝혔다. 해당 주방은 배달 고객을 주로 하는 식당에 임대할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소프트웨어, 앱, 판매 채널, 회사들이 식당 음식 배달시장에 들어서면서, 밀려드는 주문량을 충족시키는 것이 식당 대부분에 운영상 골칫거리다. 크리스 바고트 클러스터트럭 대표는 “식당들이 배달 서비스를 사업자체가 아닌 부가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달 사업은 향후 5년간 매년 12%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식당들에겐 재정·운영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바고트 대표는 "최근에는 새로운 개념을 시도하려는 기성 브랜드와 자본이 부족한 식당 자영업자 모두 해결책으로 공유주방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식품 매체 더스푼은 “우버가 키친을 광범위하게 운영한다면, 위에 언급된 여러 문제들이 다소 해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우버 CEO인 트래비스 칼라닉과의 경쟁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클라우드키친스는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성공했으며 조만간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에서도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칼라닉은 자신의 새로운 스타트업에 전직 우버 직원을 채용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우버는 전직 임원을 직원으로 모집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한편, 우버같은 큰 회사가 공유주방 사업에 뛰어들면 나머지 음식 배달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개인 식당의 경우 우버 이츠의 공유 주방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옳은 선택이다. 그러나 우버가 식당 메뉴에 관여하거나 우버 로고를 포함시키는 등 브랜드 자체를 통제하려 하거나, 나쁘게는 실적이 나쁜 업체들을 자의적으로 제외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버 이츠의 이런 시도가 수직 결합이며 손해를 입는 업체가 나올 거란 비판도 나온다.

수직적 결합은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의 구매 혹은 판매선을 막거나 경쟁자를 차별하는 방법으로 경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우버는 여전히 적자상태로 수익모델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공유 주방 실험이 우버의 향후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