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사건이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가 연루된 마약 투여, 성접대 등으로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일각에서 네이버와 YG엔터테인먼트의 유착을 의심하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창업주의 아들을 승리와 무리하게 연결해 사실을 왜곡했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신문 연예부장 출신의 김용호 씨는 12일 자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네이버 이해진 총수 아들의 은밀한 취미(feat:버닝썬 승리)'라는 콘텐츠를 게시했다.

김 씨는 해당 콘텐츠를 통해 네이버의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에 주목했다. 네이버는 2017년 YG엔터테인먼트에 지분투자 500억원을 포함해 총 1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순식간에 당시 기준 9.14%의 지분을 확보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두 회사는 한류 콘텐츠 활용에 공동으로 나서는 한편 공동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해 시장 투자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SM엔터테인먼트와 만난 것처럼 네이버도 강력한 ICT 플랫폼 구축에 나서며 YG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콘텐츠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 씨의 주장은 달랐다. 그는 네이버 이해진 창업주의 아들인 이 모씨가 클럽에서 DJ를 했으며 현재 이 씨는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더블랙레이블에 소속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승리가 대표로 있는 DJ 소속사 YGX에 아티스트로 등록이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네이버의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가 이해진 창업주 아들인 이 모씨라는 연결고리로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해당 콘텐츠는 삭제된 상태다.

이 주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파급력이 있다. 먼저 이해진 창업주의 사내 영향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해진 창업주를 총수로 지정할 당시 네이버는 이 창업주의 지분이 낮은데다 사실상 글로벌 경영에 매진하기 때문에, 이 창업주는 총수가 될 수 없다는 논리를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이 창업주는 총수 논란이 일었을 때 지분을 처분하는 한편 이사회와 한성숙 대표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택했다.

이 창업주는 현재 네이버 의장이 아니며 Global Investment Officer. 즉 글로벌투자책임자다. 공정위에서 논란 후 이 창업주를 총수로 지정했기 때문에 총수라는 표현은 맞지만,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 창업주는 의장이 아니다.

네이버는 이 창업주의 사내 영향력이 미비하다며 총수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만약 이 창업주의 아들이 연결고리가 되어 YG엔터테인먼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렇게 되면 이 창업주는 글로벌 시장 개척에만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네이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네이버의 인사권이 여전히 이 창업주에 있다는 일각의 주장과, 최근 네이버 노동조합이 단체행동에 돌입하며 이 창업주를 겨냥하는 장면에 설득력이 더해지는 순간이다.

다음으로는 가수 승리와 이 창업주의 아들 이 모씨의 연결고리다. 김용호 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 의장의 아들인 이 모씨는 가수 승리와 가까운 사이며, 네이버의 YG엔터테인먼트 투자과 무관하지 않다는 뉘앙스다. 김 씨의 핵심주장이다. 버닝썬 논란과 이 모씨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주장은 없었지만 이와 관련해 나름의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명확한 사실관계는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분쟁의 여지가 있다.

업계에는 김 씨의 문제제기는 타당하지만, 이 창업주의 아들을 무리하게 승리 논란과 결부해 논란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네이버의 성장엔진이 허망하게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버닝썬 논란은 현재 정국을 강타하는 핵폭탄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두환 씨의 광주 법원 출석과 국회의 선거제 개편 논의도 모조리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질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가수 정준영 씨가 승리 논란과 관련해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기 시작했고, 일각에서는 소셜네트워크에서 사명을 변경한 미디어프론트가 지난해 승리를 VR부문 크리에이터로 영입한 대목을 두고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