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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추적] 매출 1조 톱텍, 나노 기업 에프티이앤이 품에 안는다업계, 소액주주 보호 회생계획안 주목
   
▲ 나노섬유 기술 강자인 에프티이앤이가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나노섬유에 대한 설명. 출처=에프티이앤이

[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황진중 기자] 나노섬유 제조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에프티이앤이(대표 김용원)의 회생절차 M&A에 경쟁업체인 톱텍(대표 이재환)이 나섰다. 톱텍이 에프티이앤이에 운영자금까지 투입하고 나서면서 업계는 사실상 예비인수인으로서 지위를 굳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3일 구조조정 업계와 파산법조계에 따르면 톱텍이 에프티이앤이에 DIP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DIP 금융(Debt In Possession Financing)은 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에 대해 운영자금이나 회생절차 종결을 위한 자금(Exit Financing)을 지원하는 법정관리 투자기법이다. 톱텍은 에프티이앤이의 운영자금으로 약 8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톱텍이 DIP금융을 지원하면서 사실상 에프티이앤이의 인가 전 인수합병(M&A)에 조건부 예비 인수자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톱텍이 이와 같이 에프티이앤이에 대한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회사의 회생절차는 스토킹 호스 방식의 입찰이 유력해지고 있다.

스토킹 호스는 회생채무자가 예비 인수 기업을 미리 물색해 조건부로 M&A에 대한 가계약을 체결하고 법원이 향후 공개입찰로 전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매각방식이다.

예비인수자로 나선 톱텍은 자동화 설비 및 대체에너지 사업체로 디스플레이, 자동차, 반도체, 2차 전지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는 업계 2위의 중견 업체다. 회사는 에프티이앤이와 경쟁관계에 있었다. 회사는 지난 2017년 매출 1조1384만원, 영업이익 2116억원을 기록했으나, 2018년 3분기 누적매출액은 2462억원으로 급감했다.

톱텍과 그의 자회사는 지난해 기술유출 문제로 각종 혐의에 연루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에프티이앤이와 관련 법원이 나노섬유 개발사인 톱텍의 자회사 레몬의 임직원들에 대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집행유예와 징역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 이일반 필터미디어(부직포) 확대 모습(왼쪽)과 에프티이앤이가 개발한 나노섬유로 코팅한 필터미디어 모습. 출처=에프티이앤이

레몬 임직원은 에프티이앤이의 나노섬유 기술 정보를 빼낸 뒤 레몬에 입사해 영업비밀을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현재 레몬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이어 모회사인 톱텍은 지난해 11월 삼성 스마트폰 OLED 기술을 중국에 빼돌려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업계는 매출이 급감한 톱텍이 회생절차에 있는 에프티이앤이의 인수로 섬유분야 나노기술(NT, Nano Technology)인 유기 나노섬유의 제조기술을 흡수,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에프티이앤이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톱텍의 인수금액은 계속기업가치를 넘는 수준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향후 공개매각 절차가 한 차례 더 남아있어 경쟁자들이 추가로 유입된다면 인수가액은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에프티이앤이의 청산가치는 약 110억원에서 115억원이고, 회사의 영업계속을 전제로 한 향후 10년간의 기업가치는 140억원에서 145억원 사이로 평가되고 있다. 에프티이앤이가 회생을 신청하면서 법원에 신고한 회생담보와 회생채권 등은 약 137억원이다.

파산법조계는 톱텍이 에프티이앤이의 계속기업가치를 상회하는 인수금액을 제시할 경우 채무를 모두 상환하는 회생계획안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프티이앤이의 한 관계자는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기술유출에 대해 책임 있는 경쟁업체가 회사를 다시 인수하는 것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에프티이앤이가 스토킹 호스 방식의 입찰절차(Stalking-Horse Bid)를 통해 인가 전 M&A를 강력하게 원하는 만큼 법원이 개시결정을 내리면 본격적인 매각절차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톱텍의 관계자는 회생절차 M&A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이 곤란하다”면서도 “시장에서는 자회사인 레몬이 에프티이앤이와 (기술유출) 소송 문제가 있다 보니 (톱텍이) 인수를 위한 투자가 이뤄지면 소송분쟁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연이은 상장사 회생신청...속 타는 소액주주들

지투하이소닉에 이어 에프티이앤이의 회생소식이 전해지면서 소액주주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시장은 코스닥 상장사들이 연이어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보호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에프티이앤이는 지난 8일 소액주주를 상대로 회생절차를 설명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약 30명의 소액주주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소액주주들은 약 7000명이다.

유동성 위기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의 인수자가 기존 주주들에게 무상감자를 요구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인수 후 경영권 행사를 위해서는 최소 6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구주 감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일부 주주들은 “자산이 충분한 회사가 무리하게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며 “일부 자산을 처분하면 유동성이 확보된다”면서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소액주주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회생을 신청하는 것은 자금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자산이 있어도 이를 담보로 하는 대출 등 자금 융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부족자금 조달을 위해 핵심 자산을 매각하면 사업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에프티이앤이는 이날 소액주주들의 주식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회생계획안을 수립하겠다며 주주들을 설득했다. 에프티앤이가 회생을 신청하면서 법원에 신고한 가결산 자산은 약 330억원으로 자산이 회생채무 등을 초과하고 있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회사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면 주주들에 대해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결권을 갖지 못하지만, 회사의 자산이 부채를 초과하면 채권자의 지위와 마찬가지로 의결권을 갖는다. 이 때문에 에프티이앤이의 주주들은 감자 없는 회생계획안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파산법조계 한 변호사는 “주식의 감자는 경영실패에 책임 있는 대주주의 주식을 감자하는 선에서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회사의 자산이 부채를 초과해 주주들이 채권자와 같이 회생계획안의 가부를 결정할 의결권을 갖고 인수자가 나타나 채권자들의 빚을 다 갚는 상황이라면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는 회생계획안을 수립해야 동의를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회생을 신청한 지투하이소닉(법정관리인 이희우, 신청대리인 법무법인 현우)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지투하이소닉은 소액주주의 권리보호를 위한 상환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회생법원은 에프티이앤이에 대해 12일 대표자 심문을 마쳤다. 법원은 향후 회사의 회생절차를 개시할 것인지 결정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대율(변호사 안창현)이 회사의 신청대리인이다. 

에프티이앤이, 평균 매출 200억원…회생신청 왜?

지난 1997년 설립된 에프티이앤이는 나노섬유 제조 및 판매와 건물공조시스템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전기방사 기술을 개발하면서 필리핀 현지에 나노섬유 생산 공장을 설립, 2005년에 신재생에너지 회사로 등록했다. 세계 최초로 나노 섬유(Nano Membrane)의 대량 생산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고 초고효율 필터, 기능성 스포츠웨어 등의 기능성 섬유소재 제품을 개발해 판매했다.

   
▲ 대한민국 신성장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등 독창적인 전기방사기술과 나노섬유 대량생산 원천 기술을 확보한 에프티이앤이가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박종철 에프티이앤이 대표가 표창을 수상하고 있다. 출처=에프티이앤이

에프티이앤이는 2006년 이앤이시스템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하면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2007년에 모건 스탠리와 지엠오(GMO) 등 9개 외국계 회사로부터 약 7300만달러(약 824억원)를, 2010년에는 지이캐피탈로부터 1000만달러(약 113억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회사는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1회용 마스크와 산업용 필터를 제조하는 공장을 화성에 설립하는 등 대규모 기술투자와 설비투자를 단행했으나 매출처를 다변화하지 못해 누적손실이 늘어났다.

채무자의 최근 4년간 매출액은 2015년 301억원, 2016년 275억원, 2017년 193억원, 2018년 219억원 등으로 평균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나노사업의 매출손실이 커 유동성 위기에 몰려 회생신청에 돌입했다. 회사는 2013년 국토교통부장관상과 2015년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양인정 기자, 황진중 기자  |  zimen@econovill.com  |  승인 2019.03.13  14: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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