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현존하는 은퇴자 노후자산 관리 상품으로 가장 최적의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TDF의 1년간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년이상 수익률은 10%이상을 올려 단기 변동성 반영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투자자)의 은퇴시점만 등록하면 퇴직연금 만기까지 투자자산의 배분과 포트폴리오 조절, 리스크 관리 등을 가입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알아서 운용관리하는 특성을 가진 TDF가 개선해야 할 내용이다.

김성일 KG제로인 퇴직연금연구소장은 “TDF는 근본 속성이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 자산배분 프로그램, 이하 Glide Path)에 의해 운용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 들여와 운용하는 Glide Path는 외국계 운용사가 외국인의 생애주기를 기준으로 설계된 자산배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생애주기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산운용사들이 퇴직연금 운용을 컴퓨터가 알아서 자동으로 운용한다는 점은 전가보도(傳家寶刀)처럼 크게 홍보하면서 외국의 Glide Path를 차용함에 따라 한국인의 생애주기에 적확하게 맞지 않다는 점과 시장변동성을 반영하지 않고 생애주기에만 맞춰 리밸런싱을 하므로 시장에 큰 변동성이 생길 경우 위험을 방어할 수 없다는 점을 가입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문제성을 지적했다.

TDF(Target Date Fund)는 투자자의 은퇴시점(Target Date)에 맞추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투자 비중을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자산배분 펀드이다. 즉, 투자자 개인이 장기간 스스로 하기 힘든 글로벌 분산투자, 포트폴리오 조절, 리스크 관리 등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할 작업을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처리해 주는 퇴직연금 관리 특화상품이다.

TDF의 특징은 ‘자산배분곡선’이라는 글라이드패스(Glide Path)에 의해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기준으로 생애주기에 따라 청년기에는 위험자산(주식) 위주로 투자해서 자산 증식에 집중하고, 은퇴시점이 다가올수록 안전자산(채권) 위주로 투자해서 자산보존에 집중하며 퇴직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점이다.

TDF시장 1조 4890억원 급성장, 수익률은 개선중

우리나라의 TDF 운용자산은 지난 2016 년초까지 3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7일 현재 전체 TDF운용자산 규모는 1조4890억원을 초과할 만큼 급성장했다. 그러나 이 규모는 지난 2018년 9월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총잔액은 172조 원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금액이다.

정부는 지난 해 퇴직연금의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적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70%까지 제한했던 TDF투자한도를 100%까지 확대하여 수익률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은 완료됐다. 이제부터는 자산운용사들이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을 올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숙제를 끌어 안았다.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말 기준 12개 은행이 운용한 DB형퇴직연금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1.21%이고, DC형은 1.06%를 기록했다. 또한 12개 증권사가 운용한 DB형 퇴직연금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1.33%이고, DC형은 -1.71%를 기록했다. (수수료 차감후, 세전 수익률임)

반면 6개 운용사가 운용한 TDF의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0.82%를 기록하여 갑자기 닥친 글로벌 시장변동성 상황에서는 TDF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3년 이상 운용한 장기 누적수익률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18년말 기준 12개 은행이 운용한 DB형 퇴직연금의 3년 평균수익률은 1.31%이고, DC형은 1.55%를 기록했다. 또한 12개 증권사가 운용한 DB형 퇴직연금 3년 평균수익률은 1.66%이고, DC형은 1.13%를 기록했다.(3년 수익률은 기하평균으로 산출한 수수료 차감후 세전 수익률임)

반면 펀드평가사 FN가이드에 따르면 TDF상품 중 가장 오래 운용한(2년 10개월) 삼성자산운용의 6개 펀드의 누적 평균수익률은 14.48%(수수료 공제후 세전 수익률)를 기록하고 있어 대비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TDF의 수익성이 제고되는 점은 바람직한 개선점”이라면서도 “장기투자할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면을 고려하여 한국형 글라이드 패스에 의해 수수료를 절감해야 하고 시장변동성을 즉시 반영하여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변동성 미반영·누적수수료 수익성 증대 걸림돌

TDF펀드는 운용상 국내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여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으로 퇴직연금 투자관리 상품으로 매우 적임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TDF가 근로자의 노후자산 관리를 가장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자리매김된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6년 삼성자산운용의 TDF출시 이후 지난 해까지 8개 자산운용사가 TDF를 미래 먹거리상품으로 인식하고 거대 퇴직연금시장에 참여했다.

TDF는 근로자의 근무기간 2.30년 동안 운용하는 초장기 투자상품으로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운용이 더 중요하다. 이런 특성을 감안한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TDF가 각광을 받고 있으나 시장변동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리밸런싱과 적립금이 누적될수록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등 문제점은 TDF 상품 특성에 남아있는 숙제로 제기되고 있다.

김 연구소장은 “최근 TDF가 가입자(투자자)들에게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투자상품으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점은 일면 기대가 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위험성도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알고 투자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TDF의 근본속성은 Glide Path(자산배분 기준)에 의한 자산배분과 운용사가 운용하지 않고 기계에 의해 자동으로 운용된다는 점” 이라면서 ”우리나라 TDF제도는 외국의 자산운용사와 업무협약(MOU)에 의해 외국의 Glide Path를 차용하고 있어서 한국인의 생애주기에 맞는 상품이 개발되지 않았고 운영시스템과 자산배분 기준 등도 외국사에서 제공하고 운용하는 점이 해결돼야 할 문제“라 하고 “외극의 Glide Path를 차용함에 따라 당연히 수수료를 더 지급하게 되며 이 수수료는 보통 퇴직연금 수수료의 15~20%를 차지하므로 과외의 비용을 투자자들이 부담하게 되고, 더 중요한 사항은 퇴직연금이 20~30년 초장기상품인데 연간 50bp만 부담한다고 가정하면 10년간 누적수수료율 5%, 30년이면 15%나 수수료로 지급하게 되는 셈이다. 또한 이런 실상을 자산운용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리지도 않고 저위험 중수익상품이라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판매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면서 “TDF에 디폴트옵션제를 포함한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시급한 이유는 가입자들에게 상품 선택지를 많이 제공할수 있기 때문이며, TDF를 포함한 MP(Model Portfolio)상품을 다양화하면 운용사 간에 자사상품 판매를 위한 경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수수료도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TDF MP모델을 경쟁구도로 운영한 모범 케이스가 호주 기금형TDF제도인데 호주 기금형퇴직연금제도는 수수료가 저렴하면서 수익률은 연간 9%대 고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퇴직연금 운용의 모델국가” 라면서 ”퇴직연금은 안전한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이므로 가입자는 꾸준한 관심을 갖고 수익률을 관리하고, 자산운용사와 정부는 최대한 완전한 퇴직연금제도가 구축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