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11일(현지시각) 예상보다 양호했던 1월 소매판매 지표와 IT 기술주 강세 등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9%(200.64포인트) 상승한 2만5680.88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47%(40.23포인트) 오른 2783.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02%(149.92포인트) 상승한 7558.06에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11개의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재량소비재 1.53%, 필수소비재 1.33%, 에너지 1.54%, 금융 0.99%, 헬스 1.17%, 산업 0.89%, 소재 1.41%, 부동산 1.54%, 기술 2.17%, 커뮤니케이션서비스 1.86%, 유틸리티 0.73%가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보잉 주가가 5.3% 하락해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주말 에티오피아에서 또 한 차례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고 보잉의 신형 항공기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보잉 주가는 장 초반 12% 폭락, 9.11테러 이후 최대 규모의 후퇴를 나타냈다. 다만, 장 후반으로 가면서 낙폭은 6% 이내로 축소됐다.

보잉 사태에 투자 심리가 급랭했지만 애플을 포함한 IT 대형주가 상승 탄력을 보이며 증시 전반에 버팀목을 제공했다. 애플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매수’ 의견에 힘입어 3% 이상 랠리했고, 반도체 칩 업체 엔비디아는 이스라엘의 스토리지 업체 멜라녹스 테크놀로지 인수 소식에 7% 선에서 폭등했다. 이 밖에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영업점 폐쇄 계획을 일정 부분 축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2% 가량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소매 판매 등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사고 여파 등의 관련소식을 주시했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우려보다 양호했던 점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 변화 없음보다 양호했다. 자동차와 휘발유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비 1.2% 증가해 더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던 바 있다. 양호한 1월 소매판매 지표로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었다.

이 밖에 지난 주말 통화정책 변경이 당분간 필요하지 않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CBS 인터뷰 발언도 이날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보잉 항공기 추락사고는 장초반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보잉의 최신 항공기인 ‘737 맥스(MAX) 8’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이어 에티오피아에서 또 한차례 사고를 내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급부상했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영향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4조7000억달러 규모의 2020 회계연도 예산을 요구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예산안에서 미국 경제 성장률을 시장 전문가들보다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예산안이 의회에 도착하자마자 거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문디 파이어니어의 존 캐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소매판매 지표는 상대적으로 좋았다”면서 “소비가 아직 양호하다는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가 계속하면서 침체로 가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보고서에서 “1월 소매 판매 지표가 실물경기의 회복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런던 캐피탈 그룹은 보고서에서 “당분간 보잉과 항공주가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관심사”라면서 “보잉이 최근 연이은 대형 사고를 극복하는 일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