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각) 석유수출기구(OPEC) 주도의 감산이 6월 회의 전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대에 상승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3%(0.72달러) 상승한 배럴당 56.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3%(0.84달러) 오른 66.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감산 관련 소식과 미국 경제지표에 영향을 받았다.

일부 외신에서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4월 원유 수출 규모는 하루 평균 700만 배럴 이하로 떨어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우디의 산유량을 하루 평균 1000만 배럴 이하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리 장관은 또 산유국의 감산이 오는 6월 이전에 종료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발언도 내놨다.

프라이스 퓨처스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팔리 장관의 발언이 사우디와 OPEC 카르텔이 원유시장을 타이트 하게 하는 데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원유 시장은 최근 OPEC의 하루 120만 배럴 감산 합의로 지지가 되고 있다. 이들은 오는 4월 17~18일, 6월 25~26일 각각 산유량을 논의하기 위해 만날 예정이다.

미국 소비지표에 대한 호조의 반응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휘발유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2% 증가해 더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던 바 있다. 1월 지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양호하게 나오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유량 증가 전망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원유 증산이 향후 5년간 세계 원유 공급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미국의 산유량이 오는 2024년까지 하루 280만 배럴 증가한 1370만 배럴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강한 수요가 원자재 가격에 역풍으로 작용하면서 브렌트 가격은 배럴당 65달러 위로 올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약했고 원유 수요도 계절적으로 증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