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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살때가 어려울까 팔때가 어려울까프로들도 매수 연구에만 집중, 매도에는 익숙하지 않아
   
▲ 투자 전문가들도 주식을 사는 것만큼 파는 것에 대해서는 잘 연구하지 않는다.   출처= Bloomber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일반 투자자들은 언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처분해야 할 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무작위로 파는 것이 더 나을 지 모르겠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제학자 버트 말키엘은, 눈가리개를 한 원숭이들이 신문의 주식 페이지에 다트를 던지는 것이 전문 자금 관리자들이 선택한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해, 투자 업계에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런데 최근의 한 학술 연구는 눈가리개를 한 원숭이들이 실제로 일반 기관 투자자들보다 훨씬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 실험은 무슨 주를 사야 할지 결정할 때가 아니라, 주식을 팔 때에 한한다.

시카고대, 카네기멜론대, MIT, 포트폴리오 분석회사 이낼리틱스(Inalytics Ltd.)의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수행한 ‘팔 때는 신속하게 살 때는 신중히’(Selling Fast and Buying Slow)라는 연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6년까지 783개 포트폴리오 가운데 400만 건 이상의 거래를 조사한 결과, 주식 컨설턴트들이 주식을 살 때에는 나름 솜씨를 보여주었지만, 팔 때에는 무작위로 매도하는 무전략과 비교했을 연간 수익이 오히려 1%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그와 같은 불일치가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는 ‘인지적 자원의 불균형적인 할당’(asymmetric allocation of cognitive resources) 이라고 결론지었다. 너무 어렵다고? 이를 쉽게 말하면, 전문 투자자들은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무엇을 살 것인가를 분석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다트를 던지는 원숭이들은 적어도 주식을 팔 때에 인간 펀드매니저들보다 한 가지 큰 이점을 갖는다. 원숭이들은 포트폴리오의 주식들과 감정적으로 얽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 투자자들은 그들이 이런 종류의 (감정에 사로 잡히는) 행동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데, 그들의 방법은 꽤나 복잡하다.

뉴욕에 본사를 둔 엣지우드 자산운용(Edgewood Management)에서는, 특정 기준을 충족한 경우 (예를 들어 2분기 연속 실적이 저조한 경우), 주식 매도 여부 결정의 주 책임을 원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부터 투자 위원회의 다른 인원에게 이전시킨다.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시에라 뮤추얼 펀드(Sierra Mutual Funds)의 테리 스패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에게 일정 비율로 하락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매도 주문을 견지하는, 이른 바 ‘추적 스톱’(trailing stop)이라는 거래 방식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파나수스 인베스트먼트(Parnassus Investments)의 제리 도슨 설립자 겸 회장은, 각 주식의 내재가치를 판단한 후 주가가 그 가치의 67%까지 떨어지면 사고, 100%에 도달하면 팔라고 말한다.

도슨은 그 같은 방식으로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41억 달러를 운용하는 파르나수스 인디버 펀드(Parnassus Endeavor Fund)는 지난 5년간 유사한 펀드의 91%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지만, 수익의 어느 정도가 그의 매도 전략 기술 때문인지는 알기 어렵다.

주식 포트폴리오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보스톤의 캐봇 인베스트먼트 테크놀로지(Cabot Investment Technology)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마이클 에르볼리니에 따르면, 대개 매각 결정에 대해서는 잘 연구하지 않으며, 특히 투자자 자신들도 그렇다고 말한다.

그의 회사는 3조 달러의 투자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이 ‘소유 효과’ 현상(endowment effect, 어떤 대상을 소유한 뒤 그 대상에 대한 애착이 생겨 객관적인 가치 이상을 부여하는 심리적 현상)으로, 오래 동안 실적을 내지 못해도 그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펀드 매니저들은 그들이 사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파는 것에 대해서는 사는 것만큼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에르볼리니는 “전문가들이라 하더라도 주식을 파는 방법은 주로 그들이 초년 시절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이며, 대개 교정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시행착오를 겪으며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쉬운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캐봇의 고객사 중 하나인 플로리다주 보카래튼(Boca Raton)의 폴렌 캐피털(Polen Capital)은, 성공의 핵심이 너무 자주 팔지 않는다는 데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회사는 20여 개 종목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로 성장형 펀드(growth fund)를 운영한다. 폴렌 성장 펀드(Polen Growth Fund)의 다니엘 데이비도비츠 CIO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30년 이상 운영해 온 포트폴리오는 약 120개 종목에 불과하다. 28억 달러 규모의 이 펀드는 지난 5년간 유사한 펀드의 99%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데이비도비츠 CIO는, 처음에는 자신의 거래에 대한 캐봇의 분석이, 자신들이 주식을 너무 오래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할 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캐봇이 우리에게 말해준 것은, 우리가 거둔 성과 중 상당 부분이 주식을 보유한 후 첫 3년 혹은 4년 안에 나왔으며, 그 이후에는 이익과 손실이 혼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캐봇이 우리에게 준 교훈은, 오래 보유하고 있는 종목일수록, 특히 실적이 좋은 기업일 경우, (함부로 팔지 말고) 투자 결정을 더 끈기 있게 재평가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데이비도비츠는 캐봇의 시스템이 최근 회사의 펀드 매니저들에게 기술 컨설턴트 악센추어(Accenture Plc)의 매도 권고를 고려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악센추어의 권고가 우리 회사가 오래 동안 보유해 왔던 종목과 상당히 일치하기 때문이지요. 우리 매니저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했고, 여전히 그것이 (매각할 필요 없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자극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03.11  16: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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