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코리안리의 지분투자를 집중한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은 보험사 가운데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코리안리 지분을 각각 186만5432주, 71만7707주, 121만4079주 매입해 보유지분율이 확대됐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해당 보험사에 의결권이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국민연금은 삼성화재 지분을 지난해 47만9531주 매각했고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의 지분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85만3366주, 92만3411주 처분해 보유 지분율이 축소됐다.

국민연금은 생명보험사 중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주식을 보유중이지만 생보업계 저성장과 신 국제회계기준(IFRS17) 준비와 맞물려 지난 2017년 말 이후 지분을 추가적으로 매입·매각하지 않았다.

◇ 국민연금, 지난해 현대해상·DB손보·코리안리에 투자 집중…이유는?

국민연금은 지난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코리안리의 지분투자를 크게 확대했다. 특히 국민연금은 현대해상의 지분을 지난 3년간 319만6849주 매입하는 등 해당주식에 관심을 보였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DB손해보험 주식에 대해서는 142만9026주 매입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원수보험료 기준 손해보험 업계에서 삼성화재 다음으로 많은 대형사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국민연금은 지분 투자를 크게 확대됐다.

두 기업의 주식에 대해 국민연금이 관심을 보인 배경은 성장가치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은 현재 업계 2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각각 주력 상품에 집중하는 중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해 장기보험에서 신계약이 2017년 말 대비 20% 이상 오르면서 DB손해보험보다 보장성 실적이 높았고 DB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자동차 특약강화로 자동차보험 실적이 우세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 지표인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DB손해보험이 현대해상보다 1911억원 앞선 7256억원을 기록했지만 기업가치인 주가는 현대해상이 DB손해보험을 점차 따라오는 상황이다.

이달 8일 종가기준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1주당 주가는 각각 3만6750원, 6만9400원 수준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코리안리 지분도 121만4079주를 매입했다. 국민연금은 손해보험사 가운데 코리안리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했다. 코리안리는 국내 업계 유일 재보험회사로 시장지배력이 큰 곳이다. 국민연금은 거대 자금을 코리안리에 투자해 의결권을 8.39%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국민연금의 코리안리 보유지분율은 오너일가 6명을 합친 지분율(22.43%)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 삼성화재·메리츠화재·한화손보 지분 투자 감소…삼성생명·한화생명은 투자無

지난해 국민연금은 삼성화재 지분을 47만9531주 처분했고 메리츠화재의 한화손해보험 주식도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일부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 주식을 처분해 현재 각 보험사에 대해 보유지분율이 4% 대로 보유중이지만 주가는 엇갈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6년 2월 초 1주당 종가가 15000원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2월 1일 종가 2만2800원까지 올랐다. 한화손해보험은 국민연금이 5.02% 소유할 당시 2016년 7월 초 종가가 7090원대였지만 지난해 7월2일 종가 6400원으로 떨어지다 이달에는 5600원대를 기록 중이다.

국민연금의 한화손해보험 보유 주식가치는 2016년 대비 약 20% 떨어진 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초 삼성화재 주식을 일부 매각해 해당기업에 대한 지분율이 8%대로 떨어졌지만 주당 배당금 증가하면서 국민연금은 보험사 중에서 삼성화재에 배당금을 가장 많이 챙겼다.

▲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상장보험사는 이달 모두 주주총회를 열고 다음달 주총 의결에 따라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화재의 1주당 배당금은 1만1500원으로 2017년 1만5원 대비 15% 증가하면서 국민연금은 다음 달 삼성화재로부터 총 441억3700만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게 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신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는 2022년 이전인 2021년까지 주주환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 측은 “2021년까지 배당성향을 5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주는 2017년 하반기부터 금리인상으로 일부기업의 투자가치가 증가한 모습이나 신지급여력비율(K-ICS)이 가시화되지 않아 투자에 제약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