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에 외부 투자자와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자체 개발 방식에서 정략을 선회한 것이다. 공동 투자 추진에 따라 외부 투자자와 GBC 공동개발 및 향후 GBC 개발과정에서 기존 투자액의 회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해외 연기금, 국부펀드, 글로벌 투자펀드, 국내 기업 등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에게 GBC 건립 공동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방식은 현대차그룹과 외부투자자들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GBC는 현대차그룹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강남구 삼성동 구(舊) 한국전력 부지에 대규모 신축 사옥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축구장 11배에 달하는 7만9342㎡ 부지에 105층 타워 1개 동, 35층짜리 숙박·업무 시설 1개 동, 6~9층의 전시·컨벤션·공연장 건물 3개 동 등 5개 건물이 들어선다. 타워 높이는 569m로 123층 롯데월드타워(555m)보다 높게 지을 계획이다.

GBC 부지는 최근 5년간 공시지가 연평균 상승률이 19.7%로, 이 같은 상승률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GBC 준공시점에는 부지 매입원가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2014년 한국전력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감정가(3조3466억원)의 세 배가 넘는 3.3㎡당 4억4000만원 수준으로 관련 대금은 현대차 55%, 현대모비스 25%, 기아차 20% 등의 비율로 분담했다. 3조7000억원 상당의 사옥 등 건물 건축비용도 그룹이 자체 충당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대내외 여건 변화를 고려한 현대차그룹이 공동 개발로 방향을 튼 것이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투자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미래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자본 및 투자 효율화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GBC 건립비용 투입에 대한 주주 및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는 효과도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까지 연구개발(R&D)와 미래기술에 총 45조3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최근 업황 부진으로 영업실적이 악화돼 자금 마련이 녹록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GBC 공동 개발이 건립비용 부담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을 지적한 일부 주주들의 우려를 가라앉히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2014년 부지 매입 후 수년간 지체됐던 GBC 건립 프로젝트는 올해 초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본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시 건축허가, 굴토심의(땅을 파는 공사 전 지반 안전 등을 점검하는 것)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오는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