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수도권 내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출처=금융결제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분양시장이 침체돼가고 있지만 수년간 신규 공급이 뜸해 평균 준공연한이 오래된 지역에서는 여전히 새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도권 지역의 경우 산업단지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직주근접 수요가 많은 곳에서  분양 성적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1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분양에 들어간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는 327가구 모집에 4048명이 몰려 평균 12.3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 접수를 마감했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노원구는 새 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곳이다. 닥터아파트 등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내 98개 아파트 평균 준공년도는 1998년으로, 20년 이상된 아파트가 다수 분포해 있다. 지난해 8월 분양된 ‘노원 꿈에그린’ 도 이 같은 새 아파트 대기수요가 몰리면서 당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평균 청약경쟁률인 97.95대 1을 기록했다.

지방 역시 새 아파트에 대한 높은 수요는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지난 2017년 광주광역시 광산구 비아동에서 분양된 ‘첨단 금호어울림 더 테라스’의 경우 새 아파트 수요가 몰리면서 높은 평균 청약경쟁률 (87.85대 1) 을 기록한 현장이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광산구 비아동, 단지와 인접한 광산구 월계동의 총 44개 아파트 평균 준공년도는 2000년이었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공급이 드문 지역의 경우 자연스럽게 대기수요가 쌓이기 때문이다. 또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홈 IoT 서비스나 미세먼지 저감설비 ·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등을 누리려는 수요자가 늘어난 것도 대기수요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의 경우 산업단지가 형성돼 있는 아파트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주근접은 물론 산업단지가 가까우면 상주 인구와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주변 인프라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출퇴근이 가능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래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들 중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9개가 인근에 산업단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84.6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의 ‘동탄역 유림노르웨이숲’은 수도권 분양단지 중 가장 우수한 청약성적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국 365개의 분양단지 중에서도 Top8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줬다. 단지 인근에는 동탄 테크노밸리가 위치해 있으며, 테크노밸리의 경우 일반적인 산업단지와는 달리 넥슨코리아, 네오위즈 등 경쟁력을 갖춘 첨단지식산업 및 연구소들로 구성돼 있다. 동탄 테크노밸리 인근으로는 이외에 동탄역 예미지 3차 역시 청약 경쟁률 106.84대 1을 기록했다.

하남테크노밸리의 경우 미사역 파라곤이 104.91대 1,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는 34.26대 1을  기록했으며 평촌 산업단지 인근에서 분양한 평촌 어바인 퍼스트는 49.2대 1을 나타냈다. 광교 테크노밸리 근처에 공급되는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역시 39.59대 1로 지난해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7위를 차지했다. 안양 KCC스위첸(안양 IT단지)와 분당 더샵 파크리버(죽전 디지털밸리)는 각각 32.69대 1, 32.25대 1로 상위 10개 단지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분양 열기는 아파트에서 그치지 않고 상가 분양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7월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도 부천시 중동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중동’ 주상복합단지는 평균 18.86대 1의 우수한 청약성적으로 1순위 마감했다. 이어 단지 내 상가인 ‘힐스 에비뉴’는 총 243실 모집에 21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사흘 만에 완판됐다. 이 단지의 경우 인근에 서운일반산업단지와 부천 오정 일반산업단지가 있어 직주 근접이 가능하고 풍부한 배후수요를 품었다는 점이 분양 성공의 주요 요인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