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맛있는 동그랑땡을 만들었습니다. 최근 아내와 동그랑땡을 만들었는데 그만 준비한 두부를 깜빡 잊고 빠뜨렸죠. 그런데 뜻밖에도 애들이 예전보다 훨씬 맛있다고 오히려 더 좋아하더군요. 이렇게 실수로 우연히 탄생한 제품이 고객의 사랑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너무나 얇은 삼겹살, 대패삼겹살

“삼겹살 써는 기계를 샀는데, 잘못 사서 삼겹살이 너무 얇게 나왔죠. 손님들이 이게 무슨 대패밥이냐고 항의하자, 여기서 대패삽겹살 아이디어가 시작되었죠.”

최근 방송한 KBS2 <대화의 희열>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했습니다. 그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 이야기 중에서 대패삽겹살 탄생 스토리가 귀에 솔깃했습니다. 어렵게 쌈밥집을 시작해 삽겹살 육절기를 저렴한 중고제품으로 사왔는데, 삼겹살이 그만 너무 얇게 썰어져 나왔답니다. 손님들이 너무나 얇은 이 삼겹살을 보고 무슨 삼겹살이 대패밥이냐고 불만을 토로하자, 여기서 문득 ‘대패삽겹살’ 아이디어가 번뜩였답니다.

백 대표는 대패처럼 너무나 얇은 삼겹살을 거꾸로 생각해 ‘대패삼겹살’이라는 새로운 삼겹살메뉴를 탄생시켰습니다. 오히려 실패를 역발상해 성공을 이룬 셈이죠.

 

# 너무나 굵은 면발, 쫄면

우리가 분식집에서 즐겨 먹는 쫄면도 실패가 만들어낸 제품입니다. 원래 쫄면의 고향은 인천입니다. 인천에 있는 어느 냉면공장에서 면발을 뽑는 중에 기계를 잘못 조작해 냉면이 굵게 나왔답니다. 냉면을 만들기에 너무나 굵은 면발이죠. 주인은 처음에 이 굵은 면발을 냉면으로 팔 수 없어 버리려 했답니다. 그런데 버리기 아까워 옆집 분식집에 공짜로 주었답니다. 이 분식집에서는 이 굵은 냉면 면발을 고추장 양념에 쓱쓱 비벼 팔았는데, 이 음식이 인기를 끌게 되었던 겁니다.

오늘날 굵은 면발의 쫄면은 이렇게 실패에서 탄생했습니다. 잘못 만들어진 굵은 면발이 재밌게도 분식집의 대표 메뉴가 되어 지금의 콩나물이 사각사각 씹히는 쫄면으로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 너무나 약한 접착제, 포스트잇

“아, 이거 왜 이러지? 접착력이 약해 제대로 붙지 않아.”

3M 연구원인 스펜서 실버 박사는 새로운 접착제를 만들었으나 접착력이 너무나 약해 종이에 잘 붙지 않았답니다. 붙이면 너무 쉽게 떨어져 버려 쓸모가 전혀 없었죠. 다만 접착력만은 유지되는 접착제였답니다.

그러던 어느 주일 날, 실버 박사는 예배를 보러 갔다가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교회 성가대원이 찬송가를 연습할 때, 악보 사이에 끼워둔 책갈피용 메모지가 자꾸만 떨어져 나가 성가대원은 몇 번이고 바닥에 떨어진 메모지를 줍곤 했답니다. 실버 박사는 실패했던 접착제를 생각하며, 무릎을 탁 쳤답니다. 접착력은 남아 있되 쉽게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포스트잇은 이렇게 발명되었습니다.

너무 얇아서 탄생한 대패삼겹살, 너무 굵어서 탄생한 쫄면, 너무 약해서 탄생한 포스트잇. 모두 과함과 모자람의 실패에서 탄생한 과유불급(過猶不及) 스토리입니다. 때론 넘치는 과(過)도, 모자란 불급(不及)도 성공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