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현대제철 외 11곳의 기업이 사모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주 사모시장은 회사채 A등급 이상의 기업들의 발길이 잦았다. 현대제철을 비롯해 A등급 이상의 기업이 6곳, B등급이 2곳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태평양물산,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호두랩스, 효성화학, 리드코프, 현대건설기계, 농심캐피탈, 인터머니대부, 포스코기술투자, 현대제철, 효성프리미어모터스, 무림페이퍼까지 총 12곳의 기업이 사모채를 발행했다.

▲ ▲ 현대제철 외 11곳의 국내기업이 사모채를 발행했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실적 저하로 공모채 발행 어려워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하 현대일렉트릭)은 이달 8일 사모채를 발행했다. 발행총액은 200억원으로 표면이율은 3.5%다. 하이투자증권이 채권 발행 실무를 맡았다.

지난달 25일 사모 대출 시장에서 5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후 한달이 지나지 않아 또 다시 200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최근 현대일렉트릭의 실적 악화로 공모채 발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한 이후 실적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기업어음(CP)과 사모채 발행 등을 주요 자금조달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부담 때문에 지주사로부터의 자금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적 분할 후 현대일렉트릭은 업황 악화에 반덤핑 관세 타격까지 받고 지난해 100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2017년 101%인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54%까지 뛰었다.

현대제철, 우량기업 사모채 시장 문 두드려

현대제철은 이달 5일 사모채를 발행했다. 발행총액은 500억원으로 표면이율은 2.272%다. SK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회사채 발행에서 완판기록을 거뒀다. 35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대비 3.68배인 총 1조2900억원 어치의 주문을 확보한 것이다. 조달된 자금은 회사채 상환이 쓰였다.

그러나 아직 4500억원 규모의 갚아야 할 공모채가 남아있다. 이번 사모시장 자금 조달은 우량한 신용등급(AA0)과 지난 1월 오버부킹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손쉽게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태평양물산, 운영자금 조달

태평양물산은 이달 8일 사모채를 발행했다. 발행총액은 40억원으로 표면이율은 5.7%다. 사모채 발행주관사는 케이프투자증권이다.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태평양물산은 지난해 5월(70억원)과 10월(35억원)엔 2년 만기 사모채를 연 4.2%대로 발행했따.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BB+’로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최하위인 ‘BBB-’등급보다 한 단계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