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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페이스북은 왜 광장을 포기할까?연결에서 커뮤니티로...다음은?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페이스북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개방된 플랫폼보다 개인정보 보호에 방점을 찍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페이스북은 이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 인스타그램 메신저 등을 통합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가운데 등장한 성명이라 시선을 끈다. 여기에는 페이스북이 현재 처한 현실적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 나아가 글로벌 ICT 업계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출처=플리커

'사생활' 보호 들고 스펙트럼 좁은 소통으로
페이스북은 2018년 사상 초유의 데이터 유출 논란을 겪으며 플랫폼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젊은층의 이탈이 가속화되며 위기감이 커지는 중이다. 당장의 월간활성자수 스펙트럼은 탄탄하지만 발 밑의 균열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말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페이스북을 사용한 미국인은 전년 67%에서 62%로 줄었으며 올해는 61%가 예상된다. 12세부터 34세 사이 미국인 중 페이스북 이용자는 2017년 79%에 달했으나 올해는 62%로 폭락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의 성명이 나온 직접적인 원인이다. 결국 이번 성명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정지작업이라는 말이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메신저 앱 통합과 이에 따른 보안 강화로 일종의 개방형, 광장형 플랫폼에서 소규모 소통형, 거실형 플랫폼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개방형, 광장형 플랫폼이 사생활 침해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일종의 체질개선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유출에 따른 플랫폼 신뢰도 하락, 여기에 '구식이 되어버린 스타일'을 일신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 전략을 들고 나왔다는 뜻이다. 사생활 보호는 광장이 아닌 거실형 플랫폼으로 해결하고, 새로운 전략 그 자체도 여기에서 발견한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전략의 방향성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마크 저커버그 CEO의 이번 성명은 단순히 사생활 침해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고 당장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함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ICT 트렌드와도 관련이 있다.

   
▲ 페이스북의 새로운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갈무리

최근 모바일 시대를 넘어 초연결 시대가 도래하며 각 지역의 연결성은 극대화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테크 기업들이 굳이 실리콘밸리라는 한정된 지역에 머물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뉴욕이나 캐나다 토론토 등으로 이전하는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살인적인 거주비용을 부담하면서 실리콘밸리에 입주하지 않아도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ICT 기술은 초연결을 지향하며 시공간의 한계를 타파하고 있다. 세계는 더욱 빨라지고 좁아지고 있으며 온오프라인은 융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5G 시대를 맞이하며 더욱 노골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대목은 각 ICT 기업들의 적응방식이다. 이들은 초창기 거대한 플랫폼을 개발해 각 국에 물리적인 시장 진입을 시도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도 23억명을 품어내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세상이 점점 초연결로 굳어지며 예전과 같은 성공방식은 어려워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페이스북 초창기에는 '훌륭한 플랫폼'으로 각 지역의 생태계를 공략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나 지금은 이에 대비한 반작용도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진다. 세상이 초연결로 그만큼 가까워지고, 사실상 실시간으로 트렌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결국 훌륭한 서비스가 각 지역별로 일종의 현지화 작업을 거쳐 여러개의 파생 플랫폼으로 재탄생하는 패턴이 발견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추구하는 광장형 플랫폼의 종말은 여기서 찾아온다. 지금까지는 강력한 서비스 사용자 경험을 각 지역에 전파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렸으나, 이제는 페이스북의 새로운 전략들이 실시간으로 공개되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이에 대응하는 플랫폼들이 빠르게 생성되고 있다. 광장형, 즉 모든 콘텐츠가 대부분 공개된 플랫폼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페이스북은 이 약점을 최초로 깨달은 기존 거대 플랫폼 사업자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어차피 현지화된 플랫폼을 들고 일어난 지역의 맹주들에게 무보수로 영감을 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자기의 살길을 찾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광장형 플랫폼이 이러한 전략에 어떤 도움이 될까? 큰 도움이 된다. 기존 광장형 플랫폼은 콘텐츠의 공유와 감정의 흐름을 중요하게 여겼다면, 거실형 플랫폼은 그 중심이 더욱 '나'에게 집중된다. '내가 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라는 점이 광장형 플랫폼의 핵심이라면 거실형 플랫폼은 소통에 방점을 찍어 더욱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복잡한 광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과 조용한 거실로 들어와 나와 비슷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실질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의 차이로 볼 수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필연적으로 현지화 서비스 전략을 펼칠 수 있고, 지역 맹주들을 막을 수 있다. 여기에 결제와 소통, 현존하는 O2O 플랫폼 서비스의 모든 부가가치를 연결한다면 단숨에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변신할 수 있다. AP통신 등 외신이 마크 저커버그 CEO의 성명이 발표된 후 페이스북이 중국의 위챗 로드맵을 따라간다고 말한 이유다. 위챗은 개인과 개인의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거실형 플랫폼이며, 정보 보안과는 거리가 멀지만 음식, 교통, 결제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아이러니하게도 통신 네트워크의 발전과 비례해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통신사들은 5G 시대를 맞아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고려하고 있으며, 망 중립성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결국 '내 입맛에 맞는 플레이어에게 트래픽을 몰아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상황에서 세상은 더욱 빨라지고 모두가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몸집을 키운 페이스북은 메신저 통합을 통해 광장이 아닌 거실에 집중, 철저한 현지화 정책의 성공을 전제로 개인화된 플랫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서 사생활 보호라는 명분도 챙길 수 있는 길을 택했다. 이미 SNS의 최강자가 된 페이스북만 선택할 수 있는 전술이다.

페이스북은 사실 지난해 초부터 점과 점의 연결이 아닌, 일종의 커뮤니티 전략을 빠르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을 방문했던 딥티 도시 페이스북 글로벌 커뮤니티 파트너십 총괄은 당시 <이코노믹리뷰>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단순한 연결을 넘어 커뮤니티에 속하는 일종의 소속감을 느끼기를 바란다"면서 "커뮤니티는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주의다. 국민과 정부의 민주주의도 있지만 대중과 대중의 민주주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시 총괄은 또 "커뮤니티는 페이스북의 사명이며, 우리는 커뮤니티를 지속가능하도록 키우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고 판단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커뮤니티 전략은 현재에 이르러 페이스북의 개인화된, 거실형 플랫폼 구축의 전초전으로 구현되고 있다. 나아가 커뮤니티의 특성인 플랫폼에 대한 고객들의 강한 애착,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하면 분명 '얻을 것이 많은 장사'라는 결론이 가능해진다. 당연히 사생활 보호는 조용한 거실형 플랫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 딥티 도시 페이스북 글로벌 커뮤니티 파트너십 총괄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페이스북

투 트랙이 될 것
페이스북이 메신저 앱 통합을 바탕으로 거실형 플랫폼으로 선회해도 당장 페이스북이 격변할 가능성은 낮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을 키운 것은 광장형 플랫폼에 걸린 상품, 즉 광고들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당장 광고를 포기할 수 없으며, 또 광고 피로증을 호소하는 고객들의 불만도 마냥 외면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런 이유로 페이스북은 복잡한 알고리즘 전략을 구사해 고객들에게는 광고가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 등 강한 자정작업에 나서면서,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광고 도달율이 낮아졌다는 이유로 '광고 도달율을 올리려면 돈을 더 내라'는 전략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여기에 거실형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며 현지화된 생활밀착형 플랫폼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다양한 소상공인들과 만나 스킨십을 늘리는 장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은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만나 그들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면서 조금씩 포섭, 추후 현지에 구축할 거실형 플랫폼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끌어낼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일각의 반독점 분쟁과 고객의 요구만 적절히 수용한다면, 새로운 비전을 찾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03.09  00: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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