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지난해 하반기 증권사 실적이 상반기와 비교해 절반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수익구조는 다변화됐다. 10년 전 도입한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른 증권사의 구조적 변화로 풀이된다. 

▲ 지난해 증권사 수수료 수익. 출처=금융감독원

지난 6일 발표한 금감원의 지난해 증권·선물회사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상반기 2조 6965억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반면 하반기에는 1조 4771억의 당기순이익으로 큰 폭 감소했다.

하반기 실적 하락을 이끈 건 파생관련 손익과 펀드관련 손익이다. 파생 관련 손익은 지난해 2분기부터 매 분기 4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펀드 관련 손익은 4분기에 손실이 집중됐다. 3분기까지 소폭의 이익과 손실을 반복했던 펀드 관련 손익은 4분기 7000억원 이상 손실을 냈다.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이상헌 팀장은 "주식관련 파생상품손익이 4분기 중 국내외 주가 급락에 따른 운용손실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증권회사 당기순이익은 상반기에는 증시 호황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미·중 무역 분쟁 등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로 당기순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말했다.

2017년 말 2467P였던 코스피 지수는 2018년 말 2041P로 426P감소했다. 코스닥 역시 798P에서 123P감소한 675P로 마감했다.

다만 지난해 증권사 한해 실적은 2017년도와 비교했을 때는 3000억원 이상 더 벌었다. 지난해 56개 증권회사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4조 1736억원으로 전년도 3조 8071억원과 비교해 3665억원 증가했다.(+9.6%)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7%로 전년도 7.6% 대비 0.1%p 증가했다. 파이 역시 커졌다. 지난해 전체 수수료수익은 9조 7154원으로 전년 8조 4212억원과 비교해 1조 2949억원이 늘었다.(+15.4%)

증권사 실적의 선두주자는 역시 수탁수수료 수익이었다.  전체 수익 9조 7154억원 중 수탁 수수료 수익은 4조 5419억원으로 전체의 46.7%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체 수수료 수익 IB부문은 27.4%, 자산관리부문은 10.4%를 차지하며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6.7%로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2009년 수수료 수익 중 69.2%를 차지했던 수탁수수료 수익은 ▲2012년 60.7% ▲2015년 57.9% ▲2018년 46.7%로 점차 감소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22.5%p감소했다.

2009년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통법)이 시행된 해이다. 과거 자본시장 관련법에서는 증권사, 선물사, 신탁사, 자산운용사(투자일임사, 투자자문사와 경업 허용)로 나뉘어 상호간 겸업이 제한됐다. 하지만 2009년 자통법이 시행, 경계를 허물었다.

과거에는 주가 지수에 의해 증권사 실적의 등락폭이 컸다. 증권사의 맨파워가 아닌 주가 지수가 실적을 결정한다고 천수답(天水畓)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10년 전과 비교해 주가 지수와 연동되는 수탁수수료 부문을 줄인 것은 자통법 시행이 증권사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