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대북주로 인기가 많았던 대호에이엘의 차입금 구조가 100% 단기화 됐다. 신용등급은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재등록됐다. 거래정지 상태인 대호에이엘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은 높아지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호에이엘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차입금은 492억원으로 전부 단기물이다. 2017년 말에도 대부분 단기 차입금이었으나 100%는 아니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장기 차입금이 단기 차입금보다 이자비용이 많이 든다"며 "현금 유동성은 확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처럼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여력도 있다"고 덧붙였다.

▲ 대호에이엘 차입구조. 출처=DART

반면 금융권 관계자는 "차입금 기간이 단기화될 경우 회사 유동성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호에이엘의 차입금 의존도 및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한국기업평가는 대호에이엘의 차입금의존도와 재무정책·융통성 항목은 모두 B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B등급은 등급 평가 중 최저등급이다. 게다가 한기평은 다른 항목보다 두 항목을 상대적으로 중요한 항목으로 꼽았다.

이승구 한기평 연구원은 "융통성 항목은 기업의 자본 조달 능력을 판단한다"며 "자금 조달 구조 등뿐만 아니라 차입금의 질적 수준, 전반적인 재무구조 수준까지 전부 판단하는 항목"이라고 말했다.

▲ 대호에이엘 주요 신용평가 등급 요인. 출처=한국기업평가

회사 측은 "알루미늄을 수입하는 회사구조 상 현금 거래 대신 금융기관을 끼고 하는 유산스(Usance)거래가 많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해 차입금은 897억원 증가하고 955억원 상환했다. 지난해 평균 차입금(기초+기말/2)이 511억5000만원임을 고려할 때 차입금 순환은 빠른 편이다.

알루미늄 판 제조를 하는 조일알미늄과 노벨리스 코리아 역시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 지난해 3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조일 알미늄의 단기 차입금은 78.3%고 2017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 노벨리스 코리아는 단기차입금 비중은 79%다.

회사 측 주장처럼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차입금은 단기 비중이 높다. 하지만 단기차입금만으로 차입구조를 짜는 회사는 없었다. 한편 지난 6일 한국기업평가는 대호에이엘의 기업신용등급을 BB-로 유지하며, 부정적 검토 대상에 재등록한 바 있다.

 

▲ 동일 업종 회사의 차입구조. 출처=DART

◆사외이사+감사 ‘교체’, 거래정지 해결 노력 中

대호에이엘은 이달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거래정지 해제를 위해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를 교체하는 안건을 올렸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이 요구한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회사 측은 "사외 이사 및 감사 선임과 교체 안건은 거래소 측과 이야기된 부분"이라며 "사외이사는 공공기관이 추천한 인물이다"고 밝혔다.

대호에이엘은 지난해 9월 5일 자기자본 과대계상 혐의 등으로 증권선물위원회 제재 결정에 따라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내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대호에이엘과 관련해 오는 3월 31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한 상태다. 개선기간 동안 대호에이엘이 발행한 주권의 매매거래 정지 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 대호에이엘 주요 생산품. 출처= 대호에이엘 홈페이지

◆매출 다변화+원가 절감 노력 中

소재 산업 특성상 대호에이엘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한다. 고객의 니즈에 맞춰 주문 대응하기 위함이다. 과거 주방기기 등의 주문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전기 시장, 전기 배터리 등 시대변화에 발맞춰 생산 품목의 변화를 주고 있다.

▲ 대호에이엘 주요 재무지표. 출처=DART

6일 전자공시상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대호에이엘은 매출액 1324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1억원, 5억원씩 늘어난 수치다.  

회사 측은 "시장의 캐파(Capacity, 생산능력)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다른 업체보다 우리는 매출이 적게 빠진 편이다"며 "국내외 환경에 따라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보다 매출원가가 64억원가량 증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노무비를 제외한 제조경비는 설비 향상을 통해 원가를 절감했다"며 "최저임금 등의 영향으로 노무비가 제조경비에 포함됐기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탄력 근로제, 국고채 만기 금리, 임금 상승률 등을 믹싱 하다 보니 퇴직급여 쪽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고 덧붙였다.

대호에이엘은 확정급여형(DB형)퇴직급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보험 수리적 손익 등의 요인이 회사 총포괄손익에 영향을 끼친다. 지난해 대호에이엘 확정급여제도 상 보험 수리적손익은 6억6000만원 손실(OCI)을 기록, 전년의 1억7000만원 손실 대비 그 폭이 4배가량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