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웨이> 조셉 미첼리 지음, 강유리 옮김, 현대지성 펴냄.

미국 시애틀의 작은 카페로 출발한 스타벅스는 지금 명실공히 ‘가장 존경받는 글로벌 브랜드’다. 전 세계 78개 시장에서 2만9000개가 넘는 매장이 운영되고, 직원수 20만명에 매주 매장을 찾는 고객이 6000만명이 넘는다. 2018년 글로벌 매출은 27조원이나 됐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스타벅스는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었다.

스타벅스의 위기 징후는 2007년부터 나타났다. 외형 확장에 매달리다 보니 뉴욕 중심가에는 100m마다 하나씩 스타벅스가 문을 열 정도였다. 덕분에 글로벌 전체 매출은 늘었지만 동일점포당 매출은 5% 증가에 불과했고, 점포당 소비자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와중에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세계 경제를 강타했다. 경제난 속에 소비가 침체됐다. 스타벅스 주가는 그해 42%나 폭락했다.

더 큰 문제는 스타벅스의 경쟁력 저하였다. 스타벅스는 2000년대 중반 영국에서는 코스타(Costa)에, 캐나다에서는 팀호튼(Tim Hortons)에 뒤처졌다. 2008년 미국 내에서만 1만4000여 점포수를 자랑하는 맥도날드가 호주에서 시작된 커피 전문점 맥카페(McCafe) 사업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했다. “맥도날드 커피가 스타벅스 커피보다 낫다”는 전년도 미국 컨슈머 리포트의 시음 테스트 결과에 자신감을 가졌던 것이다. 맥카페의 론칭 광고 ‘4달러짜리 스타벅스를 마시는 것은 바보 짓’(four bucks is dumb)이라는 문구는 스타벅스 경영진에겐 매우 아팠다. 스타벅스 단골들도 흔들렸다.

2008년 1월 하워드 슐츠 이사회 회장이 CEO로 복귀했다. 그는 한 달 뒤인 2월 26일 오후 5시 30분부터 9시까지 3시간 30분간 미국 내 7100개 매장 문을 닫았다. 그리곤 13만5000명의 바리스타에게 에스프레소 엑셀런스 트레이닝을 시켰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뜻이었다. 이어 경쟁력이 없는 미국 내 매장 600여개를 폐쇄하고, 복잡한 물류 체계를 단순화했다.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다. 고객을 위해 리워드 카드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사회공헌을 위한 스타벅스 셰어드 플래닛(Starbucks Shared Planet)도 내놓았다.

2009년부터는 전 직원 대상 의료보장을 제공했다. 2억5000만달러의 비용이 드는 결정이었다. 빈 스톡이라고 부리는 전 직원 대상 스톡옵션의 가치를 계속 높인 결과 2015년까지 시간제 직원들이 행사한 스톡옵션 가치는 10억달러 이상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스타벅스의 회생과정과 이후 전략들을 내부로 들어가 조사했다. 본사 승인 하에 2년간 하워드 슐츠 회장과 경영진, 그리고 스타벅스 내 모든 직급의 리더와 파트너들까지 만나 경영전략들을 살핀 뒤 ▲음미하고 고양하라 ▲사랑받기를 사랑하라 ▲공통 기반을 향해 나아가라 ▲연결을 활성화하라 ▲전통을 간직하면서 전통에 도전하라 등 ‘성공의 5원칙’을 도출해 냈다.

책에는 5가지 핵심 원칙과 함께 2008년 이후 실천에 옮겨진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된다. 스타벅스의 직원 교육 방식, 소셜미디어 운영법,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신메뉴 개발, 편안한 공간 디자인 등 검증된 브랜딩 노하우들이 가득 담겼다.

물론 스타벅스가 탄탄한 반석 위에 올라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 말에도 커피 시장 포화와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등 위기설에 시달렸다. 다행히 스타벅스의 작년 4분기 글로벌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로 시장예상치 2.9%를 웃돌았다. 천하의 스타벅스에도 위기는 언제든 닥친다. 작년 4월 취임한 케빈 존슨 CEO의 위기 속 선전(善戰)이 이어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