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LG전자가 최근 올해 TV시장 전략을 내놓으면서 국내 대표 TV 제조사의 2019년 TV시장 공략법에 윤곽이 잡혔다. LG전자는 6일 TV 신제품 소개 미디어데이를 통해 올해 TV시장 전략을 밝혔고, 삼성전자는 이보다 한달 앞선 2월 8일 TV시장 전략을 밝혔다.

두 회사는 인공지능(AI)기반 화질 개선 프로세서를 강조했다는 점과, 대형·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에 더 공을 들인다는 점에서 비슷한 전략을 고수했다. 그러나 8K TV시장에서는 미묘한 전략의 차이를 보였다.

▲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 출처=삼성전자

인공지능(AI)은 이제 기본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올해 TV시장 전략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QLED TV, 대형TV, 마이크로LED로 올해 TV시장을 공략한다고 밝혔다. 추종석 삼성전자VD사업부 부사장은 “2018년 삼성전자는 초대형, QLED 전략으로 세계 1위를 유지했다”면서 “올해도 초대형과 QLED를 중심으로 리더십을 유지하면서 테크 리더십까지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프로세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올해 출시되는 삼성전자 QLED 8K TV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에 기반한 ‘퀀텀 프로세서 8K’가 탑재돼 있다. 퀀텀 프로세서 8K는 고해상도와 저해상도 영상간 특성 차이를 머신러닝 기반으로 분석한 다음 최적의 영상 필터를 생성해 주는 기술이다. 입력되는 영상의 화질에 상관 없이 8K 급의 시청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프로세서다. 용석우 삼성전자 상무는 “화면이 흐려지는 현상을 잡기 위해 머신러닝과 보안로직을 사용한 업스케일링(upscaling)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영상뿐만 아니라 사운드도 최적화할 수 있다. 퀀텀 프로세서 8K는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콘텐츠를 분석한 후 최적화된 사운드를 들려 준다. 예를 들어 뉴스를 시청하면 보다 정확한 사운드가 들리게끔 해준다는 것이다.

▲ CES 2019 삼성 QLED 8K TV 전시현장. 출처=삼성전자

LG전자는 6일 LG TV 신제품 발표행사를 열어 인공지능 기능이 강화된 2019년형 TV 라인업을 선뵀다. LG전자가 자랑하는 인공지능 프로세서는 ‘2세대 인공지능 알파9’이다. 이 프로세서는 100만개 이상 콘텐츠를 학습해 분석한 딥러닝 기술이 더해진 프로세서로 원본 영상의 화질을 스스로 분석하고, 그 결과에 맞춰 영상 속 노이즈를 제거해 어떤 영상을 보더라도 생생한 화질을 구현해 준다. 또 주변 밝기도 감지해 콘텐츠의 밝기도 세밀하게 조절해 준다.

사운드에서도 2채널 음원을 마치 5개의 스피커로 들려주는 것처럼 가상 5.1서라운드 사운드로 바꿔준다. TV가 설치된 공간에 최적화된 입체음향을 들려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LG전자 인공지능 TV 전체 모델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홈보드’도 야심작이다. 음성과 화면으로 다 컨트롤할 수 있는 홈보드로 TV를 보다가 집안 가전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다.

권봉석 LG전자 MC/HE 사업본부장(사장)은 “이제는 TV에 인공지능을 더해 1단계 혁신인 하드웨어 혁신을 넘어 2단계 혁신인 소프트웨어 혁신을 시작한다”면서 “지금까지 인공지능 스피커가 가정에서 중심이 됐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TV로 집안의 가전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LG전자 TV의 인공지능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겠다고도 밝혔다.

▲ LG전자 올레드 TV AI씽큐의 '인공지능 홈보드'기능. 출처=LG전자

미묘한 전략차이...8K TV

양사는 올해 프리미엄 TV시장과 대형 TV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면서도 8K TV에 대해서는 미묘한 전략차이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2019년형 QLED 8K TV판매를 세계 60개국까지 확대한다. 기존 65,75,82,85형에 98형과 55형이 추가된 총 6개 모델의 QLED 8K 라인업으로 승부한다. 여기에 더해 현재 삼성전자는 8K TV 협의체를 주도하고 있다.

8K 콘텐츠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VD사업부 사장은 “내년부터는 유튜브에서도 8K 콘텐츠가 등장하고, 일반인들이 제작하는 콘텐츠에서도 8K급의 영상이 많이 나올 것 같다”고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반면 LG전자는 8K TV 출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8K TV 시장 출시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먼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이런 이유에서 하반기에 올레드, LCD 2가지 모델을 출시해 8K TV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이어 “현재 8K TV시장에 대해 코멘트하기 힘들지만 현재 표준 규격 등 여러 이슈에서 8K는 해결돼야 할 것이 많다”면서 “8K 관련 규격이 확정되면 협의체 참가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권봉석 LG전자 사장. 출처=LG전자

대형 TV시장 전망은?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65형 이상 대형 TV 전세계 판매량은 2018년 1600만대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인 2017년의 1143만대보다 40%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75형 이상 초대형 TV 시장은 2020년까지 2018년에 비해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추종석 삼성전자 부사장은 “2018년 대형 TV판매 중 75인치 이상 매출 비중이 전체 TV 매출서 5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대형 TV 시장이 매년 2자릿수 이상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도 “현재 세계TV 시장에서 중국업체와 격차가 줄어드는 부분은 40인치 이하대의 수량”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굳건한 시장 지위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 65형 이상 대형 TV시장 규모 전망. 출처=IHS마킷, 삼성전자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TV 출하량은 2억 2100만대로 2017년대비 2.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특수로 상반기 TV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면서 판매가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TV화면 크기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폴 그레이 IHS마킷 상무는 “신형 TV화면의 평균 크기는 1년마다 최소 1인치 이상 증가하고 있고 특히 서유럽과 중남미에서는 훨씬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면서 “LCD패널 가격이 인하되면서 소비자들이 더 큰 화면으로 옮겨가려는 경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화면에 대한 세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UHD TV 출하량도 늘어났다. 작년 UHD TV 출하량은 전체 출하량의 44.8%인 9900만대였다. 8K TV 출하량은 1만 8600대를 기록했다. 그레이 IHS마킷 상무는 “2018년 일본 NHK가 8K 채널을 런칭했는데 이로 인해 작년 4분기 일본에서 8K TV 출하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주력으로 하는 올레드(OLED)TV시장 규모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올레드TV 시장은 올해 360만대에서 내년 700만대, 2021년 1000만대로 예상됐다. 2년만에 2배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