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업체 넥슨이 2019년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에 분주하다. 올해 초 이미 출시한 일부 게임들은 순항하고 있다. 사전예약을 시작한 일부 게임은 이례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넥슨이 오는 12일 상반기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여럿 공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모바일 게임… 쉽지 않네

넥슨은 2018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으로 매출액은 2조5296억원, 영업이익 9806억원, 순이익 1조7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보다 각각 8%, 9%, 90%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는 실적의 이면에는 모바일 사업 부진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호실적을 견인한 것은 신규 게임이 아닌 장수 PC 온라인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넥슨은 지난해 기준으로 PC 플랫폼에서 78%, 모바일에서 22% 매출액을 벌어들였다. PC 게임은 중국 내 던전앤파이터와 국내 메이플스토리 등 일부 게임이 실적을 견인했다.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넥슨은 그간 모바일 플랫폼에 액스(AxE), 듀랑고, 카이저 등 기대작을 개발 및 서비스했다. 넥슨이 출시하는 대작인 만큼 출시 초반 관심을 받았지만, 성적이 오래 이어지지는 못했다. 2017년 9월 출시한 액스는 출시 초반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6일 기준으론 53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8년 1월 출시한 듀랑고는 넥슨 내부의 왓 스튜디오에서 약 6년간 2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개성 있는 MMORPG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실제로 게임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대한민국게임대상 최우수상을 받는 등 명예를 얻었지만 매출 성과는 낙제점을 받았다. 

넥슨은 지난해 6월엔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의 MMORPG 카이저를 출시했다. 배우 유지태를 게임의 모델로 채용하며 마케팅에도 힘썼다. 패스파인더에이트가 개발한 카이저는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2 PD를 역임한 패스파인더에이트 채기병 이사를 주축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 게임 또한 출시 초반엔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5위까지 올랐지만 3월 6일 기준으론 104위를 기록하고 있다. 

크고 작은 게임들이 출시 이후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데는 실패했다. 

인기·신규 IP 모두 공략

넥슨의 올해 행보가 이전보다 발 빠르다는 평이 나온다. 넥슨이 2019년 약 10여종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월과 2월 이미 두 개의 게임을 출시했다. 지난 1월 17일 출시한 스피릿위시의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 이 게임은 3개의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하는 독특한 멀티 전투 방식과 감성적인 일러스트로 유저들을 공략했고 최고 매출 순위 4위까지 올랐다. 6일 기준으론 23위를 기록했지만 RPG 장르의 특성상 업데이트로 다시 10위권으로 반등할 여지가 있다. 

지난 2월 21일 출시한 런닝맨 히어로즈는 어린 연령층을 중심으로 유저들을 사로잡았다. 이 게임은 인기 TV 만화의 IP를 기반으로 했으며 다양한 게임 모드, 대전 모드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 유명 IP 효과가 먹히며 인기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 트라하가 사전예약 시작 10일만에 200만명을 돌파했다. 출처=넥슨

사전예약을 발표한 게임들의 반응도 뜨겁다. 상반기 가장 큰 기대주는 트라하다. 모아이게임즈에서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개발한 이 게임은 독자적 IP 게임임에도 사전예약자가 열흘 만에 200만명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기존의 MMORPG와 다른 그래픽 퀄리티와 게임 방식 등을 강조한 만큼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넥슨에서도 마케팅 비용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들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 홍보 모델은 ‘토르’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 햄스워스를 기용하며, 회사 내부에서도 힘을 많이 실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지스타에서도 대도서관 등 유명 유튜버 등을 활용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출처=넥슨 유튜브 갈무리

넥슨의 인기 PC 온라인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중에서는 크레이지아케이드 BnB M이 지난 2월 21일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인기 캐주얼 게임으로 넓은 연령·성별에 게임이 어필하는 만큼 이 게임 또한 사전예약 시작 1주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수집형 RPG 린: 더 라이트브링어도 같은 날인 21일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이 게임은 수집형 RPG의 매력을 살려 120여종의 캐릭터의 2D 일러스트를 3D 모델링으로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국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정준호 아트디렉터가 개발에 참여했다. 정준호 AD는 리니지2 일러스트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아직 보여주지 않은 게 더 많다

▲ 바람의나라 연. 출처=넥슨 유튜브 갈무리

신작 공개가 이어지는 가운데 넥슨은 오는 12일 올해 상반기 모바일 신작을 공개하는 간담회를 연다. 넥슨에 따르면 기존에 발표했던 타이틀을 포함해 일부 공개하지 않은 타이틀도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국내 최장수 온라인게임으로 꼽히는 바람의나라의 모바일 버전 게임인 ‘바람의나라: 연’도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은 지난해 지스타를 통해 테일즈위버M, 마비노기 모바일 등의 기대작을 올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게임이 PC 게임의 명성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한편, 자회사 네오플에서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참여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와 퍼즐을 풀며 탑을 오르는 게임 ‘네 개의 탑’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