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 분쟁 촉발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2주일 앞둔 2018년 2월 14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방에서 예상 못한 일이 발생했다.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었고, 이로 인해 세계인의 시선도 집중되었다.

40명이 숨진 이 사건은 인도 경찰 2,500여 명을 태운 차량에 대한 차량 행렬에 자살 폭탄 공격이 이뤄지면서 발생했다. 사건 발생 직후, 인도는 충격에 빠졌다. 경찰에 대한 공격은 인도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며, 인도 정부에 대한 공격이기 때문이었다.

사건에 대한 보도가 나가자마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카슈미르 반군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대신, 인도는 사건의 배후가 있다고 강변했다. 인도 정부가 지목한 사건의 배후는 해묵은 원수 파키스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테러는 우리를 우습게 본 행위로 테러리스트들의 매우 큰 실수이다.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희생된 경찰들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인도 국민들은 망자에 대한 애도 대신 파키스탄에 대한 분노를 품기 시작했다. 인도 국민들은 파키스탄과 당장이라도 전쟁을 치를 기세였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는 추측성 비난이라고 일축했지만, 인도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파키스탄 정부는 억울하다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한 번 격앙된 인도 국민들의 흥분 열기는 식지 않았고, 당장이라도 전쟁을 야기할 기세였다.

 

핵전쟁도 불사하는 인도와 파키스탄

인도 경찰이 자살 폭탄 공격을 받은 지 12일 만인 2019년 2월 26일, 인도가 공격했다. 인도 공군이 양국 간의 사실상 국경인 LoC를 넘어 파키스탄 내 바라코트 지역을 공습한 것이다. 인도가 군대를 동원, 파키스탄을 공격한 것은 48년 만의 일이었다.

그러자 파키스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바로 다음날 2월 27일, 파키스탄 공군기가 인도를 향해 반격에 나섰다. 인도 공군기를 격추하고, 지상에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아시프 가푸르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2월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 “통제선(LoC)을 넘어 파키스탄 영공으로 들어온 인도 항공기 두 대를 격추했다.”며 “한 대는 파키스탄 지역에 떨어졌고 다른 한 대는 인도 지역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파키스탄 군은 곧바로 인도 항공기에서 탈출한 조종사 한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공격을 받은 인도의 보도도 소개되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같은 날 인도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파키스탄군이 푼치 등 인도 관할 카슈미르를 공격했으며, 인도군 6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인도는 미그21 전투기 1대가 격추됐고, 조종사는 작전 도중 실종됐으며, 파키스탄 전투기 1대가 추락됐다고 주장했다. 물론 파키스탄은 부인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반세기 가까운 평화유지 상태를 지속해온 양국이 전투를 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핵무기 보유 국가 사이의 전투는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세계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분쟁이 핵전쟁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양국이 보유한 핵탄두는 최소 270기, 최대 300기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의 중국 중재 요청과 미국의 개입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자,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파키스탄이었다. 파키스탄이 양국 갈등을 중재해달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한 것이다. 인도가 보유한 핵탄두보다 더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파키스탄이었지만, 내심 개전은 원치 않았다.

인도는 130-140기, 파키스탄은 140-1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핵탄두에 국한된 상황일 뿐이고, 군사 전력 자체는 인도가 2배 이상이다. 인도의 병력 420만 명은 92만 명 수준의 파키스탄의 4배가 넘고, 전투기와 공격기, 탱크 등도 2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따라서 양국은 물론 인류의 종말을 각오한 핵전쟁을 야기하지 않는 한, 재래식 무기 전쟁에서는 인도의 압승 가능성이 높다.

2019년 2월 2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파키스탄이 중국에 양국 갈등을 중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중국 외교부가 취한 구체적인 행동에 관해서도 보도했다.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의 요청을 받은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부 장관을 만나, 인도와 파키스탄 지역 평화 유지와 분쟁 악화 방지를 촉구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발끈하고 나선 나라가 있었다. 바로 미국이었다. 미국은 중국이 중재에 나선 인도와 파키스탄 분쟁을 평가하는 새로운 심판을 자임하고 파키스탄에 압박을 가했다. 근거는 하나. 파키스탄이 미국과 맺은 약속을 깼다는 것이었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미그-21 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는데, 미국은 뭔가 이상한 일이라고 여긴 것이다. 인도의 미그-21은 단순한 미그-21이 아니라, 러시아 최첨단 전자장비가 장착된 업그레이드 기종 미그-21 바이슨이라, JK-17 선더로는 격추가 불가능한 F-16급이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만 사용할 것을 약속하고 파키스탄에 판매한 F-16가 인도와의 공중전에서 불법적으로 사용되었다고 추정한 것이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서아시아의 긴장

인도와 파키스탄의 공중전은 하필 베트남 하노이에서 8개월 만에 개최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일이었다. 왜 하필 70년 만에 만난 북미정상이 2번째 회담을 개최하는 날, 48년간 잠잠하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돌연 공중전을 벌였을까? 우연일까? 연출일까?

제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한 나라였던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영국의 노력과 종교를 이유로 인도에서 분리된 파키스탄은 서파키스탄과 동파키스탄으로 또다시 나뉘었고, 서파키스탄은 파키스탄으로, 동파키스탄은 방글라데시로 각각 독립되었다.

정확한 보유 핵탄두 숫자도 모르는 북한 핵을 제거하기 위한 목표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바로 그날 전 세계를 동시에 날려버릴 만큼 엄청난 숫자의 핵탄두를 가진 인도와 파키스탄이 공교롭게도 공중전을 벌였다. 물론 시작은 보름 전에 인도 경찰을 상대로 벌어진 자살 폭탄 테러. 파키스탄은 부인했지만, 공중전으로 이어졌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소득 없이 끝났고, 오히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중국 정부에 중재를 요청한 파키스탄을 상대로 인도와의 전쟁에 사용하지 않기로 약속한 F-16 전투기 사용 여부를 문제 삼았다. 미국의 개입으로, 중국은 더 이상 말이 없다.

중국을 사이에 둔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동아시아에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서아시아에서는 핵전쟁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인도 파키스탄 공중전이 발발했다. 이제 세계의 화약고는 한반도가 아니라, 인도 파키스탄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중국의 영향력이다. 북한도 중국의 눈치를 보고, 파키스탄도 중국의 중재를 요청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영향력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