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5일(현지시각) 미국의 경제지표의 호조에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5%(13.02포인트) 하락한 2만5806.6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11%(3.16포인트) 내린 2789.6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02%(1.21포인트) 하락한 7576.3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11개 업종 중 8개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필수소비재(0.04%), 에너지(0.31%), 금융(0.33%), 헬스(0.07%), 산업(0.64%), 소재(0.51%), 기술(0.29%), 유틸리티(0.17%)가 하락했다. 재량소비재(0.20%), 부동산(0.26%), 커뮤니케이션 서비스(0.73%)는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기술주의 대표 격인 ‘팡(FAANG)’주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1.37%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넷플릭스와 페이스북도 각각 0.93%, 2.32% 올랐다. 아마존과 애플은 각각 0.22%, 0.18% 내렸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Nvidia)는 0.17% 하락했다. 인텔(Intel)은 0.48% 하락했다.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은 3.55%,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0.50%,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는 2.61% 하락했다.

미국의 주요 유통기업인 타겟과 콜스의 주가는 각각 4.6%, 7.3% 올랐다. 반면 GE는 최고경영자가 올해 잉여현금 흐름이 순유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한 여파로 4.7% 하락했다.

수출에 영향을 크게 받는 보잉(Boeing)은 0.51%, 캐터필러(Caterpillar)는 0.85% 내렸다. 금융주인 JP모건체이스는 0.08% 하락했다. 보험회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은 0.78% 하락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주가는 0.21% 올랐다.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Novartis)는 0.97% 상승했다. 글로벌 제약사 중 하나인 화이자(Pfizer)는 0.46% 하락했다. 마리화나 치료제 관련 기업인 틸레이(Tilray)는 0.47% 하락했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정 관련 소식을 기대하면서 주요 경제지표,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등을 주시했다.

이달 말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타결할 것이란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양국이 합의를 위한 전환점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공정하고 호혜로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모든 관세와 장벽들이 없어질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기술 탈취 등 무역구조 문제가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봉합 수준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또 양국이 협상 타결 이후 관세를 어느 수준으로 제거할지 등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이미 양국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충분히 반영된 가격인만큼 세부 사항에서 긍정적인 면이 확대되야 주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또 폼페이오 장관이 이달 초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바르지 않은 협정은 파기할 수 있다"고 말한 점이 이날 회자하면서 불확실성을 다소 키웠다.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경제지표가 긍정적이었던 점은 주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미국의 12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3.7% 증가한 연율 62만1000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2017년 5월 이후 7개월래 최고치로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9% 감소를 훨씬 넘어섰다. 최근 주택시장 관련 지표가 부진했던 만큼 예상외 결과에 안도감이 형성됐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59.7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타겟과 콜스 등 미국 주요 유통기업의 4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양호했던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전인대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0~6.5%로 제시해 지난해 목표 6.5%보다 낮췄다. 다만 재정적자 목표치를 올리는 등 경기부양 방침도 같이 밝히며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이날 다른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2월 미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계절조정치)는 전월 54.2에서 56.0으로 상승했다. 다만 앞서 발표된 예비치 56.2와 월가 예상치인 56.1에 못 미쳤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앞으로 몇 번의 회의를 거쳐야 경기 상황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을 것” 이라면서 “당분간 금리 동결 정책 방향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아직 완전고용 상황은 아니며, 노동시장이 느려지고 있다(슬랙)”고 진단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협상 최종 결과를 대기하면서 증시가 횡보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줄리안 엠마뉴엘 BTIG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가는 "지난해 12월 26일 저점부터 시작된 랠리는 1987년 이후 가장 강한 두 달을 기록했다"면서 "약세 심리가 지난해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S&P 500 지수는 2813선에서 저항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일 주가의 급반락은 S&P 500이 우리의 연말 예상치인 3000선을 향해 상승하기 전에, 2813 저항선과 2750 지지선 사이에서 횡보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