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지난해 효성중공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30%가 넘어섰다. 특히 차입금의 70% 이상이 단기차입금인 점은 유동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부채비율 과 EBITDA 대비 매출액은 신용등급 하락 요인에 근접했다.

다만, 건설 부문이 일정수준의 실적으로 회사를 견인하는 가운데 수소충전소 관련 공사 점유율이 1위인 점은 차입금 부담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26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효성중공업의 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익수 한신평 연구원은 "중공업 부문은 부진했다"면서도 "하지만 건설 부문의 실적 개선세를 통해 회사 전체적으로 양호한 영업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조정 부채비율은 279.1%, EBITDA/매출액 6.1이다. 두 지표는 동일 등급 기준으로 다소 부족한 수치다.  

한신평은 △300%를 초과하는 조정 부채비율 △6.0이하의 EBITDA/매출액을 신용등급 하락 요인으로 꼽고 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 신용등급 변동 기준. 출처=한국신용평가

◆효성중공업의 현재, 건설부문 영업이익률 전체를 끌고간다

지난해 건설부문의 영업이익률은 9.1%다. 이는 지난해 전 사업부문 영업이익률 3.0%(연결기준)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용산도시정비사업, 용인서천APT, 용인하갈동APT, 하남미사주공APT 등 민간개발사업 확대가 큰 역할을 했다.

수주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민간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2014년부터 이어진 수주 증가세는 효성중공업의 외형을 키우는데 밑바탕이 됐다. 2018년 말 기준 효성중공업은 4조원 내외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민간 주택사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주택 경기와 실적의 상관관계(Correlation)를 높인다. 즉, 미분양과 같은 입주 실적은 효성중공업에게 주요 변수다. 

이에 관해 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현 수준의 이익창출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형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효성 중공업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1조608억원으로 차입금 의존도는 30.9%다. 이 중 단기성차입금은 70.4%다. 또한 진흥기업과 관련한 989억원(지난해 3분기 말 기준)의 PF 우발채무도 있다.

한신평은 "단기상환부담도 높은 수준이나 차환 및 상환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며 "수익창출력과 자본적 지출(CAPEX)을 조절한다면 재무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시킬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 효성중공업의 차입금구조. 출처=한국기업평가

◆효성중공업의 미래, 수소충전소

지난해 말 기준 효성중공업은 국내 CNG(압축천연가스)충전소를 약 45%공급했다. 이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다. 같은 기간 국내 수소충전소 공사실적도 1위다. 총 28개 충전소 중 12개소를 건설, 전체의 43%를 공사했다.

▲ 효성중공업의 신사업, 출처=효성중공업 홈페이지

지난 1월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는 앞으로 민간주도로 수소충전소를 확대하기 위해 기존 LPG·CNG충전소 활용(융·복합)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수소 충전소를 주요 도심 거점에 구축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 "전기차·수소차와 재생에너지의 보급도 크게 증가해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희망도 커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소차의 연료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난해 말 기준 14곳에 불과한 충전소를 2020년 310개, 2040년에는 120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 정부의 수소충전소 확대 계획. 출처=효성중공업 홈페이지

한편 전력기기 부문은 현재와 미래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기기 쪽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LS산전과 함께 내수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전력기기 시장의 특성상 해외 및 후발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입도 쉽지 않다.

정 연구원은 "오랜 업력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안정적인 내수시장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