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에어프리미아가 저비용항공사(LCC) 면허를 받아냈다. 2015년 12월 에어서울 이후 4년만에 신규 LCC가 탄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LCC업계는 기존 6개사에서 9개사 체제로 개편됐다. 신규 항공사는 각각 사업전략에 따라 최대 30% 이상 저렴한 항공권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5일 사업면허 심사위원회를 열고 신규 국제항공운송업자 면허 발급을 신청한 5개 항공사를 최종 심사했다.

이번 심사에서 LCC 면허를 발급받은 곳은 강원도 양양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강원, 충북 청주에 기반을 둔 에어로케이, 인천 거점 에어프리미아 등 3개 업체다. 무안항공을 두고 소형 항공운송사업을 하는 에어필립과 청주 거점의 항공화물운송업을 하는 가디언즈는 면허 발급 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에어필립은 최대주주가 자본금 가장 납입 혐의로 소송 중에 있다. 현재 완전 자본잠식(-59억원) 상태인 것 등이 고려돼 면허 신청이 반려됐다.

5개 업체 모두 거점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후원을 등 공격적인 홍보·대관업무를 벌여왔다. 국토부가 그동안 LCC 신규 면허 발급에 사실상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던 탓에 재수·삼수에 나선 일부 항공사는 투자자의 사업자금 회수 등을 우려하며 이번 면허 심사에 사활을 걸어왔다.

그동안 국토부는 7개 부서가 참여하는 자체 특별기획반(TF) 심사와 한국교통연구원의 사업 타당성 검토를 통해 이들 항공사가 낸 사업계획서에 대해 현미경 심사를 벌여왔다. 최소 자본금 요건인 150억원의 안정적인 확보와 조종사·정비사·승무원 등 필수인력 확보, 결항·지연 등의 상황에 대비한 고객 서비스 매뉴얼 등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 국내 항공여객시장 성장추이 및 국내LCC 항공기수. 자료=국토교통부, CAPA

9개 LCC체제 돌입...항공권 30% 가량 저렴해질 수도

2018년 LCC 국제선 여객 증가율은 2017년과 비교해 23.5%에 이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는 LCC 추가 지정과 항공기 증편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다.

현재 운항되고 있는 LCC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형항공사와 운임 차이가 거의 없다. 2017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김포-제주 노선의 성수기 항공권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한항공은 11만3200원, 아시아나항공은 11만9200원이지만 국내 LCC들은 10만1200~10만4100원으로 대형항공사(FSC)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항공권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외국 항공사들의 국내 여객 분담률이 오르는 추세다. 2017년 말 기준 27.5%인 외항사 비중은 2018년 상반기 29.7%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신규 면허를 허가받은 항공사는 글로벌 LCC 항공모델을 기반으로 하고있다. 해외 LCC들의 가장 큰 특징은 수익 모델이다. 저비용 구조를 통해 낮은 가격의 항공권을 공급하면서 가격탄력성을 높여 수요를 창출해냈다. 여기에 항공기 이용률을 높이고 노선을 확대하는 등 공급을 확대하여 수익을 늘려가는 구조다. 이를 위해 기내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다양한 비용절감 요인을 찾아냈다. 점진적으로 수익모델을 발전시키며 비용 절감을 위한 혁신 방안들을 고안해 내고 있다.

반면 한국의 LCC는 해외 LCC와 다른 특징이 있다. 국내 LCC는 도입 초기 LCC에 대한 이용객 인식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FSC와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과정에서 해외 항공사와 같이 부가 서비스가 없는 순수한 형태의 LCC가 아닌 무료 수화물, 기내식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형 LCC모델이 나타났다.

신규 항공사가 들어서면서 항공권 가격은 대폭 저렴해질 전망이다. 면허를 발급받은 신규 항공사 관계자는 "기존 LCC와 비교해서 약 30% 가량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최소 25~30분 수준의 퀵턴 까지 고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퀵턴은 현지 도착 후 곧바로 되돌아오는 비행 스케줄을 대비해 항공기를 준비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글로벌 LCC들은 15~20분 이내에 퀵턴을 하고 있다.

▲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로고. 사진=각 사 취합

3개 신규 항공사, 경쟁력은?

신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가 발급된 업체는 앞으로 1년 내에 운항증명(AOC·안전면허)을 신청해야 한다. 이후 2년 내 취항(노선허가)을 해야 한다. 사업계획에 명시한 거점공항을 최소 3년이상 유지해야 하는 의무도 부여된다. 만약 운항을 불이행하거나 거점항공을 변경하면 귀책사유 등으로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세곳의 신규 LCC가 국토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항공기 22대, 45개 노선이 추가 운영될 전망이다.

플라이강원(자본금 378억원)은 2022년까지 B737-800 항공기 9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강원도 양양공항을 기반으로 중국·일본·필리핀 등 25개 노선을 취항한다는 방침이다.  플라이강원은 항공운송과 관광을 연계하는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라는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강원도 지역의 제한적인 내국인 항공 수요에 의존하는 대신 해외 여행사들과 적극적인 협력으로 외국인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국내 여행사들과 연계해 강원도 지역 관광 상품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는 항공사를 유치해 공항을 활성화하고 관광 수요를 늘리려는 강원도의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에어프레미아(자본금 179억원)는 2022년까지 B787-900 항공기 7대를 도입한다. 에어프리미아는 일반 대형 항공사(FSC)와 저가 항공사(LCC)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HSC(Hybrid Service Carrier)'를 표방하고 있다. 단거리 중심의 소형 LCC 항공기로는 버거운 6시간 이상의 중장거리 노선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PE) 좌석을 대거 공급하는 전략이다.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미국·캐나다·베트남 등 중장거리 중심의 9개 노선을 취항할 계획이다.

에어로케이는(자본금 480억원)는 2022년까지 A320급 항공기 6대를 도입키로 했다. 청주공항을 기반으로 일본·중국·베트남 등 11개 노선을 취항한다는 방침이다.  초저가 항공을 표방하고 있는 에어로케이측은 2019년 하반기 중 나고야, 칭다오, 타이페이, 하이퐁 등지에 첫 취항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듬해인 2020년도부터 하코다테, 마카오, 한외, 하이커우, 가오슝 등지로 취항지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에어로케이의 경우 공항복합도시 건설과 지역경제 발전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특히 지역 내 양성되는 항공인력을 우선 채용하는 등 양질의 청년 일자리 제공에 앞장서겠다는 구상이다. 충북연구원에 따르면 청주국제공항에 지역항공사가 운영될 경우 충북 내에서 3년간 약 5911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1546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발생한다.

▲ 진현환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이 5일 오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항공운송사업(신규면허) 발급 여부 발표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면허신청한 5개 사업자(여객4, 화물1)에 대해 면허자문회의의 최종 자문을 거쳐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항공에 조건부로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발급한다고 밝혔다. 사진=이코노믹 리뷰 장영성 기자

국토교통부 진현환 항공정책관은 "이번 면허발급으로 항공시장 경쟁 촉진과 시장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공항 거점의 신규 항공사들이 지역민의 공항이용 편의을 제고하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항공일자리를 2022년까지 약 2000명 규모로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신규 면허를 발급 받은 항공사에 대해 재무상황을 분기별로 감독하여 자본잠식이 50% 이상 지속되는 경우 퇴출하는 등 엄격한 사후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향후 조종·정비사 등 안전 전문인력 채용여부도 면밀히 살펴보고 불충분할 경우에는 항공기 도입, 노선허가를 제한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