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리오시티는 39㎡ 등 소형 평형이 점차 소진되면서, 품귀 현상에 따른 시세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출처=네이버부동산, KB부동산.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송파 헬리오시티의 전세 매물이 점차 소진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대량 공급효과 역시 멈칫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품귀현상을 보이는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오르는 추세를 보이는가 하면, 입주가 끝날 때까지 매물을 내놓지 않겠다는 변수도 잠재하고 있어 오름세가 더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 기준 전용면적 39㎡의 전세 매물이 4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이 집계한 해당 평형의 시세는 상한가 기준 지난해 11월 4억9000만원대에서 입주가 시작된 12월 31일 전후로 4억7000만원대로 약 2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2월 들어 약 1000만원 하락한 4억6000만원대의 가격을 유지하다 3월 1일 기준으로 다시 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반면 하한가 기준으로는 11월 이후 계속해서 4억1000만원대를 유지했고, 점차 매물이 소진됨에 따라 1월 중순 4억1600만원, 3월 1일 기준 4억2000만원대로 상승 중이다.

KB부동산의 정보를 종합하면 헬리오시티의 소형평형은 상한가, 하한가 모두 조금씩 오르는 추세가 뚜렷하다.

헬리오시티는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단지로 총 9510가구 규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와 달리 해당 매물이 속한 동의 위치, 층에 따른 시세 차이가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짙다. 총 9510가구 가운데 조합원 물량은 6551가구, 일반 분양 대상은 1558가구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송파 헬리오시티의 확인매물 건수를 보면 전용면적 39㎡인 네 평형의 전세 매물은 ▲공급면적 61A㎡가 212개 ▲61D㎡ 21개 ▲61B㎡ 37개 ▲62C㎡ 13개로 약 300개 정도다. 다만 이는 네이버 확인매물 특성상 동일매물이 완전히 소거되지 않은 값이다.

반면 시세는 다양하다. 대다수의 매물이 4억원 초중반에서 평균을 이루고 군집해 있지만, 약 9개 매물의 시세는 5억원에서 7억원에까지 이르고 있다. 최저선인 4억원에서 가격 방어선이 형성됐지만, 현재 시세가 ‘제값’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고점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은 84㎡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용면적 84㎡, 공급면적 107~110㎡로 이뤄진 전세 매물은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총 1807개 가량이 올라온 상태다. 이 가운데 110D㎡이 573개로 가장 많았고, 107A㎡rk 288개로 그 뒤를 이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10D㎡의 시세는 지난해 11월 6억5000만~7억5000만원에서 12월 약 3000만원 가량, 다시 1월 들어 1500만원 이상 하락했지만 2월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회복기를 보이고 있다. 2월 15일 667만원, 3월 1일 1000만원 상승한 것이 그 예다. 126㎡형 역시 298개의 매물이 빠지지 않고, 7억~9억5000만원 사이에서 거래가 멈춰있다.

▲ 헬리오시티 공급면적 110㎡, 전용면적 84㎡의 경우 7억원 중반대까지 시세가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7억원 후반대로 상승 중이다. 출처=네이버부동산, KB부동산.

이렇게 매물 적체 현상이 벌어지면서 입주기간 연장설도 솔솔 나오고 있다. 당초 계획된 송파 헬리오시티의 입주 기간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지만, 110D㎡처럼 매물이 소진되지 않는 평형이 생기면서 입주기간을 5월 초까지로 미룰 수도 있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발언이다. 현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집계한 헬리오시티의 입주율은 50.5%로 나타났다.

송파동 U공인중개사는 “작은 평수일수록 선호도가 높아 근래 들어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전보다 조금 오르는 분위기이고, 매수자들은 여전히 빠지길 기대한다”라면서 “다만 전용 84㎡ 기준으로는 그다지 유의미한 하락폭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니고, 정체 상태에 가깝다”고 전했다.

U공인중개사는 “입주율은 절반 정도인데, 입주예약은 70% 정도이고 물량은 30% 정도가 아직 남은 것으로 안다”면서 “잔금 해결 등의 사정으로 집주인이 입주를 하려는 경우도 꽤 있고, 원래 거주하던 집의 매매가 안 되면서 아직 못 들어오고 있는 소유자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D공인중개사는 “지금 상황으로는 입주 기간 내에 소진이 어려울 것 같아 5월 초까지 입주기간을 연장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면서 “추세를 보면 그 기간 안에 현재 나온 매물들은 다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지금의 시세가 너무 낮다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입주 기간이 끝난 뒤에 고가에 내놓으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7억원 중반대에 형성된 84㎡의 시세를 8억~9억원까지 끌어올리려 한다는 의미다. D공인중개사는 “현재 39㎡와 84㎡의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약 45% 선으로 통상 5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낮긴 하지만, 매매가 자체가 높게 설정된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D공인중개사는 “고덕동에서 9월 약 5000가구가 입주하기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특히 소형 평형에 있어서 가격 오름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입주 기간이 끝나면 더욱이 시세 형성을 위해 집주인들이 나설 가능성이 있어서, 전체적인 전세 시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변 전세가 시세도 점차 완만한 하락폭을 그리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송파구의 전세가격은 1월 5주 –0.44%를 기록했지만 점차 하락폭이 줄면서 2월 4주엔 –0.18%로 완만해졌다. 같은 기간 강동구는 –0.61%에서 –0.30%로, 강남구는 –0.78%에서 –0.35%로 비슷한 형태의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서초구는 1월 5주 –0.49%, 2월 3주 –0.22%로 둔화하다가 2월 5주 –0.37%로 다시 하락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감정원은 강남과 강동구는 신규 입주 영향으로 하락세가 지속되는 한편, 서초구의 경우 외곽 지역의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