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DB금융투자가 비경상적 비용의 ‘늪’에서 벗어났다. 실적 호조로 이어지면서 일회성 비용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업계 상황은 녹록치 않다. NCR 기준 강화 시 신규투자보다 자본확충에 더욱 공을 들이는 처지가 될 수 있다. DB금융투자가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나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DB금융투자의 별도 기준 총영업수익은 ▲2015년 1조2553억원 ▲2016년 1조2290억원 ▲2017년 8062억원 ▲2018년 7252억으로 하향세다. 연결 기준 총영업수익도 줄어들고 있다. 증권업에서 총영업수익은 일반기업의 매출액에 해당한다. 다만 총영업수익보다는 경상적 비용을 차감한 순영업수익이 실적의 기준이 된다.

▲ DB금융투자의 연결/별도 재무제표 기준 주요 실적. 출처=DART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015년 41억원 적자에서 이듬해 소폭 흑자로 전환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6억원, 472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박스권시장점유율

2011년 4분기, 2012년 4분기, 2013년 1·2분기를 제외하면 2010년대 DB금융투자의 분기별 순영업수익 점유율은 1.5~2.0% 사이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3년 이후 1.8~2.0%이다. 

▲ 시장 점유율.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지난해 증권업은 사상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은 11조3000억원, 순이익은 3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조8000억원, 2조9000억원 늘었다. 총자산수익률(ROA)은 1.1%를 기록했다. 지난해 DB금융투자의 호실적은 증권업 전반 호황과 맞물렸다.

한국기업평가의 연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증권업의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인 가운데 영업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IB부문을 제외한 상품운용과 위탁매매 부문의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DB금융투자는 중소형 증권사로 전반적인 시장지위는 높지 않다”면서 “최근 증권산업의 높은 경쟁강도 및 규제환경 등을 고려할 때 회사의 시장지위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DB금융그룹의 우수한 브랜드 인지도 및 계열사의 보완적 영업네트워크 등을 활용하여 현 수준의 경쟁지위 유지는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2019년 증권업 예상. 출처=한국기업평가

영업용 순자본 비율(이하 NCR)은 대표적인 증권사 재무건전성 지표다. 각종 인허가의 기준비율로 활용된다. 부실 증권사 퇴출·정리를 위한 지표로도 이용된다.

현재 NCR공식은 ‘업무 단위별 필요 유지 자기자본(분모)’ 대비 ‘영업업순자본-총위험액(분자)’이다.

금융당국은 NCR을 500%로 권고하고 있다. NCR이 강화되면 증권사들은 자기자본확충에 공을 들여야 한다. 신규투자는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김 연구원은 “DB금융투자의 순자본 비율은 양호한 편”이라면서도 “중형 증권사 평균에 비해서도 낮아 앞으로 위험인수가 일정 부분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회성 비용 감소, 실적 상승 직결

DB금융투자는 ▲2015년 부실자산 감액손실(414억원) ▲2016년 ELS 부문 부진 ▲2017년 대우조선해양 CP 손실(97억원)인식 등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사전적 의미의 ‘경상적’은 변함없이 항상 일정함을 의미한다. 증권업에서는 일상적인 비용을 경상적, 일시적인 비용을 비경상적으로 비용의 성격을 나눈다.

지속적인 비경상적 손실 발생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졌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DLB의 신용등급을 지난해 초 A+에서 A로 강등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평정 요인으로 잇따른 자산운용 손실을 지목했다. 수수료와 이자 등 기본이익이 자산운용의 실적 변동을 흡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지난해는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DB금융투자의 2018년 9월 말 누적기준 순이익은 520억원이다. 총자산이익률(ROA)은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업계 평균 ROA를 하회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과거 DB금융투자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은 비경상적 비용”이라며 “DB금융투자의 수익성 개선과 관련, 비경상적 비용은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꼽았다.

▲ DB금융투자의 ROA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일부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