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4구 입주물량 현황. 출처=부동산인포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강남4구 전세시장이 끝없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송파구와 서초구는 이달부터 전세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만 강남구와 강동구는 여전히 전세시장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단지 규모의 아파트 입주가 올해에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중순까지 3개월간 강남4구 전셋값은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특히 강동구는 12월과 1월에 각각 –1.59%, -1.16% 변동률을 기록하는 등 가장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지난 2월 2주까지 변동률을 –0.53%로 가장 컸다. 반면 송파구의 경우 헬리오시티 입주로 약세를 이어갔지만 2월 3주차에 플러스 변동률로 전환하며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송파구는 지난해 12월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951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 헬리오시티로 인해 전세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2개월 째 입주가 진행중인 헬리오시티는 약 40%가량 입주율을 기록중이다. 잔금을 치르고 입주를 앞둔 세대까지 포함하면 60%에 달한다.

그나마 송파구의 전세가격 하락이 빨리 마무리 된 점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입주물량이 300가구뿐인데다 1월말부터 신천동에 위치한 1350가구 규모의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이주가 시작됐다는 부분이다. 신천동에 위치한 진주아파트 역시 1507가구가 3월말부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재건축 이주를 앞둔 단지의 영향으로 2월 셋째주 들어서면서 송파구 전세가격 변동률은 강남4구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변동률(0.08%)을 기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송파구는 3월을 기점으로 헬리오시티 입주율의 빠른 상승으로 전세시장도 온전하게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850가구)의 입주율이 70%대를 기록하며 비교적 느리게 입주가 이뤄지고 있다. 개포동에서 이달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1957가구의 대단지 아파트인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세매물이 쏟아졌다는 점도 입주를 더디게 하고 있다.

이로인해 강남구 전셋값은 11월~1월까지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월 들어서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래미안 블레스티지 입주가 4월27일(총 60일)까지 진행 된 후 약 4개월 뒤인 8월, 개포동에 위치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1320가구의 입주가 시작 돼 6월 전후로 주춤했던 하락세는 8월 이후 1~2개월 가량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강남구에는 송파구처럼 재건축 이주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 올 상반기 보다는 덜하겠지만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권 팀장은 “다행이 내년 상반기 신규 입주계획이 없어 전세시장은 다시 살아나겠지만 하반기에 2296가구 규모의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가 입주할 예정”이라면서 “내년 하반기 또 한차례 전세시장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서초구는 지난해 하반기 2500여가구의 신규아파트 입주 몰렸지만 반포동 경남, 한신3차 등 재건축 아파트 2600여가구의 이주가 11월까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로 전세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최근까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연말까지 입주물량이 773가구에 불과 해 서초구 전세시장은 3월 이후로 점차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특히 이르면 올 하반기 중엔 잠원동 한신4지구 2898가구 재건축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잠원동 등 일대를 중심으로 눈에 띄게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구는 올해 1만10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 1900가구와 7월 이후로 예정된 8996가구를 포함하면 사실상 하반기에 1만가구가 입주하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후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이어가는 강동구 전셋값은 봄이 되면서 하락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6월이 가까워지면서 전세물건이 더욱 증가하기 시작하면 하락폭은 커질 전망이다.

하반기 가을과 겨울방학 등 이사철에도 워낙 많은 입주물량들로 인해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상반기에도 44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강동구 전세시장은 내년 하반기 경에나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 팀장은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해당 지역 매매, 전세시장은 기간의 차이가 있을 뿐 약세전환이 불가기해 요즘은 기존주택 처분이나 대출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 강남4구 신규아파트 입주는 더디고 세입자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라면서 “강남권은 어느 정도 가격조정이 이뤄져도 결국 수요가 채워지고 회복됐던 만큼 자금동원력을 갖고 있는 수요자들은 올해부터 내년까지가 이전보다 낮은 가격의 강남권 매물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