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미중무역최종협상이 남았다. 출처=Imagetoday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삼일절을 하루 앞 둔 2월의 마지막 날, ‘하노이 핵 담판’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다소 볼품없는 모양새로 마무리됐다. 오찬 모임과 성명서 발표가 취소 된 후 단독 기자회견자리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 측에서 완전한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북한이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최선희 북한 외무부상은 1일 “우리는 부분적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며 “미국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같다”고 말해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이들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경제적 제재완화, 비핵화 등의 세부 조건에 미국이 거절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중무역협상에서도 미국이 주도권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국가들의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등 경제 주요국과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 경기 상황을 점검하고 최근 글로벌 경제의 주요 이슈들을 살펴본 보고서 ‘글로벌 경기 동향 및 주요 경제 이슈’를 3일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상황은...드디어 화해 국면?

미국의 경우 일부 경기 지표에서 최근 경제가 주춤하는 신호가 포착되면서 향후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지만 침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소매판매 및 소비자심리지수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며 이는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일시적 여파와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방정부 폐쇄로 2018년 4분기와 2019년 1분기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다소 낮게 나올 전망이다. 산업 경기 지표는 여전히 기준점을 상회하고 있으나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하락하는 모습이다. 또한 경기선행지수도 다소 하락하면서 경기 둔화를 예상하고 있으나 경기가 침체까지 전개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 ISM 지수 및 비국방자본재 수주 증가율, 경기선행지수 및 경기 침체 확률. 민간 기업의 투자 수요를 반영하는 비국방자본재수주 증가율은 최근 상승세인 한편, ISM 제조업 및 비제조업 지수는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기준점인 50p를 상회하고 있다.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또한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 지연과 연내 연준자산 축소 종결 등을 시사했으나 불확실성 완화 시 기존 통화정책 유지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2018년 12월 FOMC에서는 정책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하향조정했고, 2019년 1월 FOCM에서는 향후 경제 지표 추이를 보고 정책금리를 결정하겠다며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으로 변경하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2019년 정책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FOMC 위원들의 의견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고, 향후 대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가 다시 변경될 가능성이 있어 정책금리 방향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최근 전망도 나왔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소폭 둔화된 6.6%를 기록한 가운데 미중무역협상, 화웨이 사태 등으로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추가적 둔화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 중국의 경제성장률 및 부문별 기여도와 민간소비 증가율. 출처=현대경제연구원

2018년 들어 중국은 순수출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가운데, 투자 기여도 역시 감소세를 보이면서 경제성장률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중국경제는 2018년 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6.4% 성장하면서 2018년 한해 6.6% 성장에 그쳤다. 특히 도시부문의 소매판매 증가율이 2018년 1월 전년동기대비 9.9%에서 12월 8.9%로 둔화되면서 전체 소매판매 증가율도 동반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또한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2018년 한해동안 급격히 둔화되었고, 2017~2018년간 10%내와의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수출 증가율도 2018년 11월부터 급격히 둔화되는 흐름으로 바뀌었다.

한편, 2018년 들어 기업부문의 디레버리징이 지연되면서 민간신용이 다시 악화되는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의 GDP 대비 기업부문 부채비중은 2017년 4분기 146.9%에서 2018년 2분기에는 155.1%로 확대되면서 중국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도 2017년 12월부터 기준치 이하를 하회하는 등 향후 지속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은 연기되었지만 향후 기술이전과 지적재산권, 강제이행 등 사안에 대한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이 진행되면서 2018년부터 전개되어 온 양국간의 무역 갈등은 현재 한시적인 소강 국면이다.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자국의 경제 둔화 등을 고려해 미중 양국은 협상에 임했으며 협상 타결 시한도 기존의 2019년 3월 1일에서 연기된 상황이다.

▲ 미중 무역분쟁 주요 일지.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최근 미중정상회담의 핵심이 되는 무역합의의 최종안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협상 과정에서 혹은 협상 타결 이후에도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 미국의 불만이 다시 제기될 경우 갈등이 재발할 소지는 남아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수출 경기 및 성장세가 둔화되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 경기와 경제 성장세가 위축될 우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주요국 이슈에 직격탄 맞는 신흥국...베트남·인도

최근 베트남 경제는 내수 및 산업생산 호조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미중 무역마찰 등으로 대외교역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경기 하방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경제성장률은 2018년 3분기, 4분기 각각 6.8%, 7.3%를 기록하며 2018년 연간 기준으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7.1%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9년 1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2.2%를 기록하는 등 소비심리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동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7.9%로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 베트남의 경제성장률 및 부문별 기여도와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지수 증가율.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다만, 최근 무역수지는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며 2018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중과 교역관계가 밀접한 베트남의 대외교역 구조상 향후 미중 무역마찰 등 대외여건과 관련된 불확실성의 지속은 경기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인도 경제는 견조한 내수 성장에 따라 4분기 연속 경제성장률 7%를 상회하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인도의 실질GDP가 2018년 1~3분기 전년동기대비 7.7%, 8.2%, 7.1% 증가한 가운데, 민간최종소비지출 및 총고정자본형성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18년 3분기 각각 3.8%p 및 3.8%p로 내수가 전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인도의 경제성장률 및 부문별 기여도와 민간소비 및 산업생산 증가율.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인도의 수출 증가율은 2017년 11~12월 각각 31.0%, 15.7%를 기록했으나 글로벌 무역 갈등 확산 우려 등에 따라 2018년 11~12월 각각 0.8% 및 0.3%로 크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017년 1476억 달러 적자에서 2018년 1826억 달러 적자로 적자 규모가 크게 확대됐으며, 무역 적자 확대는 인도 경제성장을 제한한 것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