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단신도시는 연신 한 자리수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출처=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검단신도시의 분양 성적이 부진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청약 경쟁률이 또 다시 한 자리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보여 온 가운데, 대우건설이 최근 아파트 단지 분양에 나섰지만 1군 브랜드 효과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미달의 원인으로 높은 분양가와 청약 규제가 꼽힌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21일 청약을 마감한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1.04:1을 기록했다. 전체 1439가구 분양에 1496명이 모인 결과다. 그러나 이는 미달이 발생하면서 2순위 기타지역의 청약을 받았음에도 일부 평형은 미달로 남아있는 상태다.

세부 평형별로 75㎡는 158가구에 1순위 대상자 171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1순위 기타지역은 1.16:1의 경쟁률로 마감했지만, 모집인원의 100%를 추가로 예비해둬야 하는 규정에 미달돼 2순위 신청자 62명을 더 받았다.

84㎡A의 경우 588가구 모집에 1순위 해당지역은 294명이 신청하면서 1.00:1로 마감됐지만, 기타지역은 규정에서 약 40가구 모자란 254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역시 2순위 신청에서 170명을 추가로 받으면서 청약이 마감됐다. 84.92㎡C형은 1순위 마감으로 명예를 지켰다.

반면 가장 울상지은 평형은 105.52㎡형이었다. 총 320가구가 배정된 해당 평형은 1순위 해당지역과 기타지역 모두 37명밖에 신청하지 않으면서 각각 123명, 246명의 미달이 발생했다. 이후 이어진 2순위 해당지역과 기타지역 청약에서도 불과 33명, 20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상대적으로도, 절대량에 있어서도 대형 평형에서 가장 수요가 적은 것은 높은 분양가가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면적의 분양가는 최소 4억4290만원에서 최대 5억330만원에 이른다. 가장 양호한 성적을 보인 84.92㎡C형의 가격인 3억7240만원~4억2320만원과 비교하면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1억300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개편된 청약규제의 영향이 크다”면서 “1순위 대상자나 당첨 가능성도 줄면서 오히려 동호수를 선택할 수 있는 미분양된 가구를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대형평형 수요를 맞추지 못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 관계자는 “대형평형은 푸르지오가 검단에서 처음 공급하는 만큼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고, 신도시가 조성됨에 따라 여러 수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완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센트럴 푸르지오는 주변 시세와 비교해서도 분양가는 높은 편이었다. 검단신도시 부지와 맞닿은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의 아파트 단지들의 시세보다 약 2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지난해 ‘로또’ 아파트 광풍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특히 로또 단지들의 흥행 조건 가운데 향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충족되지 않으면서 미진한 결과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공실적 10위권 내의 대기업이 분양한 아파트라는 점에서, 브랜드 효과가 입지와 분양가의 허들을 뛰어넘지 못 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 검단신도시가 들어서는 인천서구와 맞닿은 김포시 풍무동의 시세는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의 분양가에 못 미치는 최소 1억8700만원에서 최대 4억4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출처=네이버부동산.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검단은 서울과 엄연히 다르다”고 전제한 뒤 “검단신도시, 특히 인천 서구 특정 행정동에 국한해 많은 물량이 예정돼 있어 수요가 분산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향후 총 11개의 단지가 2019년 3월 이후 검단신도시 내에 분양을 계획 중이다. 이는 검단신도시 1단계에만 해당하는 물량으로, 총 1만1600가구에 이른다. 이전에 분양한 단지들까지 포함하면 약 2만가구가 1단계에 수용되고, 이후 3단계까지 완공되면 검단신도시는 총 7만800가구까지 수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많은 물량 때문에 수요 분산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게 업계 일각의 반응이었다.

권일 리서치팀장은 해당 지역의 입지를 두고 “서울에 직접 닿지 않는 인천 지하철 1호선이 크게 경쟁력을 높이지 못 했다”면서 “또한 신도시 내 입지가 지금까지 나쁘지는 않았지만 호반에 비해 경쟁률은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에 따르면 일부 미분양이 발생한 우미건설의 ‘우미린’은 근래에 완판됐고, 한신공영의 ‘더휴’는 아직 분양 중에 있다. 그럼에도 권일 리서치팀장은 “기존 인천 분양 선호도와 비교하면 검단은 아직 선방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당장은 인천이나 김포 등 수요 기반에 비해서 대기 중인 분양물량이 많다보니 부담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고, 3기 신도시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면서 “또한 계양신도시가 상대적으로 더 늦은 시점에 더 신축의 아파트인데도, 정부 발표에 따르면 더욱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될 전망이기 때문에 한동안은 이 분위기가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 검단신도시 향후 분양 계획. 출처=네이버 부동산.

이후 분양할 건설사들은 출구전략 준비에 한창이다. ‘파라곤’ 분양을 준비 중인 동양건설 관계자는 “원래 3월에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인허가 등 관련사항 추가 건으로 지연돼 4월 말 이후로 파라곤을 분양할 전망”이라면서 “조금 더 파라곤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고, 설계 등에서 제품 특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파라곤 또한 107㎡의 대형평형을 준비 중이라면서 관계자는 “대형평형이라는 사실보다 분양가가 해당 지역에 적정했는가가 요점”이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검단신도시의 부진한 분양실적을 두고 “3기 신도시 중 하나로 계양구가 선정되면서 검단에 들어오려던 수요자들이 계양신도시의 대기수요로 바뀌었다”면서 “계양은 약 1만2000가구의 택지지구고 검단은 총 7만가구의 신도시이기 때문에 백화점이나 병원 등 기반시설, 문화시설 규모에 있어서나, 향후 부동산 가치에 있어서나 규모가 큰 검단의 전망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