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뉴욕 주식시장에서 3대 주요지수는 28일(현지시각)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충돌 등 지정학적 요인의 불확실성 확대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7%(69.16포인트) 내린 2만5916.00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28%(7.89포인트) 하락한  2784.4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0.29%(21.98포인트) 내린 7532.5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11개 업종 중 8개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소재(-1.27%)가 크게 하락했다. 재량소비재(-0.56%), 에너지(-0.97%), 금융(-0.28%), 헬스(-0.30%), 산업(-0.37%), 기술(-0.32%). 커뮤니케이션 서비스(-0.01%)가 하락했다. 필수소비재(0.32%), 부동산(0.30%), 유틸리티(0.41%)는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기술주의 대표 격인 ‘팡(FAANG)’주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0.33%)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1.31%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페이스북 0.84%, 아마존 0.77%, 애플은 0.98% 내렸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Nvidia)는 0.64% 하락했다. 인텔(Intel)은 0.053% 하락했다. 웨스턴 디지털(Western Digital)은 3.36%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0.12% 내렸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는 1.06% 하락했다.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HP 주가가 17.21% 폭락했다. 자동차 제조기업 GM의 주가는 1.28% 내렸다. 수출에 영향을 크게 받는 보잉(Boeing)은 1.04%오른 반면, 캐터필러(Caterpillar)는 1.60% 내렸다.

금융주인 JP모건체이스는 0.76%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0.65% 내렸다. 보험회사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은 0.62% 하락했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주가는 0.55% 올랐다.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Novartis)는 0.39% 하락했다. 글로벌 제약사 중 하나인 화이자(Pfizer)는 0.98% 상승했다. 마리화나 치료제 관련 기업인 틸레이(Tilray)는 2.53% 상승했다.

이날 시장참가자들은 미국의 작년 4분기 국내총새산(GDP) 성장률과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충돌 등 지정학적 이슈에 주목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예상과 달리 결렬됨에 따라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못하는 등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예정보다 일찍 헤어졌다.

백악관은 "현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경제 제재의 일부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 측이 추가 요구를 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영변 외 다른 대형 핵 시설이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핵무기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 갈등이 부각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파키스탄이 전일 생포한 인도 조종사를 3월 1일 돌려보내겠다고 밝히는 등 양국 대립의 완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밝힌 2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2로 지난 2016년 3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반면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점은 증시 상승에 지지력을 보탰다. 미 상무부는 작년 4분기 GDP 증가율이 2.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의 3.4% 성장보다는 둔화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치 2.2% 증가보다는 높았다. 소비가 다소 둔화했지만, 기업의 고정투자 등이 큰 폭 늘었다. 수출도 전 분기보다는 양호했다.

이날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낙관론이 나왔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과 무역협상에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면서 “역사적인 합의를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일 협상 타결을 위해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대통령 간 이견이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이날 "최종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많은 진전을 이룬 상태"라고 낙관적 기대를 더 했다.

다우지수는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에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이내 반락했다. 낙관론보다 구체적인 협상 결과를 기대하는 심리가 더 강한 영향으로 풀이 된다.

성장률 외 다른 주요 경제 지표는 혼재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8000명 늘어난 22만5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22만명보다 많았다.

캔자스시티 연은은 2월 관할 지역의 제조업 합성지수가 전월의 5에서 1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는 5였다. 반면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2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6.7에서 64.7로 상승했다. 최근 1년 이상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 예상 집계치인 56.1보다 높았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우려가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에르 베이레트 액티브 트레이드 분석가는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해서 시장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전일 인도와 파키스탄의 충돌로 촉발된 긴장은 북미정상회담 합의 도출 실패로 더 심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