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이제 남의 시선이나 판단은 중요하지 않아졌다. 스스로 세운 기준 자신만의 시선이 우선시 되는 의미의 신조어 ‘나나랜드’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나나랜드는 영화 ‘라라랜드’를 모티브로 한 신조어다. 라라랜드가 할리우드에 입성하길 원하는 배우 지망생들의 꿈의 무대를 뜻하듯, 나나랜드는 자신이 주인공인 세상에서 살고자하는 나홀로족들이 꿈꾸는 무대를 의미한다.

나나랜더들은 타인의 시선보다는 나를 보는 나의 시선이 가장 중요하고, 나의 기준이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믿는다. 나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에서 만족하며 당당하게 살아간다. 결국 나를 위한 나만의 기준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자기만족과 자존감에 집중하기 시작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문화가 확산됐다. 획일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다양성을 중요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뷰티·패션업계는 이 같은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춰 나만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만들 수 있는 소비자 참여형 프로모션을 실시하거나 맞춤 커스터마이징 제품 등을 출시하고 있다. 실제로 일반인이 브랜드 모델로 활약할 수 있는 이벤트나 이니셜 각인 제품 출시 등 업계 마케팅도 활발해졌다. 이러한 관련 업계의 마케팅 활동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나나랜드’ 라이프스타일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바닐라코의 뷰티 공개 오디션 ‘캐스팅B(#CASTINGB)’ 시즌3 이미지. 출처=바닐라코

메이크업 브랜드 바닐라코는 올해 초 뷰티 공개 오디션 ‘캐스팅B(#CASTINGB)’ 시즌3을 진행했다. 이 프로모션은 소비자들에게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당당히 표출할 기회를 제공한다. 2017년부터 시작된 캐스팅B는 이후 매년 오디션을 통해 브랜드 화보 모델을 선정하고 있다.

오직 브랜드를 사랑하는 고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바닐라코를 대표하는 얼굴이 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는 소비자가 단순히 제품만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누구나 브랜드의 모델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고객과 브랜드가 상호 소통하며 ‘나나랜드’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예다. 캐스팅B를 통해 선발된 모델은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바닐라코 신제품 브랜드 화보의 립 모델로 활동하게 된다.

비닐라코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올해 1월에 실시한 캐스팅B 시즌3에는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뷰티 모멘트를 더욱 적극적으로 공유했다”면서 “획일화된 미를 쫓는 것이 아닌 내가 중심인 세상에서 나만의 아름다운 순간을 찾는 뷰티 애티튜드를 더욱 더 확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도 커스터마이징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 지미추(Jimmy Choo)가 스와로브스키와 콜라보레이션한 ‘CHOOxYOU’ 제품. 출처=지미추

영국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지미추(Jimmy Choo)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로 제작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번 신규 프로젝트 ‘CHOOxYOU’는 자신만의 재미나는 슈즈와 백을 간직할 수 있도록 직접 디자인하는 퍼스널라이제이션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반짝이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로 제작된 ABC 알파벳과 숫자를 활용해 스니커즈, 펌프스, 가방에 장식 가능하다. 지정된 컬러들로 구성된 ‘CHOOxYOU’ 알파벳은 라지(3.5mm)와 스몰(2.8mm) 2가지 사이즈로 출시됐다.

개인 취향을 반영해 나만을 위한 향수를 만들 수 있는 브랜드도 인기다.

▲ 센틀리에의 맞춤향수 클래스. 출처=센틀리에

프리미엄 향수 전문 브랜드 ‘센틀리에’는 맞춤향수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성격 유형과 좋아하는 향기, 컬러, 향수 느낌 이미지 그리기 등 자신의 취향에 대한 사전 설문을 바탕으로 센틀리에 퍼퓸 디자이너와 함께 직접 향수를 만들 수 있다. 총 17가지의 프랑스산 최고급 향수 베이스와 센틀리에의 전문적인 조향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향이 제조가 가능하다. 완성된 향수는 콘셉트에 맞는 이름일 짓고 보틀에 라벨링도 가능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나심비와 나나랜드 등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스스로를 격려하기 위한 셀프기프팅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저가형 제품보다는 어느 정도 가격이 나가더라도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퀄리티 높고 콘셉트가 명확한 제품들이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