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네오위즈의 실적이 5년 만에 반등했다. 실적 호조는 매출액 상승과 함께 국내외 시장에서 자체 개발 IP(지식재산권)의 매출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오위즈의 사업 방향도 퍼블리싱 사업보다는 자체 IP를 보유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게임을 개발 중인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업체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 방식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회사가 과거 퍼블리싱 사업 과정에서 위기를 겪은 점을 교훈으로 삼고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네오위즈 실적 추이. 단위 억원. 출처=전자공지시스템

네오위즈, 크로스파이어·피파온라인 서비스하던 회사

네오위즈의 매출액 규모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지난 2012년엔 매출액이 7000억원을 바라볼 정도였고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웃돌았다. 이 같은 실적은 유력 게임들의 퍼블리싱 사업과 자사 웹보드 게임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달성됐다. 그런데 피파온라인2와 크로스파이어의 퍼블리싱 계약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어서 정부의 웹보드 게임 규제가 맞물리며 네오위즈의 실적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네오위즈는 지난 2007년 피파온라인2의 퍼블리싱 계약을 개발사 EA와 맺고 선보였다. 게임은 흥행했다. 그러나 2010년 EA가 피파온라인2의 후속작인 피파온라인3를 넥슨과 계약하며 2013년 3월 피파온라인2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로 인해 회사의 주요 매출원 중 하나를 잃었다. 

스마일게이트의 캐시카우 크로스파이어도 네오위즈가 서비스를 맡은 이력이 있다. 네오위즈는 2008년 크로스파이어의 국내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국내 성적은 저조했지만 중국 지역에서 대박을 터트리며 네오위즈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2012년 스마일게이트와의 계약 만료가 오며 위기를 겪는다. 양사의 공방 끝에 네오위즈는 2016년 7월까지 중국 서비스 수익을 나눠 갖는 것으로 계약을 연장했지만, 텐센트와의 계약 당사자가 네오위즈에서 스마일게이트로 바뀌었다. 2016년 7월엔 네오위즈의 크로스파이어 사업이 완전히 종료됐다.

2014년엔 정부의 웹보드 규제가 시행되며 다시 한번 악재를 맞았다. 웹보드 규제는 고스톱·포커 등의 웹보드 게임에 월 결제액 상한선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다. 피망을 통해 웹보드 게임을 활발하게 운영하던 네오위즈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 브라운더스트 대만,홍콩,마카오 정식 오픈

2018년 실적 반등… 자체 개발 IP 매출 비중 69%

침체를 겪던 네오위즈의 실적이 지난해 반등했다. 네오위즈의 2018년 매출액은 2155억원, 영업이익 226억원, 당기순이익 3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액은 23.9%, 영업이익은 107.3%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엔 수집형 모바일 RPG 브라운더스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브라운더스트는 국내, 일본, 동남아,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서 연 매출 400억원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의 약 20% 수준이다. 모바일 보드게임의 실적도 견고했다. 네오위즈 측은 보드게임이 지속적인 이용자 편의성 개선 노력과 계절적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2018년 4분기에 두 자릿수 성장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브라운더스트는 올해 1월 영어권 시장으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전세계로 서비스 지역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네오위즈는 내부 개발 게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오위즈 문지수 대표는 지난 1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퍼블리싱이 아닌 내부 개발 게임 매출이 70%를 차지했고 해외매출은 64% 증가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올해는 내부 IP 가치를 강화하고 확장하면서 콘솔, 모바일 플랫폼 신작, 크로스 플랫폼 전략 등으로 시장 접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매출구성 변화를 보면, 네오위즈의 2018년 해외 매출 비중은 50%를 기록하며 2017년(38%)보다 크게 늘었다. 자체 IP 매출도 2017년 54%에서 2018년 69%로 증가했다. 두 지표 모두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 블레스 언리쉬드 이미지. 출처=네오위즈

개발사 영입·지분투자 행보 ‘자사 IP’ 활용에 주력

네오위즈는 개성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는 인디게임 개발사를 네오위즈에 합류시켰다. 단순 지분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새로 합류한 개발사는 PC게임을 준비 중인 파이드파이퍼스팀과 모바일게임을 준비 중인 플레이그라운드팀이다. 파이드파이퍼스는 스팀 플랫폼을 통해 PC게임 ‘아미 앤 스트레티지’를 선보일 예정이며 플레이그라운드는 모바일 RPG ‘피규어즈 워’를 올해 출시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네오위즈는 앞서 브라운더스트의 개발사 겜프스를 인수하며 브라운더스트 IP를 확보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브라운더스트는 지난 2017년 4월 출시했으며 같은해 6월 네오위즈는 겜프스의 지분 69.8%를 121억원에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퍼블리싱 게임의 가능성을 보고 IP 확보를 위해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가 앞서 개발한 대작 IP인 ‘블레스’를 통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콘솔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블레스 IP를 활용한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은 콘솔 플랫폼으로 지난해 8월 공개된 ‘블레스언리쉬드’다. 엑스박스원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단순한 PC 게임 블레스를 이식한 게 아닌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선보인다. 

모바일용으로는 한국과 중국에서 두 개의 게임이 올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중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게임은 오는 2분기, 국내에서 개발되는 게임은 올해 3분기 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